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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ds/Ara

딸의 남친이야기

by Deborah 2019. 6. 10.

큰딸 아라의 남자 친구가 스웨덴 에서 온다. 그가 우리 딸을 만나기 과정을 이야기하자면 온라인 인터넷 상으로 만남을 갖게 되었고 서로 연락을 주고받고 친구처럼 10년 지기로 지냈다고 한다. 그 정도면 중학교 시절 때부터 알고 지냈던 사이라는 뜻인데, 엄마 몰래 인터넷의 채팅을 했던 모양이다. 이제야 다 진실이 토로되고 있지만, 그 당시 어떻게 딸이 사랑하고 고민했는지는 몰랐었다. 그랬던 딸의 마음을 위로하고 함께 해준 친구 그 사람이 일 년 전부터 남자로 다가왔단다. 그래서 오늘날 남자 친구로 등극하시고 미국이라는 곳을 방문하게 된다. 

 

큰딸 아라는 남자 친구의 얼굴은 영상통화로 보곤 했지만 실제로 만남을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미국에서 2주 동안 머문다고 하는데 우리 집에서 지내라고 했다. 단 조건이 있다고 남편님은 말했다.

 

우리 집에서 둘이서 연애하는 건 안된다.

 

라고 못을 박아 놓으셨다. 이 말을 하는데 우리 가은이가 듣고 있었다. 하하하 고등학생인 가온이는 아빠가 큰딸을 위해 내려준 처방전을 곰곰이 생각하더니 말한다.

 

아빠 말씀이 진리입니다.

 

하하하하 우리 아들은 아빠의 그늘처럼 늘 따라다니지만, 아빠의 말이 진리라는 그 말에 웃고 말았다. 우리 아들은 누나가 좋은 사람을 만나서 연애에서 결혼으로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피는 한 방울도 섞이지 않았지만 살아온 정으로 맺어진 오누이 관계였다. 그래서 서로에 대해서 염려하고 걱정하는 마음은 어느 가정의 오 누보다 더 각별하다.

 

이번 주에 남편님이 출장을 가셨다. 아주 든든한 막내아들 가은이가 집에 있어서 참 좋았다. 가온이는 밤마다 문을 잠거고 혹시나 무슨 소리라도 들리면 아래층에 내려와서 엄마가 무사한 지부터 확인을 하는 멋진 아들이었다. 이런 든든한 아들에게 어제 한마디를 건네 봤다.

 

가온아 넌 엄마가 가슴으로 낳은 아들이지만 진짜 내 아들이야. 알지? 엄마 마음?

응 알아. 걱정 마.. 난 엄마를 평생 내 친엄마로 여기고 있으니까.

 

그 말이 하루의 피로를 다 씻겨주고 있었다. 우리 아라는 옆에서 계속 휴대전화기만 붙들고 남자 친구와 마지막 비행기를 타기 전까지 통화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일일이 체크하는 모습을 보니 어머니가 자식 걱정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하하 그래서 딸에게 한마디를 해줬다.

 

딸아.. 그냥 내버려두어. 왜 이래라저래라 말이 많니

엄마는 내가 말 안 하면 안 하니까 그렇지. 게으름 피운단 말이야.

 

하하하하 미국으로 오는 여행용 가방에 들어갈 내용물까지 세심하게 체크를 해주는 딸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빠져도 한참 빠져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런 딸이 상처나 받지 않을까 우려되는 건 엄마의 마음 쓰임이  틀림없다. 그래도 좋다. 우리 딸이 원하는데, 직접 와서 보고 실제로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의 만남 그것이 현실화되느냐 아니면 한 여름밤의 꿈으로 끝날 것인가는 오늘 결정이 된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라의 남자 친구가 오늘 오기 때문이다. 아라는 잠도 설치고 난리도 아니다. 그럴 수밖에 10년을 바라본 그대의 모습을 영상으로만 봤지 실제로는 보지를 못했을 테니까. 

 

마지막으로 우리 아라에게 한마디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아라야. 넌 언제나 엄마의 희망이자 자랑이었어.

엄마가 들려준 어린 왕자 이야기 기억하지?

그 책 속의 어린 왕자가 장미를 소중히 여기듯이 너를 그렇게 아껴주는 

그런 남자를 만났으면 한다. 그 남자는 분명 너의 소중한 마음을

받을 자격이 충분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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