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에서 살고 있는 공주가 여기 있다. 인간들은 나를 공주라고 부른다. 나는 그 세계에서 귀요미로 통하고 있다. 나의 예쁜 외모에 반하는 인간은 많다. 하지만 나의 사랑을 받는 사람은 정해져 있다. 나의 주인이라고 불리는 이 집에 살고 있는 사람이다. 난 그 인간과 함께 살고 있다. 인간 세상은 신기하다.
우리 동물 세계와는 다른 것을 안다. 아주 쉬운 문제도 너무 복잡하게 풀고 있다. 할머니는 나의 엄마이지만 늘 내가 원하는 데로 들어주지 않는다. 나와 말이 안 통하는 할머니는 어떨 때는 밉다. 하지만 할머니 미움을 사지 않기 위해서 늘 조심하고 위장 전술을 잘 쓰고 있다. 그래야 간식도 먹고 대우를 잘해준다.
나는 간사한 인간과 함께 살고 있는 공주다. 다시 말하자면 인간이 나를 공주로 만들었다. 하하하 다들 나를 공주로 부르고 있지만, 사실상 공주의 대접은 못 받고 있다. 개 취급을 받고 있는 신세다. 나는 인간의 애완견이기 때문에 그렇다. 인간은 오늘도 나를 가지고 논다. 나는 그런 그들의 놀이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마음은 없지만 간식을 먹기 위해서는 동참을 해야 한다.
이것이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일상이다.
간식 줘.
안 줄 거야?
넌 뭐해. 왜 사진을 찍고 그래? 응?
예쁘게 기다리자. 그러면 콩고물이라도 떨어지겠지.
왜 오늘 내가 예뻐 보이지 않냐?
사실은 새로운 인간이 내게 옷을 선물했다. 하지만 이 옷은 별로 마음에 안 든다. 옷 대신에 간식을 주지.
자 이렇게 입고 있어.
음. 이건 뭐지. 냄새부터 맡고 보자.
할머니. 간식 줘.
자 가만히 있어야 해.
말 잘 듣나 보자.
할머니 날 테스트하고 계심.
먹을 것을 내놔라.
기다려도 인간은 간식을 내놓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 할까?
왜 불편하게 무릎이냐고.
할머니야. 간식.. 내 간식.
얌전히 있어야지
할머니 말 그만 하시고 간식이나 챙겨 주세요.
키스를 해주면 간식을 주시려나.
그래도 간식 안 주고 있다. ㅠㅠ
할머니 뭐하시나요?
할머니 너무 하십니다.
할머니 저 삐졌어요.
넌 뭐하는 인간이냐?
그래 사진 찍는다고 너도 수고 많다.
여기저기 인간들 천지다.
간식은 주지 않고 다들 이야기하느라 정신이 없다.
간절히 기다리는 나의 간식 시간. 정말 먹을 수 있을까?
결국 할머니가 간식을 하사 하셨다. 할머니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공주는 간식 하사를 받자 기쁨이 넘치듯 꼬리를 흔들고 난리 블루스를 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