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50개 주 동전을 모으기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4년째로 접어들었고, 마침내 50개의 동전을 다 수집했습니다. 50개의 동전 모으기 프로젝트를 하면서 일어났던 에피소드를 들려 드릴까 해요.
처음 미국 동전을 수집하게 된 동기
4년 전 시어머님의 부고 소식을 전해 듣고 시어머님이 사시던 곳을 방문했을 때, 시어머님이 우리를 위해서 남겨 주셨던, 유산으로 미국의 50개 주 동전 모으기 책을 주셨어요. 이미 시어머님께선 절반 이상의 동전을 수집 해 놓으신 상태였습니다. 막상 받아 보고 나니, 이런 걸 꼭 해야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하지만, 남편은, "우리 한 번 동전을 다 모아 보자."라고 했어요. 그래서 동전을 모으기 시작하게 된 거였지요.
동전 모으기는 쉽지만은 않았다.
미국 동전 퀘터로 통하는 동전의 값어치는 25센트에 불과해요. 하지만, 주마다 특징적인 상징이 동전에 있어서 아이들 지리 공부하는데도 도움이 되었지요. 하나씩 특별한 동전을 찾는다는 건 정말 힘든 작업이었답니다. 오죽하면 일반 세탁하는 곳에 가서 25센트 동전으로 바꿔서 했을까요? 그렇게 해도 내가 원하는 동전을 얻기는 하늘의 별 따기 식이었지요.
아들의 방해공작
아들의 방해공작이라고 말은 했지만, 사실 아들은 돈이라고 생각하니 수집함에 있던 돈을 다 끄집어 내어서 써 버리고 말았어요. 즉, 아들로부터 동전 털이를 당한 셈이죠. 그래서 혼이 난 기억도 있지요. 그런 아들은 다음에는 다시는 안 그러겠다는 다짐을 받고 난 후에 다시 또 없어진 동전을 모으기 시작하게 되었지요. 이런 수난도 겪고 해서 어느 정도 동전이 다 모이기 시작해갑니다.
마지막 동전을 찾지를 못해서 몇 달을 기다렸던 일
마지막 동전은 아무리 찾아봐도 없는 거에요. 거스름돈을 줄 때는 항상 내가 찾는 동전이 있는지 확인부터 하는 습관이 생길 정도였지요. 몇 개월을 하나의 동전을 찾기 시작했지요. 그래도 나오지 않았던 동전이었답니다. 결국, 이 동전은 없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지요. 시간이 지나고 나니 좋은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마지막 동전 찾았어.
남편이 어느 날 필자에게 동전 수집은 어떻게 되느냐고 묻더군요.
"자기 동전 수집한 거 다 끝났나?"
"아니.. 아직도 펜실베이니아 동전을 못 찾았다. ㅜㅜ"
"음..그래? 내가 지금 동전이 있긴 한데. 한 번 찾아 볼게."
"...."
"찾았다. 여기 있네."
"와..마지막 동전을 찾았다."
마지막 동전을 찾는 순간 완전한 기쁨이 몰려 오면서 그동안 동전을 찾기 위해서 노력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거 있죠. 아들이 동전 털기를 한 사건부터 시작해서 다시 동전을 모으면서 잔돈을 챙길 때 마다, 확인했던 일들이 말이죠. 정말 마지막 동전을 찾고 보니, 우리 시어머님이 물려주신 유산이었던 동전 찾기 프로잭트가 마무리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왜, 시어머니는 유산으로 동전 찾기를 물려 주신 걸까?
처음에는 왜, 시어머님이 유산으로 동전 찾기 책을 물려 주신 것인지 잘 모르겠더군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동전 찾기를 통해서 우리 가족 모두가 하나로 뭉치게 된 것 같습니다. 뭔가 가족과 함께 취미로 수집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동전 모으는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온 가족이 다 동원해서 수집했던 동전이었지요. 4년 동안 모았던 기억을 생각해 보면, 우리 시어머님이 물려주신 나름대로 이유를 이제야 조금은 깨닫는 기분입니다. 아이들은 동전을 모으면서 각 주의 이름을 외우고, 어느 주에 있는 동전을 넣으면서 알아 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지금 생각해도 우리 시어머님은 참 지혜로운 분이셨던 것 같습니다.
글을 마치며
미국의 50개 주가 있는 동전을 수집하면서 느낀 점이라면, 가족과 함께 취미생활로 동전을 수집해서 좋았고, 아들은 미국 지리 공부도 하게 되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작은 것에도 아이들 교육을 생각하셨던 시어머님의 마음이 담긴 유산인지라, 소중하게 다가옵니다. 아이들도 마지막 동전이 다 채워진 것을 알자, 기뻐하고 동전을 모으면서 생겼던 일화들이 이제는 추억으로 다가오는 순간입니다. 여러분도 가족과 함께 하는 취미 생활이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