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이니스프리
이니스프리 호수섬
나 일어나 이제 가리, 이니스프리로 가리.
거기 욋가지 엮어 진흙 바른 작은 오두막을 짓고,
아홉 이랑 콩밭과 꿀벌통 하나
벌 윙윙대는 숲 속에 나 혼자 살으리.
거기서 얼마쯤 평화를 맛보리.
평화는 천천히 내리는 것.
아침의 베일로부터 귀뚜라미 우는 곳에 이르기까지.
한밤엔 온통 반짝이는 빛
한낮엔 보라빛 환한 기색
저녁엔 홍방울새의 날개 소리 가득한 그 곳.
나 일어나 이제 가리, 밤이나 낮이나
호숫가에 철썩이는 낮은 물결 소리 들리나니
한길 위에 서 있을 때나 회색 포도 위에 서 있을 때면
내 마음 깊숙이 그 물결 소리 들리네.
필자의 마음의 이니스프리는 우리 어머님이 계신 그곳입니다. 나의 마음의 고향이자 그리움이 있는곳이지요. 그래서 글을 첫 문장을 예이츠의 시로 문을 열었습니다.
외국에서 생활다보면 명절때가 고국이 가장 생각나고 그리울때입니다. 그래서인지 오늘따라 어머님 생각이 많이 납니다. 오늘 새벽 4시쯤에 한국에서 전화가 왔어요. 알고보니 반가운 목소리였습니다.
"언니야.. 잘 지냈어?"
"응..미나군아."
"응. 그런데 언니 목소리가 왜 그래?"
"아.. 지금 자다가 전화 받아서 목이 잠겨서 그래."
"그럼 그긴 몇시야?"
"새벽 네시란다. ㅜㅜ"
"어 그럼 내가 언니 깨운거네."
"괜찮아. 엄마는 잘 계시지?"
"응 언니. 잠시만 엄마 바꿔 줄께."
이렇게 시작해서 친정 어머님과 전화 연결이 되었습니다. 웬지 오늘따라 눈물이 눈가에 맴돕니다. 어머님은 잘 지내냐고 몇번을 물으시고는 손자 손녀들 안부를 물어 보십니다. 그리고 마지막엔 어머님의 눈물겨운 기도로서 전화를 끊게되었지요. 향상 느끼는것이지만, 어머님이란 이름은 생각하면 그리움과 불효라는 두 단어가 떠오릅니다. 가까이에서 어머님을 모시고 보살펴 드려야하는데, 그렇지 못하는 마음이 아픕니다.
동생은 한국에 나와서 영어 학원에 강사라도 하면 안되겠냐고 합니다. 그것도 쉽지 않습니다. 이곳의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자체가 큰 모험이지요. 너무나 먼 곳에 살기에 그리워 할수 밖에 없는 마음의 대상이 되어버린 우리 어머님입니다. 그나마 오늘은 한국교회 사모님의 초대로 같이 교인들과 교제를 나누는 시간이 있었기에 적적함을 달랠수가 있었지요.
어머님께서 필자의 집을 방문 하셨을 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 모습이 오래도록 머리속에 남아 있습니다. 가끔씩 어렴풋이 모습을 그려봅니다. 어머님이 그토록 필자가 그런 그림을 한국으로 가져가기를 원하셨는데, 그림의 사이즈가 워낙 커다보니 보내 드리지 못했습니다. 어머님의 한국으로 보낸 후의 마음이 편치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새롭게 프로잭트를 준비했습니다. 어머님께 보내드릴 작은 사이즈의 그림입니다. 어머님의 작은소망 하나를 들어 드리고 싶군요. 아마도 그림이 완성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릴겠지요. 완성되면 블로그에 올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머님께 전하는 안부글로 글을 마칠까합니다.
엄마.. 늘 먼 곳에서 지낸다고 내 생각 많이 헀지. 그런데.. 나 정말 잘있어.
남편한테 사랑도 많이 받고 그리고 주변에 친구들도 잘해주고 잘 지내고 있어.
엄마가 다녀간 후로 마음이 많이 아팠지. 엄마를 언제 볼수 있을까하는 생각에서 말이지.
하지만, 엄마 기다려. 내가 꼭 엄마 곁으로 가서 엄마의 남은 생을 편안히 모실께요.
외국인지라, 늘 불효하는 마음뿐이네. 엄마 늘 건강해야해.
엄마 사랑해.
외국에서 고생하시는 모든 해외동포 여러분들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보고싶고 그리운 대상이 되어 버린 고국의 소식을 이렇게 인터넷 세상에서 접하고 계실테지요. 힘내세요. 그리고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