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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in America/Living in Illinois

외국 남자에게 전화번호를 줬더니.

by Deborah 2021. 5. 15.

 

 

 

 2009년도 작성 된 글이며, 많은 분들이 보지 못한 글인듯 하여 이렇게 재 발행 하게 되었습니다. 

 

외국 남자에게 전화번호를 줬더니.

 

 

필자는 요즘 공부를 한답시고 학교에 다닙니다. 원래 필자가 하고 싶었던 과목은 간호학인데, 전공으로 가기에는 아직 길은 멀고 험합니다. 지금은 필수과목을 배우고 있습니다. 같은 과에 있는 외국 남자인 찰스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찰스는 처음 필자를 봤을 때 윙크를 할 정도로 재미있는 친구였습니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외국에 살면서 한국어 이름을 고집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즉, 외국인이 한국어 발음이 서툴러서 외국어로 닉네임을 바꾸어 사용할 때가 잦습니다. 하지만, 필자는 아버지께서 지어주신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다 보니 외국 친구들은 골탕을 먹고 있습니다. 그래도 생각하는 것이 정작 나를 알고 싶으면 내 이름을 제대로 불러 줄 거라는 생각을 했더랍니다. 정말 그렇더군요. 외국사람들이 한국어 발음이 서툴러도 그 친구와 친하게 지내려면 서툰 발음이지만 한국어 이름을 부릅니다. 찰스가 필자의 이름을 불렀을 때는 교실에 있는 모든 학생에게 폭소를 줄 만큼 엉뚱한 발음이었습니다. 이제는 제법 이름을 잘 부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수업시간이 있었던 일을 나누어 볼까 합니다.

교수: 넌 왜 저번 수업시간에 안 왔니? 교실을 못 찾은 거야?
찰스:교실 번호가 뭔지도 모르겠고요. 일단 우리가 자주 만나는 교실로 왔는데 아무도 없더라고요.
교수:분명히 칠판에다 다음 수업은 어디서 만난다고 이야기를 했을 텐데.. 너 안 적었구나.
찰스: 칠판에다 적어 놓으신 줄도 몰랐어요. ㅠㅠ 혼자서 서성대다 결국 집으로 갔어요.-0-;;
나 : 저런......... 넌 핸드폰도 없니? 핸드폰으로 같은 반 친구에게 연락하면 이런 일은 없잖아.
찰스: 없는데.. ㅡ.ㅡ;;;
교수: 그래.. 이럴 때 전화번호를 교환해서 모를 때는 연락하면 되지 않겠니. 좋은 생각이야.

지난 수업은 컴퓨터 교실에서 수업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런 줄도 모르고 찰스는 예전에 우리가 모였던 그 교실로 찾아 왔었습니다. 당연히 교실이 어디인지도 몰라서 헤매다 집으로 갔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안타까워서 필자의 전화번호를 적어서 줬더니..

찰스의 반응이 완전 180도로 변했습니다.
찰스: "야호.. 전화번호 받았다.. 너한테 오늘 전화한다.. 기다려.."
나: "하하하.. 설마 쓸 때 없이 전화질 하면 죽는다."
찰스: "전화한다.. 꼭 한다. ㅎㅎㅎㅎ "
나: "난 결혼했어. 몰랐니?"
찰스: "어.. 정말? 이야.. 그러면 더 좋지 뭐.."

이런 이놈이 한 술 더 떠서 말을 합니다. 아 흑 순간 전화번호를 잘못 줬다 싶었습니다.
아찔한 느낌이 있잖아요. 상대에 대해서 잘 모르는데 전화번호를 준건 아닌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수님 설명을 한참 하고 있는데도 나를 웃으면서 쳐다보고는 전화번호가 적힌 쪽지를 나를 향해 흔들어 댑니다. ㅡ.ㅡ;;; 미친다....... 어쩌지... 저놈이 전화질을 계속해대면 난 죽음이다. 남편한테 뭐라고 말하지..
하하하..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교수님께서 나를 보시면서 말을 하십니다.
"도움을 주려는 마음이 참 예쁘다.. 이런 마음을 악 이용해서는 안 되겠죠? ㅎㅎㅎㅎㅎㅎ"
라고 하니 찰스는 웃으면서 그럽니다.
"오늘 밤에 전화할 일이 생겨서 좋은데요 뭘.."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정말 환장하겠더라고요. 이놈한테 전화번호를 주고 골탕이나 먹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수업을 마치고 찰스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데, 찰스는 수업시간에 농담을 해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습니다.
대신 한국 요리에 대해서 배우고 싶은데, 전화해도 되겠냐고 정중하게 물었습니다. 그래서 그래도 된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찰스와 대화를 나누면서 느낀 점은 아버지 음식점을 도우면서 오프 원프리의 주방장이 되고 싶은 꿈을 가진
멋진 청년이었습니다. 유머 감각이 뛰어난 외국인 때문에 웃을 수 있었던 날이었습니다.

하루가 지치고 힘들 때 이런 사람들이 있어 웃을 수 있나 봅니다. 가끔씩 돌아보면 주위에 웃음을 선물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사람들 때문에 하루가 힘들지 않았음을 시인합니다. 오늘이라는 날에 대한 감사와 내일이라는 또 다른 날이 주는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부지런히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19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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