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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in America

외국남편을 놀라게 한 친정어머니

by Deborah 2011. 7. 8.

손녀딸은 할머니의 낫질하는 모습이 신기한 듯이 바라보고 있었지요.



한국 방문을 하면 꼭 찾아뵙고 인사를 나누고 싶은 사람은 당연히 친정어머님입니다. 친정어머님이 있기에 고향을 찾게 되고, 더 한국이 그리워지는지도 모릅니다. 남편과 함께 어머님을 찾아뵈었지요. 어머님의 올해 연세가 80세가 되셨지만, 건강하게 생활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친정에 머무는 동안 아이들에게 외할아버지의 무덤이 있는 곳을 가르쳐주고 인사라도 시키고 싶었지요. 그런 나의 바램을 듣고 계셨던 어머니는 말씀하십니다.

"거기는 벌초도 안 해서 풀도 많이 나오는디 갈라고 그라나."
"엄마. 그래도 애들한테 할아버지 산소는 보여줘야 하잖아."
"그래 그건 네 말이 맞다이."

보슬비 내리는 날, 남편과 아이들은 친정아버님이 있는 곳으로 향했습니다. 친정아버님이 돌아가실 때, 화장을 원하셨지요. 그래서 특별히 아버님의 묘지가 없습니다. 그 대신 아버지 나무라고 해서 나무 한 그루를 심어 놓고 그곳에다 화장 재를 뿌려 놓았지요. 그런 그곳을 방문하는데, 어머님께서 앞장서서 가시고 우리 가족은 뒤를 따랐지요. 남편은 장모님이 가시는 모습이 마치 영화에서나 볼만한 풍경이었던 모양입니다. 사진으로 찍으면서도 산을 오르는 모습이 감동으로 다가왔지요. 


미국으로 돌아온, 우리 가족은 친구 집을 방문했지요. 남편은 흥분된 듯한 목소리로 사진을 보여줍니다. 바로 남편이 보여준 사진이 장모님이 낫으로 산자락에 자라난 풀을 자르면서 장인어른 산소를 방문했던 모습이었지요. 

"와. 이거 대박인데?"
"그쵸?"
"장모님 나이가 어떻게 돼요?"
"80세라고 들었는데.."
"와.. 아직도 건강하시군요. 보기 좋아요. 이런 사진은 처음 봅니다."
"저도 장모님 낫을 들고 풀을 베어 가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랬답니다."

외국친구와 대화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친정어머님의 나이답지 않게 아주 건강한 모습과 더불어 미국에서는 볼 수 없는 광경이라서 감탄을 자아내었지요. 하기야, 미국은 공동묘지에다 죽은 사람을 묻지요. 우리나라처럼 산에다 묘지를 세워서 하는 일은 없지요. 그래서 더 신기한 사건이기도 했지요.


보슬비가 내리던 날 찾게 되었던 아버지 나무

 

우리 가족을 앞장서서 풀을 잘라 주면서 길을 만들어 가시는 모습이 감동으로 다가왔지요.

 

 

어머님은 남편이 남겨두고 간 한 그루의 나무 아래 재로 남아 있는 분신과도 같은 나무를 바라 봅니다. 그리고 눈물을 훔치고 계셨지요. 어머니의 눈물이 흐르는 모습을 보자, 저도 모르게 울고 말았지요.

할머니 그리고 할아버지 산소


그리운 어머님


지금은 잘 계시죠?

전 잘 지내요

애들도 잘 커고 있어요. 큰딸은 군대에 있고, 큰 아들은 직장을 다니게 되었네요.

세월은 흐르는데, 엄마에 대한 사랑은 더 커져만 갑니다.

어버이날 전화도 못 드렸어요.

그래서 너무 죄송한 마음 뿐이였답니다.

엄마..엄마...하고 부르면 달려 오실것 같은데..

만리타국에서 엄마라는 두 글짜만 외쳐봅니다.

그래도 좋습니다.

어머님이 살아 계시니 좋습니다.

내년에 한국을 방문하면 그때, 꼭 찾아 뵙겠습니다.

다시 보는 그날까지 건강하세요.


2016년 5월 18일 새벽에......어머니 생각을 하던 중에 글을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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