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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in America

미국의 놀이 데이트를 아시나요?

by Deborah 2011. 3. 4.

미국에서 아이를 키우다 보면 플레이 데이트(Play date)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될 것입니다. 즉, 이 말은 아이들의 놀이 상대를 찾아서 일주일에 한 번씩이나, 시간이 되는 날을 잡아서 놀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오늘은 막내딸이 놀이 데이트를 외국친구 딸과 함께 했지요. 오랜만에 만났던 친구였어요. 친구가 그 동안 아파서 응급실에 갔다는 이야기를 듣자, 마음이 아팠네요. 남미 출신인 친구는 남편이 아프카니스탄으로 파병되어 가고 혼자서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데요. 요즘 허리도 아프다고 하네요. 그래서 한약방에 가서 침을 맞으면 좋을 것 같다고 하니, 침을 맞아 본 경험이 있었던 모양인지, 우리 동양의 한약에 의한 치료 법을 아주 좋아하더군요. 문제는 침을 맞을 돈이 없어서 의료보험이 되는지 알아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나린이는 친구 딸과 잘 놀고 있었어요. 둘이서 노는 모습도 사진에 담아 봤습니다. 친구 딸이 나린에게 한 말이 참 귀엽고 사랑스럽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린아. 너의 이름 이렇게 쓰는 거 맞지?"

"..."

"여기 글짜 보이지? 위의 글자가 네 이름이고 이걸 여기다 둘 거야. 네가 우리집에 놀러 오면 그림 속의 글자는 행복하고 기뻐할거야. 하지만, 네가 우리 집에 놀러 오지 않는 날은 그림 속의 글자는 슬퍼질 거야."


4살이 하는 말인데도 어찌나 또박 말을 잘하는지요. 물론 영어로 한 말이였지요. 한글로 해석해서 올린 말이랍니다. "네가 우리 집에 놀러 오면 그림 속의 글자는 행복하고 기뻐할 거야. 하지만, 네가 우리  집에 놀러 오지 않는 날은 그림 속의 글자는 슬퍼질 거야." 라고 하는 친구딸을 보면서, 자주 놀이 데이트 시간을 만들어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돌아오는 길에 남편한테 친구 딸이 했던 말을 했더니, 남편은 나린이를 보면서 말하네요.

"나린아. 오늘 친구 키아라하고 놀아서 좋았니?"

"네. 키아라 만나서 좋았어요."

"네. 키아라 만나서 좋았어요."

"어. 한울이도 나린이 친구 키아라하고 같이 놀았나 보넹. 하하.. 한울아..지금 나린이한테 질문한 거야."

"네. 잘못했어요."

남편이 나린이한테 질문하자,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큰아들 한울이가 같이 대답하는 거에요. 남편은 지혜롭게 아들의 기분이 상하지 않게 짖궂고 있었지요. 아들은 그런 아빠의 말을 잘 압니다. 그리고 바로 자신이 잘못한 것을 인정했지요.

나린이는 행복한 날이었어요. 친구도 오랜만에 만났고, 신 나게 놀았습니다. 다음에는 백화점에 있는 월트 디지니 가게를 놀러 가기로 했지요. 나린이는 모른답니다. 안다면, 당장에라도 가자고 할 테니 그냥 친구와 비밀로 약속을 잡았지요. 그리고 친구한테 말했어요.



"월트 디지니 가게 하면 우리 나린이 좋아하는 것이 많으니 미리 가기 전에 이야기를 해야 돼."

"오 그거 좋은 방법인데. 그러면 이유 없이 보채는 일은 없겠다."

"그럼. 애들이 요즘은 똑똑해서 잘 알아들어. "

"나도 그 방법을 써야겠네."

백화점이나 가게를 들어 가기 전에 미리 아이에게 당부의 말을 합니다. 딱 한 가지 원하는 걸 고르라고 말이죠. 그리고 어느 정도 가격선에서 고르라는 말도 합니다. 아이들에게 선물하지 않는 경우는 미리 물건을 사주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그러면 아이들은 엄마가 미리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게 되죠.

친구 집을 방문한 필자와 딸 나린이도 행복한 시간을 보냈네요. 친구를 자주 찾아 뵙고 해야겠어요. 우리 딸 나린이도 놀이 데이트도 자주 시켜주고 말이죠. 한국에도 놀이 데이트라는 문화가 있는지 모르겠네요. 어린아이를 둔 가정이라면, 쉽게 볼 수 있는 광경을 소개 해 드렸네요. 아이들과 지내는 하루는 행복과 사랑이 함께 하는 하루였답니다. 세상에서 이런 우리 아이들이 없었다면, 이런 행복을 또 어떻게 누리고 살 수 있었을까요? 오늘은 아이들의 놀이 데이트를 만들어 주는 건 어떨까요? 아이의 학원 친구를 놀러 오게끔 한다거나, 유치원 친구를 놀러 오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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