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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in America

신병교육대 졸업식장을 가다

by Deborah 2015. 7. 22.



마냥 어리다고만 생각했던 큰 딸 아라가 미 육군 부대에 신병 훈련소로 떠난지 3개월되었지요. 그 동안 힘든 훈련을 마치고 졸업식을 한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날마다 기도하면서 신께 우리딸을 보호 해달라고 매달리면서 기도하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갑니다. 문제는 훈련소가 필자가 사는 동네 근처가 아니라는겁니다. 운전을 이틀을 해서 가야만하는 곳이였지요. 아라가 훈련을 받았던 곳은 오클라호마의 포트 스틸이라는 미 육군 부대였지요. 결국, 이틀의 운전을 큰 아틀(한울)이와 함께 번갈아 운전을 하면서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오클라호마에 도착한 다음날, 가족의 날이라고 해서 신병교육을 받았던 초병들이 처음으로 부모님을 상봉하는 날입니다. 삼개월의 시간이 잛을수도 있겠지만, 우리 아라에게는 힘들고 어려운 시간이였지요.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PT(Physical Training 체력훈련)였습니다. 가슴펴기 운동의 횟수가 열아홉개를 해야 통과되는데, 겨우 다섯개를 해서 처음 임시 체력훈련 테스트를 통과 못했다면서 전화로 울먹이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말입니다. 그런 아라가 졸업을 한다고해요. 얼마나 기특한지 모르겠습니다. 남몰래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까요. 또, 조교의 구박은 오죽 했겠습니까. 이런 많은 사건과 사연이 가득했던 아라의 신병교육이였지요. 조교는 아라를 놀리듯이 말했다고 해요. 


"넌 아버지가 중령이면, 너도 아버지처럼 운동을 잘 해야할꺼야 아니냐. 이렇게 체력이 약해서 졸업 하겠냐."


아버지가 중령이라는 배경이 아라를 더 힘들게한 상황이였지요. 평생 운동이라곤 한번도 해본적이 없던 아라가 체력훈련을 한계에 도전했지요. 신병훈련대의 힘든 과정을 말해주는 아라의 다섯통의 편지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우리딸 정말 고생이 많구나." 필자의 눈은 어느새 딸 생각에 가슴이 아파옵니다. 잘 견디고 어려운 관문을 통과해준 자랑스런 딸이 고맙기만합니다.


모든 행사는 일사천리로 한 시간 안에 끝을 내었습니다. 아라를 내 품에 안는 순간 너무 뿌듯하고 그리운 감정들이 하나로 합쳐져서  가슴에 스며들어갑니다. 아라는 농담조로 그럽니다. 


"엄마 마지막에 입장 하려고 대기하고 있었잖아. 그런데 다른 소속 부대에 있는 남자가 그러는거야. 저기 혹시 훈련 받았을때, 높은 타워에서 뛰어 내리기 할때 비명을 지른 소녀가 당신인가요?" 


하하하 이 말을 듣던 아라는 순간 부끄러움을 주채하기 힘들었다면서 웃으며 말합니다. 여러분도 잘 아실거에요. 군대에서 비명소리 지르는건 허용이 안되는거죠. 그런 금기를 우리 아라는 당당히 깨고 다른 부대원들도 듣고 소문이 다 퍼저 나갔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딸이 비명소녀라는 소문이 나돌 정도였다고하네요. 아라는 어디를 가든지 사람들과 사귀고 잘 어울립니다. 사교성이 좋다고해야겠지요. 아마도 그건 필자를 많이 닮은듯해요. 


같은 부대에 있는 부대원들은 필자가 굉장한 미모를 소유한 영계엄마로 알고 있었나봅니다. ㅎㅎㅎ 같은 소속 부대원에게 엄마 사진을 보여 줬나봅니다. 원래 나이보다 어려보인다는 소리는 많이 들었던 필자인지라, 외국인들 눈에는 마치 신기한가봅니다. 엄마가 어려보이고 젊다는 말이 아라에게는 칭찬으로 들린다고해요. 아라의 아빠는 섹시하다는둥 이런 말도 오고 같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아직은 소녀들이 맞구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 이런 저런 이야기를 오손도손 나누고 난 후에 아라의 남친으로 부터 연락이 왔지요.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아라의 남친등장이 당혹스럽기만했습니다. 하지만, 아라가 좋아하고 원하는거라면 따라가 주기로했지요. 설령 내가 싫어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우리 아라가 좋아하는것이 중요한것이지요.

