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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ds

딸이 경험한 공포의 세차장

by Deborah 2009. 1. 26.

아마도 한 달간은 세차를 하지 않아서인지 차가 정말 더러워질 정도로 더러워졌습니다.
오늘은 결심하고 세차를 하려고 남편에게 말을 하는 순간 아들 녀석이 그럽니다.
"엄마.. 세차는 제발 하지 마세요. 너무 무서워요."
"이번에 세차하는 곳은 무서운 곳이 아니야. 그러니 안심해도 된다."
라는 말에 남편이 말합니다.
"그럼 세차를 해도 되는 거야?"

"응 세차하러 가자."
이렇게 하여 세차를 하러 들어갔습니다.
세차장 안에 들어갔을 때 뜻밖에 막내아들 보다 막내딸 나린이가 울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헵시바가 안되었던지 막내아들은 헵시바 손을 꼭 잡아 주고 있었습니다.
나린이가 왜 세차를 싫어할까를 분석해 본 결론은 이렇습니다.

1. 물이 차 창문을 통해서 쏟아져 내려오는 모습이 마치 안으로 들어온다는 느낌이 들었다.
2. 비누거품이 칠이 온통 해 놓은 것이 숨이 막힐지도 모른다. 밖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3. 큰 소음을 내고 움직이는 기계들이 마치 안으로 들어올 것 같은 착각이 든다.
4. 차를 닦아내는 기계 장치들이 아주 낯설고 무서운 존재로 다가왔다.
차를 세차하는 일을 계속해야 할 텐데 다음에도 울 것이 뻔한 사실 어떻게 하면 극복 할 수 있을까요?
세차장의 두려움을 없애 주는 방법의 최고는 아마도 손노동을 해서 직접 세차를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날씨가 추운 만큼 그 방법은 먹히지를 않겠군요.
다른 방법으로 생각한다면 세차를 하지 않고 여름까지 버틴다.
하하하. 이 방법도 그다지 좋은 방법은 아닌데요.
왜냐면 필자가 있는 일러노이주는 눈이 많이 옵니다. 눈이 오면 제설차가 길 위에다 눈을 녹이고자 소금을 뿌립니다. 그 소금이 차에 남아 있기에 세차를 하지 않으면 차 외부에 손상을 가져오기 십상입니다.
자. 그러면 마지막 한가지 남았습니다. 자주 세차를 해서 아이에게 세차가 무섭지 않다는 체험을 시키는 방법입니다.
그 당시는 울겠지만, 자주 하다 보면 아무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고 차 안으로 물도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 테니 말입니다.

이때 까지만 해도 헵시바는 신이 났습니다.

아빠는 세차를 하기 위해 번호를 누르는 중이에요.

공포의 세차장 문이 열렸습니다.

먼저 앞차는 세차를 마치고 나가고 있군요.

공포의 세차장 괴물로 비친 도구들입니다.

일단 거품이 가져다주는 공포도 무시 못합니다.

자 표정을 잘 보세요. 공포가 서서히 밀려오고 있습니다.

결국, 이렇게 울고 말았습니다.

공포의 괴물이 마치 차 안으로 들어오려고 하는 것 같지 않나요?

이렇게 위아래로 사정없이 후려치고 있었습니다.

기계의 움직이는 모양도 너무 무섭기만 합니다.

"울지 마" 하면서 동생을 달래고 있습니다.

오빠의 위로가 도움되었는지 조금 안정된 상태입니다.

이제 마지막 린스를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과정인 드라이를 하러 갑니다.

천천히 통과하라고 하네요. 그래서 천천히 나왔어요.

이건 또 뭐야. 또 다른 괴물이 있었던 거야?(차 위로 올라가서 아주 완벽에 가까운 드라이를 해주고 있습니다.)

세차장 밖으로 나온 차는 하늘을 보고 만세를 외쳤습니다.(밖으로 나온 차를 보자 하늘이 한결 더 깨끗해 보입니다.)

헵시바양도 같이 만세를 외쳤습니다.(야호. 신이 났습니다. 이제부터는 무서운 기계들을 보지 않아도 되니 좋습니다.)

녹지 않은 많은 눈이 깨끗한 차를 보면서 더 뽐을 내고 있습니다.

하늘도 참 맑았습니다.

쇼핑프라자 건너편에 더러운 눈덩어리를 보니 눈이 녹으면 저렇게 추하게 된다는 걸 보여주고 있군요.

성조기는 여전히 바람에 날리며 서 있었습니다.

"엄마. 이제 정말 살 것 같은데. 지금부터 세차는 하지 마세요!"



여러분 생각은 어떠세요?
아이들과 함께 차를 타고 있을 때 아이들이 세차를 거부할 때는 어떤 방법을 쓰고 계시나요?
그냥 무시하고 계속 세차를 하시는지. 아니면 아이가 없을 때를 골라서 세차를 하시나요?
ㅎㅎㅎㅎㅎㅎㅎㅎ
아이들에게 세차에 대한 공포도 어쩌면 스스로 극복할 나이에는 자연스럽게 극복이 되는 것 같습니다.
특히 어린 나이의 아이일수록 세차에 대한 공포감이 증가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세차장의 공포를 미국 용어로는 car wash phobia (세차 공포증) 하는데요. 정확한 용어는 아닙니다.
car wash phobia (세차 공포증)을 다른 용어상으로 따진다면 Ablutophobia는 그리스어로 ablute로 발전한 단어로 씻기다는 의미랍니다. 이렇게 시작된 용어에서 씻거나, 목욕을 하는 것을 두려워하다.에서 나오게 되었습니다. 이런 불감증은 어린이와 성인으로서는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흔하게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합니다.이런 증상을 가진 사람은 감성이 민감합니다.

예전에 막내아들도 두려움이 많았습니다. 이제 나이가 들고 하니 자신의 두려움보다 동생이 울고 하니 동생 손을 잡아 주면서 위로해 주는 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싸울 때는 잘 싸워도 동생이 울고 하면 제일 먼저 가서 위로하는 사람이 바로 막내오빠랍니다.. 참 착한 오빠죠. 그런 오빠를 둔 헵시바는 행복합니다. 오늘 두려운 세차장의 경험을 맞혔지만, 앞으로는 어떻게 견디어 낼지 궁금합니다. 앞으로도 또 울지도 모릅니다. 운다고 해서 세차를 그만 할 수는 없지요. 그런 상황을 잘 극복할 수 있도록 우리 아이에게 용기와 두려움을 극복할수 있는 힘이 생겨나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세차장의 공포를 언제 느꼈는지 모르고 지냈었다. 그런 수많은 시간들이 이제는 추억의 세차장 공포로 다가왔다. 나린이는 이제 10살이 되었고, 세차장의 공포는 찾아 볼래야 볼수가 없는 나이가 되어 버렸다. 


어린 나린이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린다.


2017년 3월 15일 새벽에 기억속에 잊혀져 버렸던 그 날을 기억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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