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가지 품목을 사러 갔다가 이렇게 많이 사온 아내의 장보는 스킬.
분명 남편은 아침에 이런 말을 했었다.
남편: 자기야. 필요한 거 뭔지 알지?
필자: 응
남편: 다시 말해 줘?
필자: 걱정 마. 휴대폰 가지고 가니 잊어버린 거 있으면 전화할게.
나린: 엄마. 아보카도 잊지 마.
필자: 아.. 나린아 엄마가 식료품 가게에서 전화할 테니 전화 꼭 받아.
나린: 알았어.
이렇게 남편은 부인이 못 믿어 운 눈치 었다. 이렇게 보내도 될까. 걱정을 하시던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식료품 가게 계산대에 서서 계산을 하려는데. 아뿔싸. 하하하 남편이 말한 목록 6개를 제외한 다른 음식들을 잔뜩 샀다. 하하하 이것을 어쩔 것이여. 하하하 계산대 종업원에게 하소연하듯 그녀는 말한다.
필자: 아.. 사실은 남편이 6가지 품목 리스트를 줬어요. 그런데 보세요. 이렇게 많은걸 사고 말았네요.
종업원: 하하하 저도 그래요. 늘 사려고 들어가서 더 많은 것을 사곤 하지요. 지극히 정상이에요.
종업원이 정상인이라고 해 준 그 말에 감사함을 표하면서 식료품 가게를 빠져나온다. 그리고 직면할 현실에 눈앞이 캄캄해져 온다.
"글 쓰는 님 아보카도 여기 있어요. ㅋㅋㅋㅋ"
정말 정신 못 차리는 아내의 쇼핑 정신은 안드로메다로 간지 오래다. 남편은 포기한 눈치로 말한다.
남편: 그래. 내가 뭐라고 했지? 내가 쇼핑 간다고 했잖아.
필자: 그럼 가시지 왜. 나를 보내실까나?
나린: 두 분 사랑싸움 그만 하세요.
필자: 하하하 이게 사랑싸움으로 보이니?
나린: 그럼 뭔데요?
남편: 그래 내가 졌다. 네 엄마 쇼핑 스킬은 알아줘야 해.
졸지에 아내는 쇼핑을 아무런 계획 없이 무조건 사재기에 집중하는 소비자의 근본정신이 발회되는 모습이 탐탁지 않은 눈치로 보였다. 반면 남편의 소비 생활을 보면 가게에 들어가면 사고자 하는 물품만 보고 고르고 온다. 아내는 아니다. 보고 싶은 거 다 보고 예전에 사려던 품목이 눈에 띄면 사야 하는 속성이 있다. 그러니 남편의 쇼핑은 헌팅 즉 사파리 스타일이고 아내는 모든 것을 다 보는 말하자면 한 시간, 두 시간이 지나도록 사지 않아도 물건을 보는 재미 그리고 사는 재미에 흥미를 느낀다. 그러니 남녀의 속성의 차이가 다분히 들어 날 수밖에 없는 쇼핑의 성격이 눈에 드러난다.
오늘도 남편은 아내의 사재기 스타일 쇼핑을 반대 하지만, 그렇다고 다 필요 없는 것을 사 온 것이 아닌지라 크게 나무라지도 못하는 모습을 발견한다. 그가 마지막으로 아내에게 남긴 말은 이러하다.
남편: 그 많은 걸 사 가지고 오면 냉장고가 넘쳐서 이제는 들어갈 구석도 없어. 어쩔 거야?
이런 남편의 구시렁 거림에도 초월한 아내의 자세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방관자로 서 있을 뿐이었다. 이것이 그와 그녀가 사는 방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