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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in America

사춘기 아들이 내린 결정에 동의할 수 없는 부모 심경

by Deborah 2011. 3. 5.











한국에 사는 지인으로부터  전화가 왔었지요. 고등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는 아들 때문에 고생이라는 말을 했는데요. 어떻게 된 것인지 사연을 들어 볼까요?

"잘 지내고 있는 거지?"
"아..요즘 아들 녀석이 고등학교에 안 간다고 한다. 그래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네."
"저런..그럼 학교도 안 가고 집에서 놀겠다는 건가?"
"아 그런 건 아니고. 주유소에서 파트타임으로 알바를 한다네."
"휴.. 아니 거기서 일하면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아니고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아들 말로는 주유소 알바 하면서 검정고시 시험 친다고 하는데, 그리고 대학교도 간다고 말한다."
"아이고. 그것이 말처럼 쉬우면 다 하겠네. 그만큼 어려운 현실인 것을 아직 모르고 있나 보네.정말 철이 없다."
"그러니 문제지..기도 해 줄 거지."
"응. 힘내."

이런 이야기를 주고받았지만, 그 지인의 이야기를 들어 보니, 상태가 심각했지요. 아들은 고등학교를 포기하고 집안일을 도우면서 알바를 하겠다고 나섰지만, 그것이 좋게 보이지 않고 염려로 가득한 지인의 말을 들었지요. 이런 이야기를 듣고 기도도 해보고 했지만, 여전히 신경이 가게 되었습니다. 남편과 상의를 해 보게 되었는데, 남편이 주는 조언은 좀 색달랐어요.

"애가 학교에 왜 안 가겠다고 하는 거야?"
"음..글쎄 아마도 가정 형편도 어렵고 하니, 나름대로 도움을 주고 싶어서 주유소에서 알바를 한다고 한 것 같기도 한데?"
"음. 그렇구나. 이미 아이가 그런 마음을 갖고 있으면 마음을 바꾸기 어려울 것이고, 꿈도 없고 비전도 없나 봐?"
"아니. 그런 건 아닌 것 같아. 대학교도 검정고시를 쳐서 간다고 하던데."
"검정고시 한국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그것도 만만하게 볼 것이 안 되는데.외국이라면 홈 스쿨이라고 하라고 하겠지만, 한국은 그것도 안 되잖아."
"그렇네.. 홈스쿨도 힘들지. 그것도 부모가 어느 정도 알아야 자식을 가르치지."
"그럼.. 됐네! 뭐. 그 아이가 나가서 마약을 하거나 나쁜 친구를 사귀어서 놀러다니고 하는 것은 아니잖아. 그럼 아이의 결단을 믿고 부모도 따라가 주는 수밖에 없다."
"그것이 문제라니까. 어떻게 부모 가슴에 못을 박는 짓을 하는지 모르겠다."
"아이들을 다 부모 기준으로 키우면 얼마나 쉽고 좋겠어. 하지만, 그것이 안 되니까 자식 농사가 힘들다고 하는 거야."


남편이 내려준 처방은 그 아이의 부모는 그냥 묵묵히 아이가 잘되기를 기대하고 하는 데로 그냥 두고 봐야 한다는 말을 했지요. 아이의 의견도 존중해 줄 수 있어야 한다는 남편의 말을 들어 보니, 내가 그 상황이라면 어떡했을까를 곰곰이 생각하게 되는 순간이었지요. 아마도 그냥 손을 놓을 수밖에 없고 아이의 생각을 존중해주고 믿고 따라 주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사춘기 아이를 둔 가정이라면, 늘 홍역처럼 겪어야 할 사건들이 있지만, 이렇게 고등학교에 안 가겠다고 이야기하고 알바하는 아들의 모습을 본다면 가슴이 찢어지듯 아파져 올 것입니다. 누구나 다 힘든 시기는 있지요.그것을 어떻게 지혜롭게 넘기고 함께 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 아이에게는 부모의 지지가 필요하고 부모가 믿고 따라와 주는 마음을 바라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강제적으로 부모의 생각을 아이에게 주입시키다 보면 역효과가 나기 마련이지요. 


한국에 있는 지인을 위해 기도를 합니다. 부디, 마음의 평안을 찾고 고등학교에 안 가겠다는 아들과 합의점을 찾기를 말입니다. 모두 한 소리만 내고 있으니, 상대의 소리를 들을 수가 없지요. 이럴 때는 들어주는 것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서로 대화로서 이번 사건 잘 풀렸으면 합니다. 사춘기를 맞고 있는 그 아이가 내린 결정이 잘못된 것을 깨닫고, 다시 학교로 돌아갔으면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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