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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의 남자 4회. 한 남자의 목숨을 건 사랑이야기

by Deborah 2011. 7. 29.


진짜 공주의 베일이 벗겨지고, 세령이 공주가 아닌 것을 알게 된 김승유

  세령은 진짜 공주가 자신이 아님을 밝히고자 경혜공주를  찾아가서 김승유를 만나게 해달라고 간청한다. 이미 공주는 김승유를 처소로 불러 들이고 있었던 중이었고, 그 사실을 몰랐던 세령은 경혜공주가 시키는데로 곁방으로 잠시 물러 가 있는다. 그러나 김승유의 목소리를 듣자, 가슴이 덜컹 내려 앉기라도 할 것 같은 순간 이었다. 

김승유는 공주를 보는 설레는 마음을 가득 안고 단숨에 달려온 것이었다. 그것도 잠시, 경혜공주는 앞을 가로막고 있던 발을 걷어 올리라 명하자, 김승유는 놀라고 만다. 세령이 아니라, 자신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은 진짜 공주인 경혜 공주였던 것이다. 이런 사태를 곁방에서 듣고 있었던, 세령도 놀라움에 가슴이 쿵쾅거리고 있었다.
 
"누구십니까?"
"그대가 보고 있는 이가 공주요."
 
이 말이 김승유의 가슴에 박히면서, 자신이 사랑했던 세령이 그의 부인이 될 자가 아니라는 사실에 실망감과 더불어, 강론 방에 궁녀 복장으로 변장하고 들어 온 공주의 모습을 기억해낸다.

"궁녀가 어찌?"
"잠시 곡절이 있었으나, 내가 바로 경혜공주입니다."
"농이라면 그만두시지요. 제가 모시는 공주님은 거기 계신 분이 아닙니다."
"저를 못 믿으시겠다면, 주상전하와 세자전하를 뵈러 가시지요."
"그 말이 사실입니까? 제가 뵈었던 이는 누구입니까? 누구냐 묻지 않습니까?"
"궐 밖을 구경코자, 나 대신 앉혀 놓은 궁녀입니다."
"궁녀?"
"사소한 장난이 이리 커질지 몰랐습니다."
"장난? 그간 날 가지고 장난을 쳤다. 이겁니까?"
"피치 못해 그리됐으니 이해하시지요? 김직강과 그 아이의 일은 묻어 둘 테니, 더는 그 아이를 생각지 마십시오."
 
이런 대화를 곁방에서 듣고 있었던 세령의 가슴은 날카로운 칼이 스쳐 지나가는 중이었다. 그런 그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경혜공주는 김승유에게 당부의 말을 한다.

"김직강과 나는 이 혼사를 반드시 치러야 합니다. 그 연유는 직강께서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행여나 그 아이를 찾을 생각은 마십시오. 이미 궐 밖으로 내 보냈으니."

공주의 말이 끝나자 화난 표정으로 어쩌지도 못하는 김승유였다. 운명의 장난에 놀아난 기분이 들었고, 이제는 세령을 보지 못한다는 사실이 가슴 아팠다. 김승유는 믿기지 않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 허겁지겁 예전 처음 세령을 만났던 강론 방을 들여다보고, 옛 추억을 회상하면서 그녀를 그리워한다. 

세령의 아버지인 수양대군이 옥좌를 노리고 있다고 말하는 경혜공주


한편, 곁방에서 대화를 다 엿듣고 있었던 세령은 이러려고 불렀느냐고 하면서, 스승님께 사죄할 시간을 달라고 했으나, 그것마저도 허락지 않은 경혜공주가 원망스러웠다. 경혜공주는 한 술 덧붙여 사죄를 핑계 삼아 가까워질 기회로 삼으려고 하지 않았느냐고 하면서 오히려 세령을 책망한다. 둘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고, 그런 침묵을 깨듯이, 경혜공주는 남의 것을 탐내는 것이 네 아비와 다를 바 없다고까지 말하고, 그 뜻을 이해 못 하는 세령이었다.

