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걸린 며느리

from Kids/Hanul 2019. 12. 2. 18:52

필자는 한국 가게나 일반 식료품 가게를 들리면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그건 우리 집으로 시집을 온 올해로 2년 차 주부가 된 한국에서 온 며느리였다. 우리 큰 아들 한울이 와 한 달간의 데이트 끝에 결혼까지 골인했다.  처음 둘이 만났을 때의 러브스토리 일절도 없었고 무뚝뚝한 한울이었다고 며느리는 말했다.

"엄마.. 한울이는요. 데이트할 때도 자기가 좋아하는 곳만 갈려고 해요. 상대방의 의사는 묻지도 않아요. 그래서 좀 삐쳐 있었더니 요즘은 나한테 먼저 물어봐요."

"그러게 남자는 다 가르쳐야 안 다닌까. 그냥 알아서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대화를 주고받았던 일이 생각났다. 그런 그들이 서로 사랑하고 이해하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다. 살면서 사랑이라는 감정이 생겼다고 말했던 며느리였다.

오후에 전화를 했더니 한우리는 부인이 아프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전화 좀 바꿔 달라고 했다.

"어디가 아픈 거니? 죽을 사 가지고 갈까?"

"엄마. 괜찮아요."

"다른 게 아니라, 어제 한국 가게 갔는데 할머니가 요리를 기가 막히게 하신다. 한국 팥죽을 해놨더라고. 그래서 너 생각나서 사 왔어. 먹을래?"

"네."

"안 들려. 너네 집에 들르지 말까?"

"엄마.. 주세요."

"ㅎㅎㅎ 알았어. 조금 있다가 들릴 테니까. 그냥 한울이 아래층 주차장으로 보내라. 집안은 안 들어갈 거야."

이렇게 주고받았던 전화 내용이었다. 결국은 한울이 아파트까지 왔었다.

한울이가 나왔는데.. 어라. 우리 며느리도 같이 나왔네.

우리 며느리는 아픈 상태인지라 사진을 안 찍었다. 그리고 우리 집의 유일한 사진의 초상권을 가지고 계신다. ㅋㅋㅋ

 

 

한울이 와 며느리

 

결혼하는 아들에게 들려주는 노래

사랑하는 나의 아들에게 아들아.. 내가 널 열달을 품고 낳았고 이제는 엄마의 품 속을 떠나서 사랑하는 여자와 새로운 삶을 살려고 하는구나. 엄마는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 넌 잘 알거야. 엄마가 가온이를 한국에..

deborah.tistory.com

 

"한울아. 너 부인한테 잘해야 한다. 너 하나 믿고 여기 온 거잖아. 그 러닌까. 네가 잘해야 부인도 마음이 편할 거야. 알았지?"

한울이가 말을 안 하고 잠시 후에 한다는 말이 이랬다. 하하하

"엄마.. 부인이 나한테 잘해야 하는 거 아니야?"

하하하

"저런.. 넌 무조건 부인 말만 들어 알았지."

"넵!"

 

오랜만에 본 엄마는 부인을 챙겨주라는 잔소리만 잔뜩 해주고 갔다. 그런 엄마의 모습이 싫지 않은 눈치였다. 

 

To 한울아

추수감사절 때 엄마한테 했던 말 정말 감동이었어. 

"엄마 사랑해요."라고 한국말로 또박 말을 해줬지.

부인이 그렇게 하라고 해서 못 이기는 척하면서 나한테 사랑한다고 말했지만

그 말 진심이 담겨 있다는 걸 다 안다.

너의 사랑이 엄마의 삶에 원동력이 되어 주고 있단다.

사랑한다 한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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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 춘호의 여행일기* 2019.12.02 21:15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훈남 아드님덕분에 보고만 있어도 배부를듯 싶습니다.
    아드님과 며느리의 알콩달콩 살아가는 모습이 보기좋네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3. 한국대장 2019.12.02 21:24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뭉클합니다. 잘 읽고 갑니다.

