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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imal Stories/The legend of Apollo

간식을 받을 땐 공손히

by Deborah 2020. 1. 13.

간식을 받을 땐 공손히. 차렷.

 

 

"아폴로님" 하고 불렀더니, 모르척 고개를 돌린다.

 

"간식 줄게요."라고 했더니 공손히 간식을 받을 자세를 하고 있다.

그래. 나 공손히 잘하고 있으니까 얼른 간식을 대령해라.

 

왜 안주는 거야.

 

간식이라기보다는 이빨을 닦는 작용을 해주는 치과용으로 나왔던 씹어서 먹는 스틱이다.

 

대충 안에는 이렇게 되어 있었다.

빨리 줘. 빨리.

이거 놔. 좋은 말 할 때 놓으란 말이야.

 

인내심의 한계에 도달한 것을 알자, 바로 주었더니 좋아라 뛰어간다.

 

어디를 갔나 했더니, 이곳에다 모셔놓고 혼자서 먹을 모양이다.

 

저리 가. 저리로 안 가?

 

몰래 먹고 있는 장면을 몰카 하는 느낌이 드는 건 뭘까.

그래도 열심히 혼자서 먹고 있다.

넌 안 줄 거야. 내 거니까. 

 

간식을 빼앗길까 봐 어찌나 아끼고 손을 잡고 먹는지 한참을 지켜봤다. 이렇게 늘 간식만 줄 때가 오면 공손히 앉아서 기다린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이 이런 자세를 취하는 이유는 늘 공손한 자세만 나오면 간식을 준다는 것을 세뇌를 시켜 놔서 그런 것 같다, 그래서 아폴로님 사진을 찍으면 이런 공손한 장면들이 나왔던 거구나. 오늘 아폴로님 간식을 주면서 깨달은 진리 하나는 음식에는 이길 장사가 없다는 거다. 고집 세고 말 안 듣기로 유명하신 아폴로님이 이렇게 공손하게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는 모습이 사진으로 입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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