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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ds/Ara

사적 공간의 침해

by Deborah 2020. 4. 4.

개인 경계를 영어로 한다면 Personal boundaries(영:퍼슨널 바운드리/한: 개인경계) 된다.

Personal boundaries are guidelines, rules or limits that a person creates to identify reasonable, safe and permissible ways for other people to behave towards them and how they will respond when someone passes those limits.

개인 경계는 개인이 다른 사람들이 자신들을 향해 행동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안전하고, 허용 가능한 방법 및 누군가가 그러한 한계를 통과할 때 그들이 어떻게 반응할지를 식별하기 위해 만드는 지침, 규칙 또는 제한이다.

미국 사람들에게는 사적 공간의 의미가 분명하다. 그래서 그것을 지키지 않으면 예의 없고 몰상식한 사람으로 취급받는다. 미국인들이 생각하는 사적 공간의 경계는 대충 이러하다.

1. 외모를 가지고 상대를 놀리는 행위

2. 다른 사람 앞에서 창피를 주는 행위

3. 몸무게와 관련된 발언

4. 내 물건을 허락 없이 건드리는 행위

5. 사적 공간을 침해하는 행위

6. 비난을 하는 행위

7. 상대에게 화풀이를 하는 행위

이렇게 일곱 가지로 나열해 볼 수가 있다. 자. 왜 필자가 이런 이야기를 서두에 꺼내고 있는지 궁금해할 것이다. 그것에 대한 궁금증은 바로 어제 일어 난 사건 때문이었다.

필자에게 유독 아픈 손가락 첫 번째 손가락으로 다가온 아라. 아라가 정신적 충격으로 정신병원을 몇 번을 들락 거리고 난 후, 이제는 약물과 물리적 치료, 상담을 병행하여, 호전 상태를 보이고 있다. 그런 아라가... 어제 일을 저지르고 만다. 문제는 우리 부부가 하지 말라고 말을 하면 알아 들어야 하는데 못 알아들은 건지 아니면 안 들은 척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 일단 사태의 심각성이 있는 이야기는 대충 이러하다.

남편은 아라가 우리 부부의 방에 들어오는 자체를 싫어한다. 우리 아이들은 절대 우리의 허락 없이는 부부의 방을 들어와서도 안되고 혹여 볼일이 있으면 늘 노크를 하고 들어 가도 되느냐고 양해를 구한 다음에 허락을 받으면 들어 올 수가 있은 우리 집의 유일한 금지 구역인 셈이다. 나린, 가온은 이미 알고 있기에 절대 우리의 허락 없이는 방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아라가 이상한 행동을 한다. 우리 부부가 없으면 수시로 우리 방에 들어와 있는다던지 아니면 우리 부부의 침대에 누워 있는 것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몇 번을 하지 말라고 해도 말을 듣지 않는다. 그래서 남편의 화가 끝까지 치밀어 올랐던 날이 어제였다. 그리고 단호한 결정을 내리고 아라에게 경고의 말을 했다.

남편: 아라야. 아빠가 뭐라고 했지. 절대 엄마, 아빠 방 들어오는 거 아니라고 했지?

아라: 나비(고양이)가 있어서 같이 놀았어요.

남편: 나비가 있던 없던 여기는 절대 들어와서는 안된다. 이것이 마지막 경고다 알았니?

아라: 네 (건성으로 대답한다.)

남편: 아라야. 아빠말 어기면 너 독립해서 나가라. 더 이상 우리와 같이 못 산다. 아빠와 엄마의 사적 공간을 침해하는 건 옳지 않아. 절대 용납 못한다.

이런 경고성의 말을 들었던 아라의 눈에는 눈물이 떨어지는 듯했다. 필자는 중간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아라를 달래줘야 하나 하고 따라가려고 하니, 남편이 말린다. 그냥 두라는 것이다. 아라는 성인이고 아기가 아니라는 걸 스스로 판단하고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정신병원을 몇번 갔다 오더니 하는 행동이 조금씩 변화가 왔다. 모든 것을 할 때마다 엄마의 의견을 묻고 같이 하기를 원했다. 마치 사랑에 굶주려서 구걸하는 아이처럼 말이다. 그런 모습이 안타까워서 그냥 아라가 하는 데로 받아 주었더니 이런 사태까지 이르게 된 것이었다. ㅠㅠ

외국인 남편이다 보니, 개인적 공간의 침해 대해서 아주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나는 그냥 뭐 그런 게 대수야?라고 넘겨줄 수도 있는데 아라가 불쌍하지도 않으냐는 말을 하면 너무 아라를 감싼다고 말하는 남편님이다. 그래서 어제는 어중간한 중립의 상태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 ㅠㅠ

 

내 눈에는 철 없던 어린 시절의 아라 모습으로 가득한데, 남편님은 성인으로 대접을 해주고 아라의 인격을 존중하데 아라도 부모의 사적 공간을 존중해줘야 한다는 말을 했다. 너무나 바람직한 말만 하는 남편님께 뭐라 반박을 할 수가 없었던 날이었다.

 

아라야

엄마가 오랜만에 편지를 쓴다

어제 엄마가 네 편을

들어주지 않아서 서운했니?

아라야. 너도 알잖니.

그러면 안 된다는 사실.

 

엄마가 미안해.

그냥 모든 것이.

 

널 사랑하는 마음이

어떨 때는 너무나 큰 짐으로

다가올 때가 있어

하지만 우리 아라가 있어

엄마는 얼마나 든든한지 몰라

 

넌 나의 첫사랑이자

앞으로도  영원히.

엄마의 첫 번째 사랑을 받을 거야.

 

엄마가 요즘 사랑한다는 말 자주 못 해줬지?

사랑해 우리 딸.

 

의욕상실이 된 너의 모습

꿈을 잃어버린 너의 모습

이런 모든 것이 아픔이자

슬픔으로 다가온 날이었다.

 

사랑한다........ 우리 딸.

 

 

 

너의 미소가 그리웠던 날에 쓴 편지

2020년 4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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