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딸이 다정하게 백화점을 방문합니다. 다들 보면 언니 동생이라고 말해도 믿을 것 같습니다. 그런 둘이서 이번 백화점을 방문하게 된 이유가 있습니다. 그녀의 딸은 바지가 필요했습니다. 운동 부족으로 인한 몸의 과부하 상태가 지속되더니 이제는 맞는 옷이 없습니다. ㅠㅠ 살을 빼면 예전의 옷을 입겠다던 딸의 다짐을 그녀는 들었지만, 몇 달이 지나도록 살을 뺄 생각보다는 맛있는 음식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엄마는 결심을 하지요. "그래 오늘 먹고 내일 살 빼자." ㅎㅎㅎㅎ 그런데 오늘이 매일 그 오늘이니 문제인 겁니다.
자 그럼 그녀와 함께 한 쇼핑 어땠을까요? 궁금하지 않나요?
딸은 열심히 바지를 고르고 있었고 엄마는 다른 곳에 눈이 갑니다. 엄마의 눈에는 반짝이는 옷이 자신을 사달라고 애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옷 저 옷을 거울에 가져가 겉으로 걸쳐 보고 어떤지 생각합니다. 하나 장만할까 생각도 하고요. 그렇게 엄마는 열심히 자신이 입을 옷을 고릅니다. ㅋㅋㅋㅋ 그동안 딸은 열심히 바지를 입어 보고 있었습니다.
딸이 바지를 다 입어 보고 나와 보니 엄마가 일을 저지르고 있는 현장을 목격합니다.
"엄마.. 그 옷 살 거야?"
" 한 번만 입어나 보자 응?"
"나 안 사줄 거야. 엄마 돈도 없으면서.."
아예 옷을 사주지 않겠다고 얼음장을 놓고 있는 딸을 뒤로한 채로 고른 옷을 갈아입으러 갑니다. ㅎㅎㅎ 문제는 옷을 갈아입었는데 다 입지 못했어요. ㅠㅠ 엄마가 살이 너무 쪄서 과분하게 욕심을 냈던 겁니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던 딸이 이 기회를 놓칠 수가 없지요. 한 마디 합니다.
"엄마 정말 그 옷이 마음에 들어?"
"아니.. 그냥 겉으로 보기에 예뻐서.."
"잘됐네 뭐. 옷 입어도 안 맞잖아.. 그냥 집에 가자 응?"
"알았다. 나중에 와서 사야지."
엄마는 나중을 기약하면서 예쁜 옷들과 작별 인사를 하고 백화점을 빠져나옵니다. 그리고 딸을 보면서 한 마디 합니다.
"넌 엄마가 평생 밥해주고 가르쳐 주고 키워줬으면 옷 한 벌 정도는 사줘야 하는 거 아니야?"
"엄마. 또 그 이야기한다. 내가 엄마 안 사준 게 뭐 있나? 맨날 스타벅스 가면 커피도 사줘. 신간 만화도 사줘. ㅎㅎㅎㅎ"
"아구나. 그만 하자."
엄마는 딸과 대화를 해도 본전을 못 찾을 것이라 생각해서 말의 꼬리를 내립니다. 그리고 모녀는 그날 쇼핑은 아주 검소하게 마무리합니다. 보통이라면 엄마의 변덕스러운 소비 벽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야 하는데 오늘은 무사히 지나갔습니다. 이런 날도 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입니다. 엄마는 백화점에 가면 콩고물이라도 가지고 오는 성격인데 오늘은 이상하게 아무것도 사지 않고 온 날이었습니다. 정말 이상한 날이었습니다.
평일이라 사람이 별로 없는 쇼핑몰이다. 이제부터 딸과 엄마의 본격적 쇼핑이 시작된다.
가자. 가자 옷 사러 가자.
관심을 끄는 윈도 마네킹.
마릴린 먼로 얼굴이 검은 티에 있는데 너무 예쁘다.
올 것이 왔다. 엄마와 딸은 이곳으로 간다.
25프로 추가로 할인된단다. 어머나 세일 사인이 엄마를 유혹한다.
35 프로 세일이라는 사인이 눈에 들어온다.
여러 군데 돌아보니 옷 천지 었다.
벌써 바지를 골랐네요. 돈이 어디 있더라?
손님의 선택을 기다리는 옷들
딸은 매장에 온 목적에 충실하였다.
대충 이런 분위기의 매장이었다.
아 여기 옷 중에서 저한테 잘 어울릴 옷은 어느 것일까요?
여인을 유혹하는 옷 옷 옷.. 사방천지 옷이로구나.
이렇게 예쁜 옷을 두고 백화점을 나왔다. 흑흑.. 빈손으로 집에 가기는 날이 오늘이 처음이었다.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저 나뭇잎이 돈 나무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필요할 때마다 돈을 따 가지고 가서 쓰면 된다. 아이디어는 좋으나 허무맹랑한 꿈을 꾸고 있다.
와 파란 하늘 노란색 나뭇잎 사이로 내 마음이 날아간다. 하늘로 붕붕붕..
마지막 한 잎을 촬영하려는데 웬 열매가 방해를 해서 하하하 그 마지막 열매의 굴욕적 사진을 감상하고 계십니다.
아구나 넌 노랑이라 좋구나.
아구나.. 넌 빨강이라 좋구나.
아래 사진은 다음 포스팅 예고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