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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in America

샘과 마리이야기

by Deborah 2010. 6. 7.


  요즘은 몸도 고생 마음도 고생이라는 말이 딱 맞아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 날들의 연속 가운데 신기루처럼 생뚱맞은 질문을 외국인 남자로부터 받았습니다. 사실 말이 그렇지, 이런 건 정말 온라인이기에 물어 볼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합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그 사람을 알게 된 경로 부터 알려드려야 겠군요. 페이스북 사이트에서 알게 된 분이였습니다. 외국사람들 사고 방식에 대한 이해도 많이 부족한 필자로선 오늘 황당한 질문을 받고 어떻게 답변을 해야할지 고민에 빠져 들었습니다.


외국인: 사실,, 제가요. 성적으로 바이섹슈얼(Bisexual, 양성애자)입니다. 괜찮으시죠? 대화가 불편하시다면 거절 하셔도 됩니다.

나: 음. 괜찮아요. 이야기 해 보세요.

외국인: 사실 전 요즘 한국남자에게 푹 빠져 있습니다.

나: 질문 하나 해도 되나요? 혹시 남자분이세요?

외국인; 네 남자 맞아요.

나: 아 그렇구나.

외국인: 한국은 게이를 인정하지 않죠?

나: 요즘은 옛날과는 달라서 커밍아웃을 하는 분들 있어요.

외국인: 제가 알기론 다들 거짓말하고 숨어서 몰래 하는 걸로 알아요. 얼마전에 다큐멘터리를 봤습니다. 한국의 게이에 관한 보고서라는 내용이였는데요.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가 없어서 그냥 대충 이런 것도 있구나. 생각이 들었죠.

나: 네. 미디어에선 나름대로 쇼 프로그램 형식으로 진행되는 커밍아웃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지요.

외국인: 아 그 프로그램이였나 보네요. 근데요. 솔직히 주변에 게이이신 분 있나요?

나: 없는데요. 왜요?

외국인: 한국 남자분 저좀 소개시켜 달라고요. 사실 제가 한국남자에게 너무 끌리거든요.


  이런 대화를 주고 받았다. 처음 대화를 하는 나한테 당돌하게 게이를 소개시켜 달라고 말하던 외국인을 보면서 느낀 점이라면, 너무 성에 관해서 개방적이다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게이라는 것을 아주 자랑스럽게 여겼다. 그분과의 대화를 살펴보면서 나름대로 짚고 넘어 가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한국에 게이의 현주소에 관한 이야기였다.

  사실 이런 쪽으로는 관심이 별로 없는지라, 어느정도 상황인지 짐작을 할 수 없다. 다만 모두가 쉬쉬 하면서 입다물고 몰래 나누는 그런 사랑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누군가에게 틀키면 죄책감에 빠져들기도 하고 말이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게이든 아니든. 그들이 선택한 것에 대한 당당함이 필요하고, 그것을 당당하게 짊어지고 갈 수 없는 상황에는 죄라는 의식이 강하게 밀려 올 것이라는 점이다.

  죄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하나님의 기준으로 본다면 다 비슷한 것들 뿐이다. 우리 인간은 어떻게 성에 대한 주체성을 바로 인식하고 몰고 갈 수 있을까. 사실 알다가도 모르게 자신이 동성애일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 본다. 우리 안에 잠재적으로 존재하는 욕망의 늪이 깊으면 깊을 수록 이런 복잡한 생각들이 밀려들 수도 있겠다.


  게이는 인정을 해주고 안 해주고의 문제가 아니라, 스스로 당당하게 게이임을 인정을 해야된다고 본다. '내가 남자다'라고 말하듯이, 난 남자를 좋아한다고 당당하게 말하던 그 외국인처럼 말이다. 그럴 날이 얼마 되지 않아 올 것 같기도 하다. 이런 문제에 대해선 깊숙히 생각을 해 보지는 못했다. 우리 인간은 그들을 질타하고 정죄할 권리가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것은 신의 몫으로 남겨 두야할 숙제라고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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