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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f Writing Story/9 Ways to Honor a Loved One

9가지 그 사람을 존경하는 이유(희망의 빛- 4부)

by Deborah 2021. 12. 21.

 

 

아름다운 청년 의사는 그녀를 기다렸다. 매일 수요일이 되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맑은 날이나, 시간이 그렇게 흘러가도록 애타게 기다림의 연속은 계속되었다. 3년을 연속적으로 한 여자를 기다려 본 경험이 없던 그는 이상한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그의 얼굴로 본다면 모델 뺨치는 외모로 키는 말할 것도 없이 어디 길거리를 나서면 다들 여자들이 주변에 들끓고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날 환자로 찾아왔던 그녀의 눈물을 봤고 연민의 정으로 시작된 일방적 약속은 이미 깨어지고 있었다. 마치 유리 조각이 하나씩 깨어져 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마음이 유리 조각이라면 그는 이미 깨어지고 산산조각이 났을 것이다.

 

그렇게 3년을 같은 장소에서 수요일마다 그곳에서 정한 시간에 매일 한 시간씩 똑같은 자리에 앉아서 그녀를 기다렸다. 바람이 어디선가 불어왔다. 마치 그에게 그녀가 있는 곳을 알려 주는 신호를 보내는 것 같았다. 바람의 향기를 따라서 문을 열고 나가 보니, 문 앞에서 서성이고 있는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쓴 여인이 서 있었다. 그는 마음속으로 호재를 불렀다. 마치 게임에서 승리한 활기찬 기분으로 말문을 열었다.

청년 의사: 오.. 오랜만이에요. 잘 지냈어요?

깜짝 놀라서 뒤를 돌아보니 아름다운 청년 의사가 자기 앞에 서 있었다. 그녀는 얼떨결에 대답의 말문을 열었다.

그녀: 아.. 네. 잘 있었어요. 저 깜짝 놀랐어요. 정말 저를 3년 동안 같은 장소, 시간대에 맞추어 기다릴 줄 몰랐습니다.

청년 의사: 그럼 제가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면서 왜 안 나오셨어요.

그녀: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어요.

청년 의사: 그럼 우리 카페 안으로 들어가서 이야기를 나눌까요? 저 오늘 시간 많아요.

환하게 웃으면서 그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그의 지정석이 된 자리에 두 사람은 앉았고 곧이어 종업원이 주문을 받고 커피 배달을 해주고 있었다. 그 짧은 시간에 그녀의 머리는 수십 번을 지구를 회전할 만큼 흥분이 된 상태 었다. 그가 자신을 잊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3년이라는 길면 긴 시간 동안 같은 곳에서 자신을 기다려 주었다는 그 사실 만으로도 따스한 느낌이 전달되고 있었다. 침묵을 깨고 그가 말을 했다.

청년 의사: 뭐.. 정 힘들면 이야기 안 하셔도 돼요. 그냥 차나 한잔 하죠.

그녀: 그래요.

둘 사이에 흐르는 음악은 사이먼 가펑클의 "침묵의 소리" 팝송이 흘러나왔다. 마치 그들의 침묵을 침범하고 있는 멜로디가 야속하게 흐르고 있었다. 그들의 3년이라는 긴 시간이 아무렇지 않았다는 듯이 둘은 눈으로 인사하고 마음으로 그 인사에 화답하는 이상한 감정에 휘말리게 되었다. 쑥스러운 그런 감정에 익숙하지 않은 그녀는 말했다.

그녀: 사람은 그래요. 원래 보는 것으로 모든 것을 판단해요. 제가 얼굴에 피부병이 없을 때는 다들 예쁘다고 칭찬하고 데이트하고 싶다고 말하던 남자들이 줄을 설 정도였어요. 하지만, 지금은 어린애들의 놀림감이 될 정도로 망가진 피부를 가지고 있어요. 그들은 판단하죠. 볼품없는 여자라고 말이죠.

청년 의사: 본인도 그렇게 생각 하나요?

그녀: 처음에는 저도 그런 생각을 하니 미치겠더라고요. 그래서 솔직히 그날 의사 선생님 뵙고 바로 자살을 할까도 했어요. 마지막 희망이라도 주신 의사 선생님이 고맙더라고요. 그래서 차마 약속된 장소를 나올 용기도 없었고요. 혹시나 의사 선생님 애인이 있는데 제가 중간에 방해라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오지랖도 들었어요.

청년 의사: 3년을 지켜본 저를 어떻게 보셨나요?

그녀: 늘 한결같더군요. 매주 그곳에 오셔서 절 기다려 주셨잖아요.

청년 의사:처음에는 그랬어요. 그냥 상담사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나가면 말만 들어주자.라고 말이죠. 그런데 안 나오시더라고요. ㅠㅠ 그래서 오기가 생겨서 기다렸던 것이 이렇게 3년 이란 긴 시간이었습니다.

그녀: 왜 그러셨어요? 저를 보고 첫눈에 반하셨나요. ㅎㅎ

웃으면서 말하는 그녀의 말을 받아치고 있던 그가 이런 의미심장한 말을 전했다.

청년 의사: 많은 사람은 겉을 보고 판단 하지만, 저는 달라요. 첫 면담을 했을 때, 알았어요. 당신은 마음의 상처를 받았고 그 상처를 치유해줄 누군가가 필요했다는 것을요. 그래서 그 사람이 내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녀: 3년 동안 저는 많은 죄를 짓고 살았어요. 정말 깨끗한 여자가 아니에요. ㅠㅠ

그녀는 눈물을 흘리면서 고해성사를 하는 여인의 모습으로 그의 앞에 앉아 있었다. 그런 모습이 무척 안쓰럽게 느껴진 청년 의사는 다시 말문을 열었다.

 

청년 의사: 과거의 일은 과거에 묻어 두는 것이 좋아요. 이제 현재를 살아가는 것은 어때요? 지난 일에 너무 얽매이다 보면 소중 한 것을 놓칠 때가 많아요. 우리 다시 시작해요. 다음 수요일 저녁 5시에 이곳에서 만나는 겁니다.

 

그와 함께 한 시간은 바람처럼 날아서 그녀의 머릿결을 스쳐 지나듯, 아름답고 따스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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