이렇게 아라의 남친과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되었네요. 아라에게 무엇을 가장하고 싶냐고 물었더니, 쇼핑을 하자고합니다. 그리고 발톱을 손질하고 싶다고해요. 손톱에 매니큐어는 허용하지 않지만, 발톱은 허용한다고해요. 쇼핑몰에 있는 패리큐어 하는곳을 찾아서 해주었답니다. 그외에도 옷가지를 사주고 맛난 과자도 사서 먹였습니다.


신병훈련대에서는 과자는 허용이 안된다고합니다. 삼개월 동안 참아왔던 달콤한 맛을 즐기는 아라입니다. 그러고보니 우리 아라의 머리가 엉망이에요. 누가 예쁜 아라의 머리를 선머슴처럼 짤라 놨네요. 얼마나 속이 상하던지요. 


딸과의 이틀의 꿈과도 같은 시간이 흐른 후, 숙소 앞에서 작별 인사를 하면서 축복기도를 해줬습니다. 무사히 딸이 다음 직장 훈련을 받는 곳에서도 잘 견디고 이겨낼수있도록 말입니다. 이렇게 꼭 안고 키스를 하고 난 후, 사라져 가는 아라의 뒷모습을 보면서 울고 또 울었습니다. "우리 딸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 마음은 그리움 하나를 낳았습니다. 


아라의 직업훈련소는 미주리주에 있는 운전병을 가르치는 곳이랍니다. 이제 아라가 직업훈련을 무사히 마치면 다시 볼 수가 있을것입니다. 그때까지 잠시 안녕이라고 마음속으로 외쳐봅니다.이렇게 아쉬움과 그리움을 남겨준 만남을 뒤로한채, 아이들과 밤을 질주하면서 필자의 보금자리로 돌아왔습니다. 






가족의 날은 신병 훈련소에서 어떻게 훈련을 받았는지 시범을 보여주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필자의 사진기로 추억의 시간들을 기록해 봤습니다.한국과 어떻게 다른지 모르겠지만, 필자도 처음 가본 곳이라 어리둥절하기 그지 없었답니다. 사진을 감상하시고 한국의 신병교육과 비교해 보는것도 좋겠지요.


우리의 장한 딸을 보러 가는 중이랍니다.


아들녀석과 예쁜 막내딸 나린이도 함께 했지요.


이렇게 사람들이 한 둘씩 모여들기 시작했어요.


신병교육 가족에 날의 첫 행사로서 외국 국적을 가진 사람이 군인이 되면서 미국 시민권자 자격을 받는 순간입니다.


현역 육군의 유니폼을 보여주는 시간이네요. 옷의 용도를 설명해줍니다.운동복에서 부터 특별한 날에 입는 정장까지 소개되었네요.


군인들이 나와서 경례를 우렁차게합니다. 군기가 제대로 들었지요.


피티 훈련을 어떻게 받고 있는지 시범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어머나, 비가 와서 바닥이 차가운데 누워서 운동 하네요.


점핑잭을 우렁찬 구호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평소에 집에 있을때도 운동을 한번도 해 본적이 없는 아라가 군대에서 힘든 훈련을 받았지요. 이것이 아라가 가장 힘들어 했던 운동이랍니다. 처음에는 4개정도 밖에 못했는데, 이제는 18개를 해냈다고해요. 얼마나 교도관의 구박을 받았을까요?




사격훈련에 쓰였던 총을 선 보이는 순간이네요.


세가지의 다른 총을 보여줬습니다. 권총의 이름은 잘 모르겠군요.


선보였던 소총중에서 가장 큰 무기였지요.


시범으로 들고나온 총을 바라보는 가온이의 눈빛이 반짝입니다. 가온이는 참고로 남편과 사격장에서 연습하는것을 좋아해요. 권총의 종류도 다 아는 눈치에요.


