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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f Writing Story/The Real Stories

눈 오는 날

by Deborah 2022. 2. 2.

눈 오는 날은 이렇게 세상이 순백색의 옷을 입는다. 순수한 흰색이 가져다주는 깨끗하고 순결한 이미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소나무 위에도 흰 눈이 내렸다. 소복이 쌓인 흰 눈 사이로 바람이 분다. 아주 잔잔한 바람과 함께 흰 눈도 춤을 추고 있었다. 눈 오는 날이면 생각나는 고향생각.

그때는 눈이 그리움이 되어 내릴 줄 몰랐었다. 밤새 내려진 눈을 보면서 옛 추억에 잠기는 것은 수많은 시간이 지나도 기억에 남는 인물이나 장소가 있어서 그런 것일 게다. 마음은 눈 내린 어린 시절의 고향집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그 시절은 그렇게 눈이 내리면 좋았고 동무들과 눈싸움을 하고 손이 꽁꽁 얼어 집으로 돌아온 기억도 난다.

작은 곰방대의 담배를 피우시던 할머니의 화로에 차가운 겨울 날씨에 얼어붙은 고사리 같은 두 손의 온기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앞마당에 소복이 쌓인 눈을 치우는 것부터 하루 일과가 시작되었다. 그때는 그렇게 눈이 내리면 모든 것이 좋았고 행복했던 순간이었다. 같이 놀아줄 친구도 있었고 배가 고프면 간식으로 구운 고구마를 내어 주던 할머니도 있었다.

세월이 지나고 눈을 바라보니  예전의 그 느낌이 아니라 그리움을 안겨다 준 순백색의 노래로 내 가슴에 남았다. 여전히 그 시절은 따스함이 가득하고 할머니와 친구가 있었던 그 공간은 지금은 없다. 그래서일까. 서글픔의 눈으로 바라보니 하얀색에 빛이 나고 있었다. 그것은 아마도 내가 생각하는 추억과 옛 기억이 가져다주는 느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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