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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in America

미국 고등학교의 커밍아웃 이야기

by Deborah 2011. 3. 6.








오늘은 미장원을 들러서 머리를 자르고 손질 좀 했습니다. 미용실의 남자분이 그럽니다.
"저번에 우리 대화 나눈 것 기억하죠?"
"어떤 것을 말씀하시는지?"
"전 아니라고 말 하셨는지 모르겠어요."
"아..그 말씀이시군요."
"네"
"이야기 했더니, 남편이 웃으시면서 알았다고 하던데요."
"하하하. 네.."
"미국에서는 흔한 일이니 그렇게 미국인은 생각할 수밖에요."
"한국 미용실은 그런 일이 없었는데요. 요즘 들어서 커밍아웃이 나오고 난 다음부터는 동성애자가 있지요."
"그렇군요."
"요즘 티브이에서도 커밍아웃이라고 해서 홍석천 씨도 나오고 했잖아요."
"아 그 분.. 네 언제 본 기억이 있네요."

이런 이야기를 미용실 아저씨와 나누었지요. 사실 여기까지 이야기하면 커밍아웃이라는 단어는 그냥 그렇구나 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딸 아이를 학교에 픽업하러 저녁때, 학교에 갔었지요. 큰딸 아라는 학교에서 하는 셰익스피어의 "한 여름밤의 꿈" 연극에서 요정 역활을 맡았어요. 그래서 남편과 함께 토요일날 공연을 보고 했지요. 오늘은 두 번 공연이 있었다고 하네요.

"오늘 공연은 어땠니?"
"그냥 한 것 같아요."
"왜.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있었니?"
"사실은요. 오늘은 좋은 날이 아닌 것 같아요. 친구가 커밍아웃했어요."
"헉.. 무슨 말이야?"
"저도 놀라고 말았지 뭐에요. 상상도 못하고 있었는데요. 오늘 동성애자라고 말하니 말이죠."
"그랬구나. 너 괜찮니?"
"아뇨. 그냥 마음이 그래요. 친구가 그렇다는 사실을 믿기 싫은데 말이죠."
"그래도 넌 친구야. 동성애자라고 해서 친구가 될 수 없는 건 아니란다."
"네 알아요. 하지만, 이런 일은 생각하기도 싫어요."

아라는 생각지도 않았던 일을 경험 했는지, 많이 당황해 하는 눈치였어요. 요즘은 다들 커밍아웃이라고 해서 많이들 이야기한다고 합니다. 진정 커밍아웃의 의미를 잘 알고 그렇게 아이들이 말하는지도 의심스럽다고 말하는 남편 이야기를 들어 보니, 아직 정신적으로나 육체적 성장이 되고 있는 사춘기의 아이들은 커밍아웃의 진정한 의미를 아는지 모르겠습니다.

예전 대학교 다닐 때, 외국 친구가 들려준 커밍아웃의 이야기는 대충은 충격이었다고 했습니다. 친구가 그럴 것으로 생각도 못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친구로 잘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친구는 커밍아웃 때문에 우정에 금이 간 기억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외국인이 느끼는 커밍아웃의 의미는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잠깐의 충격을 받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 그런 부분을 이해하고 받아 드리는 분위기라고 보면 될는지요.


자신의 색깔이 분명한 아이들의 커밍아웃 이야기를 고등학교 때, 많이 일어난다고 하던 지인의 말을 생각해 봅니다. 커밍아웃이 미국에서는 마치 유행처럼 번져서 일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런 커밍아웃에 대해서 학교에서는 아무런 장해를 받거나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고요. 솔직해서 처음 친구와 소개를 받는 순간에 미리 자신은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밝힌다고 하는 이야기도 들었네요. 요즘은 세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래도 동성애자를 보는 기준과 그들을 대하는 사회의 시선에 대한 한계를 많이 느끼고 있지요. 우리 딸은 요즘 이런 경험을 하면서 학교생활을 하고 있답니다. 당신의 자녀도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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