격투기 시범을 보여 주는 장면입니다.


나름 열심히 싸우는 모습입니다.




이제는 신병 훈련소에서 모범을 보였던 초병에게 메달 동전을 선사하는 모습입니다.



모든 행사가 끝이 나자, 대대장의 간단한 연설이 있습니다. 군인들의 자유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라고 합니다. 군인들을 정확히 제시간에 보내달라고 당부를 하고 계신 모습입니다.


아..더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들의 모습입니다.


아주 씩씩한 모습으로 나타난 신병들입니다.



이렇게 무사히 가족 상봉으로 이어졌네요. 우리 아이들 모습입니다.

모든것이 순조롭게 끝이 난 가족의 날 행사였지요. 딸과의 만남을 통해서 새로운것을 배우고 온 기분입니다. 씩씩한 군인이 되어버린 우리 아라가 이제는 사회에 구성원으로서 직업군인이라는 타이틀로 몇년을 고생하면서 지내야 할것 같습니다. 아라의 계획은 4년정도 육군 부대의 직업군인으로 있다가, 군대를 나오려고 합니다. 그리고 군대에서 주는 교육비(GI Bill)로 대학교를 가려고합니다. 아주 알찬 계획까지 세운 딸이 자랑스럽고 대견할 따름입니다. 


가족의 날 행사 다음날은 졸업식이 있는 날입니다. 아라의 당당하고 멋진 졸업식 사진을 올려봅니다. 얼마나 자랑스럽던지요. 졸업식장은 엄숙한 분위기와 더불어 아주 절도있게 모든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지요. 원래 아라 졸업식때 남편이 초청 인사말을 해주기로 되어 있었는데, 하와이로 훈련을 가야해서 취소를 해야했습니다. 아라는 아빠가 졸업식 인사말을 해줄꺼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다른분으로 교체 되었다는 말에 속이 상했던 모양입니다. 아빠의 자랑스런 딸이 되고픈 아라는 늘 아빠가 우상입니다. 아빠는 아라의 세상에서 가장 이상적이고 멋있는 사람입니다. 나중에 결혼해도 아빠 같은 남자 만나서 결혼하겠다던 아라의 말이 생각나는 순간이네요.


아라의 씩씩한 모습이 담겨진 졸업 사진도 올려봅니다. 감상하세요.



엄숙한 분위기의 신병훈련대의 졸업장입니다.


딸아 웃어라. 하지만, 웃을수 없는 엄숙한 분위기로 가야하기에 화난 표정으로 보여진 아라의 모습입니다.




앉아 있는 모습도 아주 절도있게 보이네요.


막내딸 나린의 재미난 표정, 둘째아들 가온이의 사진은 왜 찍어라는 표정이 보입니다.


큰 아들 한울이입니다. 한울이의 파마한 모습 처음 보시죠? 나름 멋있어 보이려고 노력중입니다.


졸업식 시작을 대대장이 알립니다.


초청인사의 말을 전하러 남편을 대신한 분이 올라서서 연설을 하고 있군요.


마지막으로 졸업장을 받는 순간인데요. 이렇게 서서 큰 소리로 외칩니다. "000, 훼어빌 노스캐롤나이나"로 젖먹던 힘을 다해 외치고 있었지요.


이렇게 줄어 서서 졸업장을 받는 순간입니다.




졸업장을 받아서 내려가고 있는 아라의 모습입니다.



졸업식을 마친 후에 가족과 함께 애플비에서 식사를 했지요.


이제는 헤어져야할 시간. 나린이와 같이 훈련을 받았던 동료와 함께 나란히 찰칵 사진을 찍어 줍니다.


대포의 위대함보단 쓸쓸함으로 다가온 오후의 나른함이 안겨다 주는 풍경이네요


탱크의 자태도 그 위엄 보다는 쓸쓸함이 가득해 보입니다.






잘 감상하셨나요? 어때요 한국의 신병교육대와 별반 차이가 없었나요? 한국도 신병교육 졸업식이란 것이 있는지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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