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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in America/Living in Colorado Springs

미국에도 반상회가 있어요.

by Deborah 2021. 11. 15.

저는 미국에 살면서 이런 반상회는 처음 가봅니다. 이웃집에 거주하는 제인 할머니를 산책하다가 만났어요. 예쁜 정원을 가꾸고 계셨어요. 할머니의 조언으로 같이 반상회에 갔었네요. 이날은 남편이 일요일 예배를 보고 초등학생 성경공부반을 이끌었거든요. 좀 피곤한 날이기도 했어요. 저는 친구가 차가 고장이 나서 도움이 필요하다고 해서 같이 집까지 바래다주고 왔었지요. 그런데 문자가 왔어요.

제인 할머니: 2시까지 집에 갈 테니 준비하고 있어.

필자: 그러세요.

이렇게 약속을 하게 됩니다. 무사히 친구를 집까지 데려다주고 오는데 세상에나 이곳은 너무 낯선 곳이네요. 제가 사는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외각 지대에 거주하십니다. 그런 곳을 처음 와봅니다. 집 까지 가는데 네비가 작동이 안 되는 거예요 ㅠㅠ 그래서 기도를 했어요. 네비 작동을 제대로 하게 해 달라고요. 한참 기도하고 하는데 네비가 켜졌다 꺼졌다 하는 겁니다. 미국의 도로는 이정표가 아주 잘 되어 있어요. 그것만 잘 따라 가면 쉽게 집을 찾을 수가 있네요. 도로 이정표의 도움으로 무사히 집까지 도착을 했습니다. 그리고 낮잠을 자고 있는 남편을 깨웁니다.

남편: 왔어. 무슨 일이야?

필자: 자고 있으면 어떻게 해요.

남편:왜?

필자: 제가 오늘 반상회 있다고 이야기했죠.

남편: 피곤한데 너 혼자 가면 안되나?

필자: 저 혼자요? 그것도 동양 여자 혼자서? 

남편: ㅎㅎㅎㅎ 알았어.. 배고프니까.. 샌드위치 하나만 만들어 줘.

필자: 아니 여태까지 식사도 안 하셨어요?

남편: 응. 피곤해서 그냥 잤지 뭐야.

필자: 나 없으면 혼자서 잘 살지 의문이네요.

남편: 그러니 내 옆에 꼭 붙어 있어. ㅎㅎㅎ

필자: 넵. ㅎㅎㅎ

남편의 점심을 간단히 만들어 줬어요. 그리고 더디어 반상회 체험 시간이 온 겁니다. 이웃집 제인 할머니가 오셨어요. 같이 가자고 하시네요.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인데 할머니는 할아버지와 함께 오셔서 차로 이동하자고 하십니다. 같이 차를 타고 반상회 열리는 곳까지 갔습니다. 미국 반상회에 대한 기대를 가득 품고 갔었지요. 문을 열고 들어 가보니, 그곳에 정말 아름다운 할머니가 (소싯적 한 외모 하신 것 같음) 반겨 주십니다. 알고 보니 반상회를 열었던 반장 할머니 되십니다. 서로 인사를 주고받았습니다. 반상회에 빠질 수 없는 음식과 차, 커피 음료수가 많이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미국 반상회는 반장이 음식을 다 하는 것이 아니라, 이웃 주민분이 같이 쿠키와 빵도 구워서 가지고 하나둘씩 입장을 하고 있었어요.

여러분의 입장이 거듭되고 있었고요. 그 가운데 가장 인상이 깊었던 아런(이분 발음이 힘들었음 ㅠㅠ )과 러키(아주 발음이 쉬웠어요) 두 부부가 맛있는 초코칩 쿠키를 구워서 가지고 왔어요. 바로 제 옆에 아런 할아버지가 앉아 계십니다. 참고로 반상회 참여하시는 모든 분들은 할아버지 할머니십니다. 하하하 우리 커플이 제일 나이가 어렸고 이분들 사이에 재롱을 피워도 좋을 그런 자리었습니다. 