"네가 그가 필요한 건 연정따위의 배부른 이유가 아니다. 호시탐탐 옥좌를 노리는 네 아비로부터 세자와 나를 지키고자 함이라."
"옥좌를 노리다니, 그게 무슨 뜻입니까? 제 아버지가 조카인 마마와 세자전하를 해하기라도 한다는 말씀이십니까?"
"너와 나만 몰랐을 뿐, 온 세상이 다 아는 얘기다. 
"제 아버님은 그런 분이 아니십니다."
"정 못 믿겠다면, 직접 물어보아라."
"이렇게 차가운 분이셨습니까?"
 

세령은 자신의 신분을 비밀로 해달라고 신면에게 부탁한다.


이렇게 그녀는 경혜공주가 남겨 준 매정한 말에 상처를 받고 돌아서는 세령이었다.  세령은 울적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 예전 김승유와 함께 말을 탔던 장소를 찾게 되고. 신면은 왈패 떼를 찾으러 다니다 그곳에 있는 세령을 발견한다. "이제 괜찮으십니까?" 세령의 안부를 물어보고 있는 신면을 향해 스승님께 사죄를 드리려 했지만, 상황이 그러하지 않았다는 말을 하면서 언젠가는 사죄를 하고 싶다는 속마음을 내비친다. 자신의 신분을 김승유에게는 비밀로 해달라고 한다. 세령이 김승유에게 마음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세령을 집 앞까지 바래다주고, 그녀가 들어가는 뒷모습을 보면서, 지난밤 수양대군이 사위로 삼고 싶다고 하던 장면을 떠올린다.
 
딸 세령에게 자신의 욕망을 숨기고 있는 수양대군

한편, 수양대군을 따르는 자들은 김승유가 함께한 여인이 공주마마라는 사실을 말하고 있었고, 김승유를 내 쫓을 구실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아버지를 찾게 된 세령은 말 꺼내는 것을 망설이고 있었다.

"망설이는 품새가 너답지 않구나. 어서 말해 보래두."
"혹, 옥좌의 뜻을 품었습니까?"
"옥좌라 차마 입에 담기도 두려운 말이구나."
"정녕 세자전하와 공주마마의 안위를 해치려 하십니까?"
"그런 낭설을 어디서 들었느냐?'
"밝힐 수 없습니다."
"너도 네 아비를 그리 아느냐? 세간의 시선은 아무래도 괜찮다. 종친들을 음해하려는 자들이야 늘 있게 마련이니, 허나 자식들까지 날 그리 본다면 이 아비는 참으로 허하고 서글프구나. 정신 나간 자의 허튼소리에도 귀가(귀족가문)의 목숨이 경박에 달려있는 것, 그것이 종친의 이니라."
"송구하옵니다."
결국, 세령의 아버지는 자신의 야망을 딸에게 숨기고 있었고, 그런 것도 모르는 그녀는 아버지 수양대군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승유는 술로 아픈 가슴을 달래 보는데..
 
술에 취해있는 김승유는 공주라고 믿었던 여인이 궁녀라고 말했던 경혜공주의 말을 되새김질하면서 힘들어한다. 김승유는 세령을 그리워하고 있었다. 이렇게 술이라도 먹어야 마음이 진정 될 것만 같았기에.

최종 간택이 내일인데 이렇게 술을 마시느냐고 야단치고 있는 김종서 앞에서 술취한 모습으로 서 있는 아들 김승유. 다음 날, 입궐할 채비를 하는 아들 김승유에게 행동을 조심하라고 일러주고, 황실과 인연을 맺는 경사스런 날이라고 말하면서 기뻐하는 김종서였다. 정작 기뻐해야 할 당사자는 기쁘지 않았다.

