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의 남자 친구는 남편님과 마지막 산책을 했다.
둘이서 나란히 걸어가는 모습이 이제는 추억의 사진이 되어 버렸다. 남편님은 지금 미시시피 출장을 가셨기 때문이다. 아라의 남자 친구는 내일이면 스웨덴으로 돌아간다.
남편님이 출장을 가기 전에 화를 몹시 내었다는 며느리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출장지에 도착한 남편님의 전화를 기다렸다. 3시간 후에 남편님의 전화가 왔다. 그리고 필자는 해명을 해대기 시작했다.
"자기 컴퓨터 배경화면을 방탄소년단으로 한건 내가 아니야. 자기도 알잖아. 자기가 패스워드 바꾸어서 들어갈 수도 없는데 어떻게 배경화면을 바꾼단 말이야. 이건 오해야."
결국 남편님은 마눌라의 말을 믿는 눈치였고 진범은 바로 아폴로님을 산책시키고 있는 나린이었다. ㅠㅠ 아빠가 화를 내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었는지 아니면 엄마를 놀려 주려는 심산인지 모르겠다. 어쨌든 남편의 컴퓨터 배경화면을 바꾼 사건은 이렇게 종결되었다.
스웨덴에서 온 아라의 남자 친구는 남편님과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둘이서 걸어가는 뒷모습은 무엇인가를 말해주는 듯했다. 무슨 대화를 나누고 있었을까?
나린이의 농담에 화를 낸 아빠의 모습과 졸지에 방탄 덕후라서 누명을 쓰고 말았던 사건은 추억의 시간 속에 묻히고 있었다.
우리 집의 차들이 나란히. (시계방향 위에서 부터 노란 포커스 (조카님 자동차), 현대 소나타(남편님 자동차), 노란색 머스탱(필자), 하얀색 포커스(아라의 자동차). 막내아들 가온이의 자동차는 문제가 있어 딜러샵에 맡겨놓은 상태였다.
이건 누구의 차.. ㅎㅎㅎㅎ 우리 자동차는 아니고 가온이 친구의 차이다.
미스김(라일락 나무이름)은 아주 사랑스럽게 마당을 지키고 있었다.
오.. 우리 가온이 친구가 다 모였다.
가온아.. 니 마누라 어디 있니?
어 여기 있다.
리다.. 리의 여자 친구(하하하 이렇게 또 한 커플이 우리 집을 방문했다.)
스웨덴에서 온 아라의 남자 친구는 내일이면 미국을 떠난다. 아라에게는 소중한 추억을 안겨다 주었던 사람으로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았다. 우리 가족은 아라의 남자 친구를 환영하고 이곳에 머물고 있는 동안 따스하게 지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이제 떠난다고 하니 서운한 마음이 드는 건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 아라의 마음은 오죽할까.
아라야 이 순간
마지막 남은
그때까지라도
최선을 다해서
추억이라는
예쁜 그림을 그려라.
아라의 남자친구에게는 잊혀지지 않을 추억의 사진이다. (아버지날 같이 찍었던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