러키 할머니는 다른 친구분과 저만치 떨어져서 이야기를 하고 계시네요. 아런 할아버지는 옆에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요. 그러다 할아버지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하십니다. 지금 102세가 되신 어머니는 샌프란시스코에 살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들 에릭은 나이 50세이지만 철도 안 들었다면서 집안의 골칫덩어리라 말하셨어요. 그래서 그분의 성함을 다시 물어보고 기도를 해드린다고 했더니 할아버지는 너무 좋아하십니다. 알고 보니 할아버지는 신실한 기독교 인입니다. 또한 남편과 대화가 너무나 잘 통하세요. 알고 보니 두 분 다 공대 출신입니다. ㅎㅎㅎㅎㅎ

상상을 해보세요. 공대 출신의 두 분 사이에 미대 출신의 여자가 있어요. 대화가 되겠어요? 안 되겠어요? ㅎㅎㅎㅎㅎㅎㅎㅎ 물론 두 분은 대화가 시간이 가는 줄 모릅니다. 저는 중간에서 그냥 몰라도 웃으면서 아는 척 하하하 아시죠? 모르면 환한 미소를 짓는 동양인의 특유한 모습을 연출합니다. 그러다 보니 몸이 피곤한지 잠시 꾸벅하고 졸게 되었는데, 눈치 빠르신 남편이 집에 가자고 하십니다. 저를 위한 배려겠지요. 그래서 감사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기 전에 아런 할아버지께 물어봤어요.

필자: 할아버지. 반상회는 뭘 하나요?

아런 할아버지: 특별한 것은 없고요. 그냥 친목을 다짐하는 모임이고 이웃에 대한 정보를 나누고 새로 오신 분을 환영해요.

필자: 아 그렇군요. 오늘 첫날인데 너무 좋았어요.

아런 할아버지: 또 오실 거죠? 자주 만나서 인사하고 친한 이웃으로 지내요.

필자:네 그래요. 또 뵈어요.

훗날을 기약하는 인사로 마무리가 되었어요. 반상회 참여한 모든 분이 좋으셨고 외국은 한국과 차이점이 있다면 서로에 대해서 알고자 하는 마음이 강한 분들이 모여 있는지라 대화를 나누고 상대에 대해서 알아가는 시간이 많았어요. 지역적 문제점에 대한 상의를 하는 그런 본질적 차원을 떠나서 친목이 우선으로 된 반상회였습니다. 분위기가 참 좋았어요. 다음에도 갈 의사가 있느냐고 묻는다면 전 단연코 가겠습니다. 물론 할머니와 할아버지 사이에서 어린양 같은 분위기는 있지만 그 대신 그분들의 배려와 사랑을 느낄 수가 있었네요. 이 지역의 반상회가 알고 봤더니, 적어도 20년 넘게 거주한 주민들이 같이 모여서 이런 모임을 한 것입니다. 그러니 나이 연세가 많을 수밖에요.

반상회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입니다.

집에 가자고 하는데 사진을 찍고 있는 아내입니다.

옆집에 러키 할머니와 아른 할아버지 집입니다.

비가 오나 맑은 날이나 꼭 2주 일요일 만나자고 합니다.

제인 할머니가 집까지 데려다 주신다고 하셨는데요. 우리 부부는 걸어서 간다고 했어요.

 

먼저 이렇게 걸어 가고 있네요.

오늘은 가방을 가지고 왔네요. 그래서 남편 보고 들어 달라고 했어요. 불평하지 않고 가방을 들어주신 남편님 감사합니다.

내년의 집세 가격을 올리면 이사를 가야 하는데요. 산책하다 발견한 주변의 이집은 랜트를 구한다는 알림표지 판이 눈에 들어옵니다.

집은 관리가 안 되었는지 외관상으로 엉망이었지만, 집안의 구조는 어떤지 궁금하네요.

가을 분위기가 풍기는 집이네요.

여러 가지 아이디어로 낙엽을 담은 봉지도 데코가 됩니다.

멋진 하늘과 산책하는 길은 차가운 공기가 함께 했네요.

날이 점점 추워요. 이제 산책도 하기 힘든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하니 지금 이 순간을 즐겨야겠습니다. 남편님 가방 들고 오시느라 수고 많았네요.

 

외국의 반상회의 분위기는 정말 좋았습니다. 마치 옛날 한국의 이웃집을 방문하면 고구마와 김치전이라든가 이런 것을 나누어 먹고 이야기를 나누던 그 시절을 연상하게 했습니다. 미국 사람들도 인정이 많네요. 이곳에서 정말 좋은 이웃을 만났습니다. 이것이 다 축복된 삶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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