세령을 찾아 삼만리


세령은 어머니로부터 정해 둔 혼처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더 가슴이 아파지고 만다. 김승유는 세령을 잊지 못해 궁 안으로 들어가서 궁녀(세령)를 찾아 나선다. 경혜공주의 시녀에게 물어보지만, 대답을 해주지 않는다. 어떻게든지 궁녀(세령)가 누구인지 알아내겠다고 말을 하자, 그러면 그 궁녀(세령)의 목숨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면서 일을 크게 벌리지 말라는 충고의 말을 듣게 된다. 하지만, 그녀를 향한 마음이 간절했기에 궁궐 입구를 지키고 있는 수장을 찾아가서, 그녀의 생김새를 이야기해 보지만, 찾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을 시녀로 부터 전해 들었던 경혜공주는 이제는 세령이 궐 안에는 그림자도 비춰서는 안된다 말을 전하라고 한다.



궁녀의 뒤를 미행해보지만, 세령을 만날 수는 없었다. 그 순간 가마를 타고 세령이 입궁을 하고 있었고, 세령은 어디선가 김직강이라는 소리가 들려 가마 문을 열어보는데. 아. 그녀가 사랑하는 김승유가 바로 옆에 있었고, 그의 얼굴을 애타게 바라보는 세령의 심정과 그녀를 애타게 찾는 승유의 모습이 오버랩이 된다. 이렇게 너무나도 가까이 있는 세령을 눈치 채지 못한 김승유는 발길을 돌린다. 순간 세령의 머릿속은 김승유와 있었던 말 타던 풍경과 그네를 탔던 즐거웠던 시간들이 하나의 필름처럼 다가오고 말았다. 처음으로 부부의 연을 맺어도 좋을 사내라고 생각했었던 그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하늘은 그렇게 무심하기만 했다. 두근거렸던 마음을 진정시키고 그리운 그의 모습을 다시 보려고, 가마 문을 열어 보지만, 이미 그는 사라진 후였다.

세령의 동생은 공주마마의 나인이 다녀갔다고 하면서, 공주마마는 언니가 궐 출입을 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한다. 그 말을 전해 들었던 세령의 마음은 심란하기 그지없다. 한편, 승유는 "그 갓 계집 하나 때문에."라고 하면서 세령을 향한 마음을 정리하려 애써본다.

 
수양대군이 조작해낸 궁합수 때문에 부마 간택의 위기에 놓인 김승유


수양을 따르는 자들은 궁합 수를 가지고 왕을 속이고 있었다. 그런 사실을 모르고 있는 왕이었다. 공주의 궁합 수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공주마마와 김승유의 궁합수는 매우 불길하옵니다."
"궁합 수가 대체 어떻다는 것이냐?"
"아뢰옵기 황공하옵니다마는..공주마마와 김승유의 궁합 수는 태워 죽이는 형국입니다."
"태워 죽인다?"
"예. 전하. 불길이 큰 나무를 태우고, 연거푸 작은 나무를 태워 버리는 매우 끔찍한 궁합이옵니다."
"김승유가 불이라면 그 나무가 공주란 말이냐?"
"그러하옵니다." 
"하면, 작은 나무는 무엇이더냐?"
"작은나무는 세자 저하이시옵니다."

김종서를 지지하는 자가 호통을 치면서 어디서 함부로 입을 놀리느냐고 말하자, 누구의 앞이라고 거짓말을 하겠느냐고 한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하늘이 내린 궁합수는 바꿀 수가 없다고 거짓말을 하는 관상감 주부 박수천이었다. 그는 자식과 아내를 살려야 했기에 거짓 궁합 수를 말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었다. 그러자 신하들은 김승유를 탈락시키고 마땅한 부맛감을 골라야 한다고 말한다. 김종서를 따르는 사람들은 김승유의 인물됨이 아버지를 닮아서 훌륭하다고 말하는 데, 수양대군은 그 말에 책임을 질 수 있겠느냐고 반문을 제기하자, 그들은 조용해진다. 임금을 향해 김승유를 어찌할 작정이냐고 수양대군은 물었다. 그러자 임금은 사람을 취하고 버리는 일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최종간택이 끝난 후에 결정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사헌부로 끌려간 김승유

