오늘 치과를 다녀왔다. 그곳에서 만났던 직원분과의 대화를 나누어 볼까 한다. 영국에 살다 이곳 미국으로 이민을 오신 분이셨다. 그분이 나의 지민 셔츠를 보시더니 한마디 하셨다.
어머나.. 너무 귀여운 강아지 모양인데 무슨 의미가 있는 옷인가요?
아 네... 제가 좋아하는 지민 군의 캐릭터예요. 방탄소년단이라고 하는데 아시는지요?
아뇨. 잘 모르는데 아주 좋네요.
그런데 우리집 식구들은 엄마가 노망이 났다고 해요. 그래서 뮤지션을 좋아하는 것도 눈치를 보고 해야 하니 좀 그래요.
저런.. 그런 게 어디 있어요. 음악에 무슨 나이가 있나요? 마음껏 좋아하세요.
지민이 사진 보여줄까요? ㅋㅋㅋㅋㅋ
지민이 사진을 보자마자 하신다는 말씀이.. 하하하
어머나 이거 정말 사람 맞아요? 만화책 순정만화 주인공 같잖아요!
하하하 그러게요. 그래서 제가 미치게 좋아합니다.ㅋㅋㅋㅋ
지민이를 순정 만화 주인공이라고 말했다. 정말 그러고 보니 우리 지민이가 순정만화 남자 주인공 맞잖아!
지름신이 강림해서 온라인으로 구매한 지민 댕크 탑이 도착했다. ㅋㅋㅋ 그런데 웃기는 건 정신적으로 지민과 데이트 중이라는 영어로 된 글씨가 대문짝 만하게 적혀 있는 옷이었다. 남편은 이 옷을 건네주면서 하는 말이...
"자기야.. 이제 지민 옷도 입었겠다. 운동 좀 해라.. 응?"
하하하하 남편한테 운동한다는 명목으로 샀다고 말은 했지만 정말 이 옷을 입고 하면 운동의 능률도 백 프로 될 것 같았다.
오늘 우연치 않게 위의 지민 탱크 탑을 입고 다운타운에 있는 레코드 샵을 방문했었다. 레코드 샵은 반가웠고 정말 내가 원하는 유명한 클래식 밴드들이 다 있었다. 원하는 레코드를 사서 계산대로 갔었다. 가게 주인이 나를 한참 보시더니 말하신다.
잠시 입고 계신 옷에 쓰여진 내용이 뭔가요?
아.. 이거요.. 지민이와 정신적 데이트를 한다는 내용이에요.
하하하 난..또 자신과 데이트 중이야 로 해석했지 뭡니까.
방탄소년단 아세요?
아뇨.. 제 손녀는 잘 알던데요. 한국의 보이 밴드 말하는 거 맞죠"
넵..
하하하 역시 젋게 사십니다.
아저씨는 젊게 산다고 칭찬 비슷한 말은 했지만 지민의 탱크 탑을 입고 외출을 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오늘에서야 깨달았다. ㅋㅋㅋㅋ 남편한테 이야기를 했더니 한마디 거들어서 하신다.
내가 뭐랬어. 그냥 집에 운동할 때만 입으랬지. 하하하 왜.. 지민 탱크 탑을 입고 외출하는지 이해가 안 갔는데.. 하하 제대로 한방 맞으셨구먼.
알았어. 다신 외출 할때 지민의 탱크 탑은 입고 안 나갈 거야.. 하지만 지민 마스코드가 있는 티셔츠를 입어야지..ㅋㅋㅋㅋㅋ
이렇게 말하는 철부지 없는 아내의 말을 듣고 남편은 혀를 차고 있는 중이었다. 아내의 멘탈이 지민이와 테이트 중이라 할지라도 정신과 몸은 늘 남편 곁에 있다는 사실을 알기에 이런 해프닝으로 남았던 사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