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도 한국의 현충일과 같은 날이 있다. 이름하여 메모리얼 데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즉 전몰장병기념일인 것이다.미국에서 보내어야 할 현충일을 멀고 낯선 이국땅인 쿠웨이트에서 남편은 보냈다. 정작 옆에 있어야 할 사람이 없으니 못내 그리움이 남는다.
먼 타국에서 보내는 쓸쓸한 현충일의 모습을 사진으로 보내왔다. 지난 5월 25일에 있었던 미국 현충일 모습이다. 사진 한 장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전쟁이 우리에게 남겨준 많은 교훈과 상처들이 아물기도 전에 미국은 또 다른 전쟁을 하고 있다.
미국 현충일을 기념하는 행사 모습이다. 이날은 작은 성조기가 앞에 꽂혀 있었다. 그것은 전쟁을 통해 목숨을 잃은 그들를 기념하기 위해서이다.
수많은 작은 성조기는 그들이 왜 그렇게 죽어야 했는지를 알고 있었는지 바람에 휘날리고 있었다.
미국을 도와서 함께 전쟁에 참여한 영국군의 모습이다. 영국의 전통 백파이프를 통해 구슬퍼 게도 어메이징 그레이스가 울려 퍼졌다.
영국군의 백파이프가 연주되는 동안 식장의 분위기는 많이 가라앉아 있었다.
전쟁 속에서 그대들은 아직도 못다 핀 한 송이 꽃일진대. 그렇게 젊고 아름다운 나이에 목숨을 다했구나. 슬프도다. 그대의 젊은 날이여.
전몰장병 기념일은 엄숙한 분위기에서 치러지고 있었다. 영국 방송국에서도 이런 모습을 촬영하고 있었다.
연례행사처럼 해 오던 그런 기념일이 아닌가. 그대들이여 죽은 이의 죽음을 부끄럽게 하지 마라.
남아 있는 사람들은 전쟁을 통해 목숨을 잃은 이들의 희생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들의 죽음은 결코 헛된 것이 아닐 테니 말이다.
먼 하늘나라에서도 지켜 보고 있을 그들의 영혼을 위해 편안히 잘 있기만을 기도할 뿐이다.
아. 그대들의 숭고한 목숨을 통해 오늘 이렇게 내가 있지 아니한가.
이렇게 전우의 철모와 총들만이 남겨 있지만, 그들이 해낸 공로는 세상의 그 어느 것보다 값진 것이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수많은 날이 지나도 전쟁을 통해 목숨을 잃은 그대들의 모습은 잊히지 않으리. 세상이 변한다 해도 변화되지 않을 그대들의 숭고한 죽음 앞에서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하늘에 모랫바람이 일었다. 마치 뿌연 갈색으로 뒤덮여 버린 하늘 속에 그대들의 모습 그릴 수 있을까?
그대들이여 그곳에서도 편히 쉬기를 바라는 마음뿐.
오늘은 한국의 현충일입니다. 현충일을 맞이하여 조국을 위해 희생을 마지 않았던 그들의 숭고한 죽음에 마음마저 숙연해집니다. 선조가 물려준 평화를 우리가 지켜내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는 우리가 하나로 뭉쳐서 한민족의 정신을 살려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