최종간택에 오른 정종은 김승유에게 자신이 부마가 오르는 천지개벽을 보여주겠다고 호언장담을 하고 있었고, 그들 앞에 포졸들이 가로막고 서 있었고, 김승유를 찾는다. 아무 영문도 모르고 사헌부에 끌려 온 김승유.

"나를 이곳까지 끌고 온 이유가 무엇입니까?"
"직강 김승유요?"
"그러소이다."
"공주마마를 모시고 기방에 간 적이 있는가? 네놈이 공주마마를 꾀어 궐 밖에서 황음한 짓을 벌렸다는 확실한 증인과 물증까지 있으니, 발뺌할 수 없을 것이라."

황음(함부로 음란한 짓을 함을 뜻함 )

수양대군의 계략에 빠진 승유

간택 후보들을 불러오라고 하는데, 김직강이 공주마마를 꾀어 기방에 들어간 사실로 때문에 사헌부에 잡혀 들어갔다는 사실을 임금이 알게 된다. 수양의 옹호세력들은 의금부에 하옥하고 황실을 능욕한 죄를 엄히 물어 달라고 간청한다. 임금은 김승유를 데리고 오라 하면서 친히 추궁하겠다고 말한다. 김종서의 아들이 죽음에 처하게 된 것을 보고, 수양은 한마디를 건넨다.
 
"제가 말하지 않았습니까? 나를 거스르면 자식들의 목숨까지도 잃게 될 거란 말입니다. "
"저 아이 결백이 밝혀진 연유에  내 자식을 위한 것이니 그 대가를 반듯이 치루게할 것이오. "
수양대군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고 있었고, 그런 그를 바라보면서, 자식 걱정이 앞서는 김종서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끌려가고 있는 승유의 모습을 보는 세령.

세령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을 지나치게 되고, 그들이 하는 소리를 듣게 된다. 공주마마를 궐 밖으로 끌고 나가서 그렇고 그런 짓까지 했다면서 두렵지도 않느냐는 식의 말이 들린다. 직강 김승유가 포박된 상태로 끌려가는 모습을 지켜 보고 있는데, 가슴이 아파져 온다. 그런 순간 승유의 눈은 세령과 마주치게 된다. 그러자, 그녀는 황급히 자리를 피한다. 김승유는 보고 싶었던 세령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잠시나마 기뻤다. 끝까지 사라지는 그녀의 모습을 고개 돌려서 바라본다. 

 
세령이 다칠까 봐, 임금 앞에서 진실을 말하지 못하는 승유

 임금은 김승유에게 묻는다.
"너 정령 공주를 궐 밖으로 꾀어 황음한 짓을 벌렸느냐?"
"아니 옵니다."
"이제 와 발뺌을 하는 거냐. 공주마마를 꾀어낸 적이 없다?"
"공주마마는 아니옵니다."
"공주마마가 아니라면, 딴 여인이라도 된단 말인가?"

수양대군을 옹호하는 신하가 말한다. 
"그렇다면 당장 말씀하시게 살길이 열릴지도 모르니. 말을 분명히 하라."

 

순간 사실대로 말한다면 세령의 목숨이 위험 할 것이라는 궁녀의 말이 생각났다. 그래서 진실대로 가짜 공주(세령)와 만났다고 말할 수가 없었다.  

"황음한 짓을 한 적은 없사옵니다."
"그 말은 궐 밖에서 공주마마를 뵌 적이 있다.이 말인가?"
 
