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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ds/Ara

슬픔의 강은 흐른다.

by Deborah 2020. 8. 23.

 

 

 

아티스트 : Metallica 

노래제목 : Nothing Else Matters

 

 

 

메탈리카의 "One" 온방을 쿵쿵거리면서 들려오고 있었고 나는 그 안에서 울었다. 크게 소리 지르면서 울었다. 내가 울어도 내가 뭘 해도 헤비메탈 음악을 듣고 있으면 밖에 있는 사람들은 모른다. 그래서 헤비메탈 음악을 좋아하는지도 모른다. 조용한 오후 울음이 터지고 말았다. 잘 참았다고 잘 인내하고 있었다고 생각했었는데.. ㅠㅠ

 

미국의 군대 시스템의 오류로 인해 우리 딸이 정신병원으로 후송되고 무자비한 정신약 투여로 굉장한 후유증을 겪어야 했다. 군대에서는 이미 제대를 했다. 물론 100%의 장애인이라는 타이틀이 붙어서 미국 육군 병원에서 딸의 건강을 평생 책임진다고 한다. ㅠㅠ 평생 책임지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원래 상태로 돌아가지 못하는 것이 더 문제다.. 의사는 포기하라고 했다. 원래의 총기 있고 활발하며 망가를 좋아하고 애니메이션 작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딸의 희망도 사라졌다. 하루 종일 아무런 일도 하지 않는다. 그냥 숨쉬기와 온종일 위층 아래층을 좀비처럼 걸어 다닌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내 마음은 무너져 내린다. 

 

조금 진정하고 생각해보니, 내가 울게 된 이유가 다 있었다. 오늘 브런치를 며느리와 아라 그리고 필자 셋이서 우리가 자주 가는 아이합을 방문했다. 그곳에서 며느리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아라는 음식을 미친 듯이 먹고 있었고.. 천천히 먹으라고 해도 말을 안 듣는다. ㅠㅠ 배가 불렀는지. 집에 가자고 한다. 원래 집으로 바로 갔어야 했는데 며느리가 고모가 운영하는 네 이샵을 들린다고 해서 같이 갔다. 그곳에 간 것이

화근이 되었다.

 

네일 샵에 일하는 한국 아주머니는 딸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었다. 가만히 앉아 있지를 못하는 아라의 불안장애 심리가 의자에 앉아 있지 못하게 한 것 같았다. 그래서 집으로 가야 하는데 며느리는 고모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래서 좀 더 기다려 보려고 하는데 그 네 이샵에 일하시는 한국분이 딸에 관한 질문을 하신다. 나의 치부를 건드리는 것과 같은 것인데. 그냥 담담하게 말은 했다. 하지만 할 수 있다면 그곳을

빠져나오고 싶었다. 한 15분의 시간이 지나고 아라만 그냥 데리고 집으로 왔다. 며느리는 남아서 고모와 못다 한 회포를 풀고 있으라고 했다.

(사실 고모와 안 좋은 일이 있어 2년을 이야기도 하지 않고 지낸 기억이 있기에 그들의 만남은 특별했다.)

 

집으로 돌아 오는 길에 아라의 얼굴을 보니 많이 피곤한 모양이다. 그도 그럴 것이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 이제 아라에게는 큰 상처가 되고 고통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필자는 성격이 낙천적이고 사람을 좋아하는 성격이며, 물론 남자는 얼굴 잘 생긴 사람을 아주 좋아하고 잘 따른다. 그래서  옛날에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던 일도 있었다. 우리 아라는 사람 만나는 것을 겁을 내고 있었다. ㅠㅠ 그래서 마음이 많이 아팠다. 예쁜 아라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무너져 내린다. 정상적으로 지내야 할 아이의 한 성격과 인생을 망쳐 버린 미국 군대의 무자비한 횡포가 있다.

 

육체가 아프면 아픈 곳을 치유하면 된다. 정신이 아프면 치유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회복이 안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100프로의 회복은 불가능하다는 의사 선생님 말이 생각났다. 그냥 현실을 받아 드리라고 하는 그 말이 내게는 큰 고통이었다. 내 마음에는 슬픔이라는 강이 흐른다. 아직도 그 강은 내 눈물로 가득 채워지고 있다. 세상 사람들은 모르는 나만의 슬픔이 있는 그곳은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비밀이 숨겨져 있다. 젊은 날은 사랑 때문에 아팠고 이제 한 가정의 엄마가 되고 자녀를 둔 중년을 넘어선 아줌마가 되어보니 알겠다. 왜 어른들이 그런 말을 하셨는지. 나에게 가장 아픈 손가락이 되어준 아라. 아라를 보면 아프다. 그냥. 뭐라도 해주고 싶은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ㅠㅠ

 

 

 

 

 

슬픔의 강은 흐른다. 내 마음속으로

내 혈관을 타고 흐르는 피 끓는 슬픔으로

그 골아 터진 상처를 보고 울고 또 울었다.

 

내 슬픔의 강은 오늘도 흘렀다.

 

 

 

 

 

남편이 내게 해주었던 말로 글의 마침표를 찍는다.

 

 

"교회도 잘 다니고, 옷 입고 목욕할 줄 알고 대화는 잘 못하지만 그래도 반응하고 밥도 잘 먹고 하잖아. 그런 것이 지금 아라의 상태에서는 축복이라고 생각해. 우리 딸의 좋은 점만 바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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