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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ds

면도하는 남편을 보고 막내딸이 하던 말

by Deborah 2011. 5. 22.












오늘은 막내딸 나린이의 발레 공연 옷을 입고 사진을 찍는 날이었지요. 주말이다 보니 남편은 집에서 푹 쉬고 싶었나 봅니다. 그런 남편에게 말했지요.

"자기야. 우리 나린이 첫 발레공연 옷을 입고 사진을 찍는 날이야. 같이 가자."
"자기 혼자서 나린이 데리고 가면 안 돼?"
"자기는 공연도 일 때문에 못 보러 오잖아. 그러니 같이 가자."

아내의 졸라대는 모습이 귀찮은 듯이 그러겠노라고 하면서 화장실로 가서 면도하기 시작했지요. 그런데 면도하는 모습을 처음 보고 있었던 나린인지라, 한마디 하더군요.

"아빠.. 얼굴이 하얀색이다."
"하하하 그래? 우리 나린이는어떤 색깔?"
"응 난..갈색이야."
"아빠가 하얀색인 것이 신기하니?"
"얼굴이 하얀색으로 변하다가 원래로 돌아왔다."
"하하하...그래 .. 아빠 면도 할 때 쓰는 크림이 하얀색이라서 그래."

남편은 자상하게 하얀색의 비밀을 이야기해주었지요. 나린이는 아빠가 면도하는 모습을 처음으로 유심히 지켜본 것 같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우리 나린이가 아빠 면도하는 모습을 처음 본 것인지도 몰라요. 대게는 아빠가 아침에 회사 갈 준비를 해서 그렇지요. 나린이가 아빠 얼굴이 하얀색이라고 말한 것을 보니, 아이들의 눈은 정확하고 못 속이는 저울추 같다는 생각이들어요.  

문득, 나린이가 학교에 가게 되면 입양한 사실을 알게 될 것이고 아이들도 나린이의 양부모가 친모가 아니라는걸 말해주겠지요. 피부색이 다르다 보니 쉽게 판단할 수 있는 일이라 보이네요. 미국사람은 필자가 흑인과 결혼해서 나린이를 낳은 줄 알아요. 하지만 우리 나린이는 아주 소중한 마음으로 낳은 자식이랍니다. 그런 나린이가 말했던 피부색 이야기를 생각하다 보니, 우리 나린이의 피부색과 엄마와 아빠의 피부색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네요.

우리 나린이에게 친모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줘야 할까요? 막내아들 가온이에게는 어릴 때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나린이 나이쯤 된 기억이 나네요. 주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두 갈래의 의견이 오고 가더라고요. 미리 입양한 사실을 이야기해줘야 나중에 충격을 덜 받는다는 분과 또 하나는 자연스럽게 알게 해주는 것이 좋다고 말하는 분도 계시고요. 입양해서 아이를 키우다 보니 이것도 고민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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