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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in America

오랜만에 온 전화

by Deborah 2010. 1. 25.


오늘 나눌 이야기는 내가 알고 있는 러브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러브는 인터넷 공간에서 6년을 알고 지내면서, 언니 동생 하던 사이였습니다. 그런데, 러브는 그런 감정이 아니였나 봅니다. 예전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전화를 하고 스토커 수준을 넘어선 수십 차례의 전화를 통해서 홍역을 앓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런 러브로 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거의 1년 지난 후의 전화였던지라,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염려가 한편으로 되기도 했습니다. 러브는 이제 37살이라고 합니다.  나이가 들고 하니 예전의 러브의 모습 보단 좀 더 성숙된 모습이 보이려니 했지만, 전화 통화를 해보니 여전히 옛 모습이 그대로입니다.



러브: 언니 안녕하세요?

나: 누구신지?

러브: 언니 . 나 러브야.

나: 응 잘 지냈니?

러브: 네 잘 지냈어요. 요즘 언니 생각나서 전화 했어요.

나: 그래? 너도 나이가 들고 했으니 정신좀 차려야 하지 않겠니?

러브: 언니.. 사랑해요!

나: 저런. 너도 알잖니. 언니는 그런거 아니란걸.

러브: 네 알아요.

나: 그럼 그런말 하지마.

러브: 그런데. 좋은걸 어떻게 하나요? 언니 남편은 언제 오시나요?

나: 아직 몰라. 일급 비밀이라네.

러브: 언니 그럼 나를 신랑으로 생각해. 알았지?

나: 그러지 말랬지.. 언니한테 또 그러면 혼난다.

....................

러브: 요즘 .. 우울증에 걸려서 치료 받고 있어요.

나: 헉..어쩌다, 우울증까지 걸렸니?

러브: 말하긴 좀 복잡하네요.


몇년전 부터 우울증으로 알고 있다는 그녀 말을 들어 보니, 그녀의 삶도 순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직감 할 수 있었다. 그녀의 유일한 낙은 인터넷 채팅을 하는것이고, 인터넷 채팅을 하면서 알고 지내는 사람들에게 전화를 하는 것이 취미라고 했다.  한국으로 전화를 자주 한다고 하는 그녀는 10불 주고 전화 카드를 사서 한국에 전화하면 2시간을 통화를 할 수 있다고했다. 그러면서 챗팅 사이트로 오라고 권유를 했다. 정말 오랜만에 러브 덕분에 인터넷 채팅을 해보게 되었다.


처음 인터넷 채팅하던 때와는 색다른 기분이였고, 러브는 그곳에서 역시나 따돌림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즉, 그녀가 늘 하는 말, 사랑한다는 말에 사람들은 정말 이상한 애라고 했고, 그런 러브가 싫다고 까지 표현을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느낀점이라면, 러브는 현 생활에서도 적응하지 못하고, 온라인 즉, 사이버 상에서도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러브는 누군가에게 관심을 받기를 원했고, 그 상대가 여자라는 점이 다르다면 좀 색다르다고 말해주고 싶다. 그녀가 어떻게 해서 레즈비언이 되었는지는 예전 글에서도 말했지만, 친 아빠가 엄마를 구타를 하는 모습을 보고 남자에게 많이 질려 버렸다고 말을 했다. 나중에 커면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고 생각을 했었고, 그런 생각이 더 여자를 사랑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발전했다고 했다. 그녀는 여전히 여자가 좋다고 말했다. 남자 보다는 여자가 편안하고, 그런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후회를 해 본적이 없다고 까지 말했다.


미국이란 사회도 동성애자로 부터 자유가 보장된 사회라고 하지만, 여전히 그들이 겪는 여러가지 사회적 장벽과 그들를 이해해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을 찾는건 힘든 일이다. 어느 도시에 사느냐에 따라서 그들의 자율성이 보장 되듯이, 보수적인 미국의 어느 도시에 산다면, 여전히 그들이 겪어야 하는 일은 산과 바다를 건너도 모자랄 많은 일들이 산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러브를 통해서 알 수 있었던 점이라면, 유달리 외로움을 많이 타고 있다는 점과 사랑을 받고 싶은데, 그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다른 사람들과는 아주 특별한 차이라고 볼 수 있을것이다. 누구나 다 사랑을 받고 싶어 하지만, 그 사랑의 대상이 남녀가 아닌 동성일 경우에는 먼저 꺼려지고, 멀리 하는 그런 현상이 일어 나기에, 그녀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현상들이 당연한듯이 받아 들이고 있었다.


가끔가다, 내가 말하는 것도 농담으로 받아 칠줄도 알지만, 그녀는 사랑을 받고 싶어하는 한 인간이라는 점에선, 안타까움을 주고도 부족함이 없었다. 당연히 그들을 벌레처럼 보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인간으로 대접을 받지 못하는 그런 경우도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시대도 변화되고 있고, 그들도 나름대로 사랑을 받고 싶어 하는 한 인간이라는 점에선 그들의 사랑을 나무랄 권리가 나에게는 없음을 알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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