  4. 도생 2019.12.02 21:34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일부 지역에는 물난리가 났고 서부에서 동부까지 겨울 폭풍이 강타했다는 뉴스를 봤는데, 큰 피해가 없기를 바랍니다.
    행복하세요^^

  5. 파아란기쁨 2019.12.02 22:00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사랑한다는 말은 들어도 들어도 행복할것 같네요.^^

  6. 드래곤포토 2019.12.02 22:02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며느리를 너무 생각하시는 것 같네요
    집에도 안들어가시고 . . .
    고부간의 갈등을 미리 안만드시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네요
    며느리가 시어머니의 이런 마음을 알아야 할텐데요
    즐거운 12월 되세요

  7. 행복한 요리사 2019.12.02 22:3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배려심 많은 좋은 시어머님이세요..
    고부 갈등은 없을 것 같아요..^^

  8. 2019.12.02 22:4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9. Raycat 2019.12.02 23:20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웃는 얼굴이 보기 좋아요. :)

  10. 채안맘마미 2019.12.02 23:21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며느리에게 너무 좋으신 어머님이네요.
    아드님도 정말 잘생기셨어요>_<

  11. @산들바람 2019.12.02 23:40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행복해 보여 보기 좋습니다.
    사랑하는 아들에게~~ 감동이네요

  12. 둘리토비 2019.12.02 23:42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아주 멋있는 아드님입니다~^^

  13. 물레방아토끼 2019.12.02 23:50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ㅋㅋㅋ부인말 잘들어야 한다!!
    며느리분은 좋으실듯!:)

  14. 『방쌤』 2019.12.03 00:58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마음이 따뜻하신 분처럼 느껴져요~~~
    아내분께도 분명 속마음 가득 따뜻하게 잘 해주실거에요~
    혹시라도 그러지 않으면 혼내주시구요~^^ㅎㅎ

  15. 히티틀러 2019.12.03 02:10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Deborah 님은 고부 갈등을 만들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하시고, 며느님도 그 마음을 아시는 거 같아요ㅎㅎㅎ

  16. 주연공대생 2019.12.03 02:20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따뜻함이 느껴지네요.^^
    잘보고 공감하고 갑니다. 구독할게요!

  17. jshin86 2019.12.03 03:36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감기 걸린 사람들이 요즘에 많더라구요.

  18. peterjun 2019.12.03 10:27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이런 가족애 너무 좋아요. ^^
    헌신이 있지만, 그걸 알고 이해하고 또 감사할 줄도 알고...
    사랑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모습도 참 좋고요. ㅎㅎ

    • Deborah 2019.12.03 10:32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전 우리 며느님이 아들한테만 잘하면 되요. 저한테 잘하고 못하고는 상관없어요. 결국 함께 살아가야 할 상대는 남편인 저희 아들이잖아요. 그러니 내가 며느리를 더 챙겨주면 우리 아들 더 위하고 사랑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아마도 부모의 마음이 그런것 아닐까요. 그리고 전 이미 대접받는다는 생각은 포기 했어요. 그리고 딸로 생각하고 있으니 별로 걸리는 것도 없고 고부갈등도 없네요.

  19. 실버키 2019.12.03 10:40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가족의 정이 너무 보기 좋으네요. ㅎㅎ

  20. 싸나이^^ 2019.12.03 12:48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요즘 한국에도 시어머니가 며느리 눈치를 봐야 멋진 시어머니라고 해요...ㅎ
    감기걸린 며느리를 위해 팥죽까지 손수 갖다주셨다면 멋진 시어머니가 맞습니다 맞고요...ㅎㅎ

    • Deborah 2019.12.03 12:52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하하하 네네 감사합니다. 사실은 우리 아들한테 잘하라고 갖다 준거에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 며느님도 아셨을겁니다. ㅎㅎㅎ 여기는 밤 10시 52분이네요.. 편안한 시간되세요.

  21. 앨리Son 2019.12.05 22:00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정말 사려깊고 따뜻한 시어머님이시네요^^
    아들편보다는 며느리편을 들어주면, 며느리는 아들에게 더 잘하게 되어 있는데
    보통의 시어머님들이 그 반대로 하셔서 늘 고부간의 갈등이 깊어지는 것 같아요.

    • Deborah 2019.12.16 06:17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그래요. 전 며느리 한테 대접을 받는것 포기 했습니다. 그냥 내가 솔선수범 하면 알아서 따라서 오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