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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in America

남편의 첫차를 샀던 날

by Deborah 2019. 12. 5.

왼쪽으로부터 남편님, 가온이, 아라, 필자, 한울이

 

남편님의 첫차를 샀다. ㅠㅠ 그것도 중고였다. 이때가 언제였더라. 우리 아라가 7살, 한울이가 5살, 가은이가 3살 때였으니.. 세월이 무척 빨리 흐르는구나. 나의 20대 모습이 저렇다니.. 놀랍다. 하하하. 잊고 있었던 옛 추억의 사진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한울이는 엄마가 그의 세상에 전부였다. ㅋㅋㅋㅋㅋㅋㅋ 이랬던 우리 아들이 하하하 이젠 많이도 변했다.

ㅎㅎㅎㅎ

 

남편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남편: 난 호텔에 무사히 도착했어. 아무 일 없지?

필자: 네. 다 잘 있어요.

남편: 아라는 어때?

필자: 아라도 오늘 전역 절차 잘 밟고 침착하게 대처했어요.

남편: 응 그래도 잘 지켜봐. 그리고 사랑해.

필자: 사랑한다고요? 어떻게요?

남편: ㅋㅋㅋ 뭐 어떻게야? 사랑한다면 사랑하는 거지.

필자: 너무 거리가 멀잖아요. 그럼 사랑을 어떻게 나누죠?

남편: 이런. 그렇다고 사랑한다는 말도 못 하니? 하하하 사랑은 말이지. 거리와는 상관이 없는 거야. 그냥 옆에 남아 있는 것이 사랑이야.

필자: 이야. 말 잘한다. 상 줘야지. 하하하

남편: 이제 알았어. 나 한말 빨 하잖아.ㅋㅋ

필자: 하하하 알았어요. 일 잘 보고 무사히 집으로 오세요.

남편: 응 목요일 저녁에 갈 것 같아. 그때 보자.

필자: 네 잘 자요.

남편: 잘 자.. 내 사랑.

필자: 이런..ㅋㅋㅋ 고마워.

 

이렇게 잘 자라는 말을 할 때도 꼭 내 사랑이라는 수식어구를 붙여주는 한결같은 그 남자가 고마웠던 날이었다. 나에게 사랑이 무엇인지 살면서 체험하고 깨닫게 해 준 고마운 사람이다. 예전 나린이는 아빠가 엄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테스트를 하는 질문을 한 적이 있다.

나린이: 아빠.. 만약.. 이건 만약이다.

아빠: 뭔데. 그래?

나린:음.. 만약에 나하고 엄마하고 물에 빠지면 누굴 구할 거야 하하하

아빠: 하하하 이런.. 아주 쉬운 걸 묻고 있네.

나린: 누구?

아빠: 당연히 엄마를 구해주지.

나린: 그럼 난 빠져 죽고?

아빠: 아니.. 넌 수영을 할 줄 알잖아 ㅋㅋㅋㅋㅋㅋㅋ

 

 

하하하 이렇게 부녀의 대화를 들었더니 너무 웃겼다. 결국 대화가 남편님의 승리로 종결이 된다. ㅋㅋㅋㅋㅋㅋ

2014년 크리스마스 가족사진

 

나린아.

엄마는 

널 위해서 목숨을 걸 수 있을 만큼

널 소중히 생각하고 아낀단다.

그러니 아빠의 망언을 심각하게 생각지 말렴.

넌 언제나 기쁨이자 나의 사랑으로 와 주었으니

이제는 세상에 빛으로 살아 가렴.

너를 사랑하는 엄마가.

2019년 12월 5일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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