김승유는 말을 잇지 못하고 있었고, 대신들은 그에게 왕실을 능욕한 죄가 크다고 하자, 김승유는 왕실을 능욕하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전하의 앞에서 어찌 거짓말을 고하겠느냐고 말한다. 
 
"그 말이 참이냐." 
"소신의 목을 걸겠습니다."

자신의 목을 걸면서까지 공주마마와 사이에 불미스런 일은 없었다고 결백을 주장하고 있었던 김승유였다.

"네가 진정 결백하단 말이냐?"

그런데 임금 앞에 김승유가 공주마마를 희롱했다는 내용이 적혀진 서찰이 올려지게 된다. 그 내용을 읽고 있는 임금은 당혹감을 감출 수 없어 한다. 그 서찰은 진짜 공주로 믿고 있었던 세령에게 자신의 마음을 담아 보냈던 서찰이었다. 연애편지가 어찌 주상전하의 손에 들어갔단 말인가. 벌어지는 상황을 보고 김승유 자신도 당혹감을 감출 수 없어 하고, 그의 복잡한 마음을 추궁하기 시작하는 주상전하다.

"이 서찰을 쓴 자가 누구더냐. 너이더냐..왜 말을 못하느냐."
"제가 쓴 것이 맞사옵니다. 하오나..전하.."
 
"그 입 닥치지 못할까.." 라고 하면서,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짓을 한 김승유의 목을 치라고 말하는 수양대군 지지파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었다.
 
 
경혜공주는 오로지 자신의 힘으로 김승유를 살리려고 했으나.

그런 와중에 세령은 김승유가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쓴 오해를 풀기 위해서 경혜공주를 찾아간다. 경혜공주의 방을 지키는 궁녀의 만류가 있었음에도 그녀를 만나러 방 안으로 들어서게 된다. 세령은 다급한 목소리로 공주의 도움을 요청하고 있었다.
 
"마마.."
"궐 안에 그림자도 비치지 말라고 했거늘 네가 감히 ..
"마마 그분이.. 스승님께서 저 때문에 누명을 쓰시고 곤욕을 치르고 계십니다. 누군가는 스승님이 죄가 없다는 것을 밝혀야 하지 않습니까?. 마마께서 취조장에 저를 보내 주십시오."
"네가 가서 뭘 할 수 있느냐. 네가 공주 노릇을 했다고 낱낱이 밝히기라도 하겠다는 것이냐."
"스승님을 살릴 수 있다면 그리 할 것입니다."
"살려도 내가 살리고 죽여도 내가 죽일 것이야. " 



공주는 냉정하게 세령이 말하는 제안을 단칼에 잘라 버린다. 황급히 자리를 비우는 경혜공주는 김승유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 취조장으로 향한다.
  
"그분께는 죄가 없습니다."
"공주가 어찌 이곳에 들었느냐."
"김직강에 대해 드릴 말씀이 있사옵니다."
"공주가 나설 자리가 아니다."
"소녀 궐 밖에서 김직강을 만났사옵니다. 허나. 제 발로 궁을 나선 것일 뿐, 김직강의 꾐에 넘어간 것이 아니 옵니다."
"그의 편을 들고자, 이렇게 무례를 범하는게냐."
"궁 안에 갇힌 신세로 바깥세상이 궁금하여 구경고차 한 것입니다. 궐 밖에서 우연히 만난 김직강은 소녀의 경솔한 행동거지를 오히려 나무라고, 위험한 처지에서 구해주기까지 하였습니다. 아바마마..소녀는 아바마마와 왕실에 부끄러운 행동을 한 적이 죽어도 없사옵니다. 궁을 함부로 출입한 철없는 행동거지를 벌하신다면, 달게 받겠나이다. 허나, 그 이상의 추잡한 오해는 용납할 수 없사옵나이다."

말을 마침과 동시에 수양대군을 향해 매서운 눈길을 날리고 있는 경혜공주였다. 이야기를 듣고 있던, 신하는 말한다. 

