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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4

엄마는 강해져야 했다 아들의 연주 동영상이 유튜브 떴다. 엄마는 강해져야 했다. 엄마는 어린 시절 만주로 피난 생활을 했고, 그 시절 부모를 먹여 살려야 했던 5살의 어린 나이에 말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 영리하게 살아남았다. 그곳에서 엄마는 언어를 배우고 가족의 생계를 함께 책임지고 있었다. 어린 시절 엄마는 참 똑똑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만주 사변이 일어나고 엄마는 피난을 또 해야 했다. 피난길의 혹독한 생활을 기억하고 그녀의 자식에게 무용담으로 들려주기도 했다. 엄마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다고 했다. 그 사람의 아이를 낳고 함께 살려고 했지만, 시집살이의 힘겨움에 못 견디어 친정으로 쫓겨나게 되었다. 시어머니의 시집살이 얼마나 혹독했길래 그랬을까? 오늘날 시어머니가 시집살이시킨다면 누가 함께 살자고 했을까. 하지만 그.. 2021. 11. 2.
책가방 썰 어린 시절 책가방을 떠오르면 그날의 악몽이 재현된다. 그때가 중학교 다니던 때었다. 당시 필자는 자전거로 통학하는 평민의 삶을 살고 있었다. 평민의 삶은 때로는 돈 때문에 서운한 일들이 벌어지는 현상을 체험한다. 돈이 많은 사람은 다른 걱정과 고민으로 힘들지만, 평민들은 늘 돈과 관련된 사건 사고가 발생한다. 그 문제가 있는 돈과 관련이 있었던 사건이 책가방이다. 그날은 집 앞의 연못에서 마치 유령이라도 나타날 듯한 안갯속에서 연못이 나를 보고 손짓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아침 식사를 하고 학교에 가려고 하는데 엄마와 잠시 다툼이 있었다. 필자: 왜.. 왜 안 되는데? 다른 사람들은 다 육성회비를 내는데 나만 반에서 안 냈단 말이야. 엄마: 미안해. 지금 없는데 어떡하니? 필자: 몰라.. 몰라. 나 학교.. 2020. 6. 6.
그리움 가득한 추석 이니스프리 호수섬 나 일어나 이제 가리, 이니스프리로 가리. 거기 욋가지 엮어 진흙 바른 작은 오두막을 짓고, 아홉 이랑 콩밭과 꿀벌통 하나 벌 윙윙대는 숲 속에 나 혼자 살으리. 거기서 얼마쯤 평화를 맛보리. 평화는 천천히 내리는 것. 아침의 베일로부터 귀뚜라미 우는 곳에 이르기까지. 한밤엔 온통 반짝이는 빛 한낮엔 보라빛 환한 기색 저녁엔 홍방울새의 날개 소리 가득한 그 곳. 나 일어나 이제 가리, 밤이나 낮이나 호숫가에 철썩이는 낮은 물결 소리 들리나니 한길 위에 서 있을 때나 회색 포도 위에 서 있을 때면 내 마음 깊숙이 그 물결 소리 들리네. 필자의 마음의 이니스프리는 우리 어머님이 계신 그곳입니다. 나의 마음의 고향이자 그리움이 있는곳이지요. 그래서 글을 첫 문장을 예이츠의 시로 문을 열었습니.. 2015. 9. 28.
외국남편을 놀라게 한 친정어머니 한국 방문을 하면 꼭 찾아뵙고 인사를 나누고 싶은 사람은 당연히 친정어머님입니다. 친정어머님이 있기에 고향을 찾게 되고, 더 한국이 그리워지는지도 모릅니다. 남편과 함께 어머님을 찾아뵈었지요. 어머님의 올해 연세가 80세가 되셨지만, 건강하게 생활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친정에 머무는 동안 아이들에게 외할아버지의 무덤이 있는 곳을 가르쳐주고 인사라도 시키고 싶었지요. 그런 나의 바램을 듣고 계셨던 어머니는 말씀하십니다. "거기는 벌초도 안 해서 풀도 많이 나오는디 갈라고 그라나." "엄마. 그래도 애들한테 할아버지 산소는 보여줘야 하잖아." "그래 그건 네 말이 맞다이." 보슬비 내리는 날, 남편과 아이들은 친정아버님이 있는 곳으로 향했습니다. 친정아버님이 돌아가실 때, 화장을 원하셨지요. 그래서.. 2011. 7.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