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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in America/The Two of Us

출장가는 남편님

by Deborah 2019. 12. 3.

아침에 새로 산 옷을 입었다.

ㅋㅋㅋ 새로 산 옷인 것을 귀신 같이 알아 채신 우리 남편님이 한마디 하셨다.

"음.. 옷을 어디다 숨겨두고 입는 거야? 새로 샀지?"

"네 새로 샀는 거 맞고요. 숨겨둔 게 아니라 모셔 두고 있었어요 하하하"

"하하하 너 정말 감당 안된다."

남편님은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는 식으로 아내에게 말했다. 그리고 절대 말을 안 하고 몰래 물건 사재기를 해대는 부인 때문에 골병을 앓던 시절도 있었다. 그때 교회 목사님과 상담을 했었다.

"남편님이 말하시길 이야기도 안 하고 뭐든 일을 저지른다고 걱정을 하셔요. 대화를 하셔야죠. 무조건 일만 저질러 놓으면 안 돼요. ㅠㅠ"

"ㅠㅠ 알아요. 제가 오죽하면 그럴까요. 짠돌이도 그런 짠돌이 없습니다. ㅠㅠ 제가 옷을 사는걸 그렇게 탐탁하게 생각지 않으세요. 절 데리고 옷 쇼핑까지 해줄까요? ㅠㅠ 저도 쇼핑을 그냥 혼자서 하고 싶어요."

이런 대화가 대충 주고받았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마누라는 상담을 받을 때만 상태가 양호했다. 시간이 지나가도 쇼핑을 하고 옷을 사는걸 몰래한다. 결국에는 발각이 되더라도 최후까지 입을 다물고 있는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우리 부부는 쇼핑에 관련된 트라우마가 있었다. 이제는 필자도 버젓이 사회생활도 하고 돈도 벌고 하니 아무런 대꾸는 없었지만, 지난날 나의 행동을 돌이켜 보면 절대 온전한 정신이 아니었다는 것을 글로 밝힌다. 물론 돈을 많이 쓸까 봐 직접 아내의 옷까지 사주는 그런 자상한(?) 남편님이 싫다는 건 아니다. 그냥 나도 스스로 사서 예쁜 옷을 입고 싶었다. 생각은 그것뿐이었는데 결국에는 나의 유치원생 생각의 행동이 이런 사태를 몰고 왔다.

남편님은 아내가 몰래 옷 사재기를 해대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었던지 그냥 적당히 돈을 쓰라는 충고만 해주었다. 그래도 믿는다는 말을 하는데 돈을 더 쓸려고 해도 못썼다. ㅠㅠ 하하..

자.. 이쯤 해서 사적 이야기는 접고 오늘의 주인공이신 남편님.

어디를 가세요?

응 나 출장 갈 거야.

 

잘 다녀와요..

매정한 양반아 뒤를 돌아봐..라고 외쳤더니 하하하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이런 모습을 보여 주셨다.

그래요 잘 다녀와요.

오늘따라 공항에 차가 왜 이리 많지? ㅎㅎㅎㅎㅎ

우리 집 근처에 있는 로컬 공항이다.

이 시각이 아침 8시 10분이었다.

여기도 가을이 끝이 나고 있구나

이건 우리 집 앞마당에 있는 나무인데 뭔지 모르겠다.

오늘은 쓰레기 비우는 날이다. 매주 월요일은 청소차가 집 앞에 온다. 쓰레기 통을 이렇게 내다 놓으면 청소차가 깨끗이 비워준다.

 

남편님은 일주일간 군 복무를 해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먼 출장길을 떠나셨다. 가는 길을 아내가 새로 산 옷을 입고 배웅을 해주니 좋아하셨다. 그리고 속삭이듯 말했다.

"너. 기다려. 알았지."

"뭐라는 거야.. 이 양반아!" 

하하하 기다리라고 하는데 뭘 하라는 건지 하하하 암튼 우리 부부는 암호를 자주 교환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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