"말씀의 진의를 믿어도 되겠는지요?"
"지금 저를 의심하는 겁니까? 저까지 꿇어 앉히고 추궁을 해보시지요."

 하지만, 임금은 공주의 무례함으로 인해서 화가 난 상태였고, 그녀를 향해 물러가 근신하고 있으라고 야단을 친다. 이런 경혜공주의 감싸 안는 행동을 보고 김승유는 놀라고 만다. 왜 그녀가 이런 거짓말까지 하면서 김승유를 보호하려 하는 것일까? 부마가 될 사람이기에 지켜 주고 싶어서 그랬을까?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하고 있는 순간이었다. 정작 모든 사실을 알고 있는 공주 마저도 진실을 밝혀주지 않고 있었다. 결국, 그는 이렇게 목숨을 잃고 마는 것일까?

신하들은 김승유를 참형하라고 상소를 올린다.

 임금은 직강 김승유를 부마 후보에서 제하라 하고, 다시는 위의 일은 언급하지 말라고 하자, 수양대군을 지지하는 자들은 그를 참형에 처하라고 한다. 내시들이 가져온 상소문은 임금 앞에 쌓여만 가고 있었다. 상소문의 내용은 김승유의 죄를 엄히 물어서 참형을 시켜 마땅하다는 내용이었다. 김승유를 참형에 처하라는 신하들의 목소리가 높아만 가고 있는 와중에 김종서는 아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임금을 알현하기를 원하지만, 그것마저도 거절 당하고 만다.

참형(고대 사형 방법의 하나로 허리를 잘라 죽이는 형벌)


세령은 자신의 목숨을 바꾸어서라도 김승유를 살리고 싶었다.

경혜공주는 끌려가는 김승유와 마주치지만, 자신의 능력으로는 그를 살려낼 방법이 없었다. 안타까운 심정으로 끌려가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었다. 이런 상황이 되었는지도 모르고 있었던 세령은 궁녀를 통해서 자초지종을 듣게 되고, 김승유가 참형을 면치 못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궁녀는 사실대로 밝히면 공주로 위장한 세령의 목숨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김승유에게 전해준 적이 있었는데, 그것 때문인지 사실대로 말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세령은 궁녀의 도움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누명을 쓰고 갇혀 있는 감옥을 찾게 된다. 그곳에 있는 김승유를 바라 보기만 해도 가슴이 아프다. 그런 그녀와 눈이 맞주치는 김승유. 
 
"다친 데는 없으십니까? 날이 밝으면 공주마마를 만난 것이 아니라, 저를 만났다 털어놓으세요. 그래야만 살 수 있습니다."
"어쩌자고 이곳까지 발을 들여다 놓습니까? 대체 얼마나 사내 속을 태워야 ."
"제발 사실을 밝히십시오."
"나 대신 죽기라도 하겠단 말이오?"
"저는 괜찮습니다. 진작 말씀 드리려 했는데, 사실 저는.."
 
그 순간 아버지 수양대군이 김승유를 보러 감옥에 들어온다. 수양대군인 아버지와 눈이 마주친 세령은 놀라고 만다.





글을 마치며..

참형에 처해 있던 김승유를 살리고자 하는 경혜공주와 세령의 몸부림을 통해서, 각 사랑의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경혜공주는 김승유를 살리고자 아바마마를 찾아가는 무례를 범하지만, 그의 목숨을 구할 수 없었고, 세령은 그가 있는 감옥까지 찾아가서 자신이 죽어도 좋으니 사실대로 말하라고 한다. 그렇다.. 세령은 목숨까지 두렵지 않은 사랑을 했다.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그들 앞에 서 있는 수양대군. 세령과 승유는 수양대군이라는 큰 산을 넘을 수 있을까?


사진의 저작권은 KBS에 있으며, 시후랑의 가족이신 돌아댕기기,빙구님께서 캡처 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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