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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imal Stories

내가 정말 동물을 학대하는 사람인가요?

by Deborah 2009. 1. 2.

이야기 시작의 발단은 12월 초 어느 날 아침에 벌어진 소동부터 시작합니다.
딩동..딩동.. 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시간을 보니 아침 7시 된 아주 이른 시간인데, 누가 우리 집을 찾아왔을까?
딸이 나보다 선수를 쳐서 현관문 쪽으로 갔다.

"이 집 개 주인한테 할 말이 있어 들렸단다. 개를 추운 날씨에 온종일 밖에다 놔둔 것은 동물을 학대하는 짓이야. 이제는 그런 꼴을 보여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말을 듣던 딸은
"오케이"
일어나서 베사니에게(큰딸) 물었다. 그랬더니, 딸이 한참을 망설이다 말을 한다.
"엄마 생각에도 내가 찰리를(개) 학대한다고 생각해?"
"그게 무슨 말이야?"
응 아까 벨 누른 사람이 나한테 우리 개를 잘 보살피지 못한다고 나보고 동물 학대하는 사람이래.
"에고.. 저런..누군지 몰라도 내가 이야기했으면 한 마디 쏴붙여 줄 텐데..ㅡ.ㅡ 아니야.. 절대 그런거. 그러니 신경 쓰지말아. 알았지.."
이렇게 해서 베사니가 그 일에 대해서 잊은 줄 알았는데, 새해 첫날 남편에게 하는 말이 그런다.
"아빠가 생각하기에도 내가 찰리를 학대하는 사람으로 보이나요?"
"엥. 그게 무슨 말이야? "
"사실은 자기 없는 사이에 이웃집 있는 아주머니가 다녀갔어. 찰리를 반나절 밖에다 두고 외출을 했었거등. 그걸 보고 그런 말을 하는 거야."
"너 그거 아니? 이웃집에 콩나라 배추나라 관섭하는 사람치고 제대로 하는 것 하나 없어. 그런 사람을 두고 buzy body라고 한단다. (비지바디:즉 하는 일 없이 몸만 바쁜 사람) 신경 쓸 필요 없어.
내가 이야기 해줄까. 어떤 것이 정말 동물 학대고 아닌지.. 간혹 가다 사람들이 착각하는 부분이 있어.
동물을 마치 인간처럼 생각하는데..동물은 어디까지나 동물이야. 동물이 밖에다 반나절 동안 세워 두었다고 해서
그걸 학대라고 확대 해석을 하는 건 무리가 있지. 사람을 추운 겨울 날씨에 세워 두었다면 그건 정말 학대라 할 수 있지만 말이야. 이제 알겠니?"
"네..이제 알겠어요. 전 그런 줄도 모르고 혼자서 고민했잖아요. 정말 내가 찰리를 학대하고 있나 해서요."
"절대 그런 거 아니니까 걱정 하지 마"
이렇게 남편은 베사니에게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미국에 살다 보면 참 많은 일도 당한다. 특히 외국사람들은 동물을 친자식처럼 여기기 때문에 동물의 안정된 생활을 해치는 요인들을 발견하면 즉시 동물 학대 센터로 연락한다. 그러면 동물보호소 직원이 와서 동물을 데리고 간다. ㅠㅠ 우리도 그런 경험을 두 번씩이나 당했다. 한 번은 한여름에.. 이때가 여름성경학교를 할 때였기에 찰리를 밖에 둘 수밖에 없었다.  찰리를 시원한 에어컨이 있는 곳에 두고 싶어도 찰리의 테러 때문에 집안에 들여 놓을 수가 없다. 찰리를 집안에 두면 온집안이 난장판이 되어 버린다. 하루는 찰리를 집안에다 두고 외출을 했다. 세상에나. 그 당시 우리 집은 바닥에 카펫을 깔았는데, 찰리가 대변을 카펫 바닥에다 칠을 다 해놓고, 있는 휴지는 사방에 다 찢어 두고 그렇게 해 놨다. ㅠㅠ 그래서 도저히 우리가 감당할 수 없어서 외출 할 때마다 찰리는 집 마당에 있어야 한다. 이것을 본 외국사람은 즉시 동물보호소에 연락해서 개를 잡아 갔다.  집에 돌아왔는데..딸이 아무리 찰리를 찾아도 없다고 울고 난리가 났었다. 나도 찰리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고 해서 수소문을 하고 있던 차에 친구에게 연락을 했더니 동네 사무실에다 연락해 보란다. 그래서 연락하니 집 주소를 물어서 알려 줬더니, 우리개는 동물 보호소에서 잡아 갔단다..흑흑 ㅠㅠ
참나..정말 황당한 일.. 이런 일은 처음 당하는 사람은 모를 겁니다. 그 후로 조심해서 개를 키웠는데도 추운 겨울날 또 찰리가 실종이됐다. 알고 봤더니 이웃집 사는 아줌마가 찰리가 춥다고 자기 집으로 데리고 간 것이었다. ㅠㅠ;;
남편은 화가 하늘 끝까지 치밀어 올랐고 급기야 그 아줌마에게 경고장을 보냈다.
"아주머니..이 개 주인은 우리입니다. 아주머니께서 우리 개 추울까 봐 데리고 가신 것은 아는데요.
제발 남의 개를 아무 허락 없이 데리고 가지 말아주세요. 한 번 더 그러시면 고발조치 합니다."
헉.. 이 말을 들은 아줌마는 황당하다는 듯 남편을 쳐다봤다. 즉 말하자면 내가 당신네 개 걱정되어서 도와 줬으면
고맙다고 하는 게 정상 아니냐는 식이었다. 그래서 남편에게 그랬다.
자기야. 그래도 고맙다고 인사라도 하지. 저 아줌마 표정 좀 봐라.
"뭐시어째..버럭.."
오히려 화살이 내게로 날라올 태세다..
"남의 개를 강제로 납치했는데 무엇이 고마워. 당신도 생각을 해봐. 우리가 개 찾느라고 얼마나 헤맸는지를.."
"에고..뭔 말을 못해요. 알았어.."
여러분 어떻게 생각하세요?
동물을 사랑하는 분이라면 뭐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당연히 우리 소유로 되어 있는 개를
납치를 해서 자기 집에 데리고 있었다는 자체가 전 이해가 안 가네요. 딸이 개를 밖에 내 놓았다고 해서 학대를 한다는 식은 너무 지나친 표현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외국에 살면 별일이 다 일어납니다.
제발 올해는 이런 일 때문에 기분 상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네요.


여러분도 그런 경험 있나요?
개를 잃어 버렸거나 당신의 사랑하는 애완동물을 누가 몰래 데리고 간 사건이 있었는지 궁금하군요.
동물을 친 자식처럼 여기는 사람 입장에서는 추운날 아니면 뜨거운 여름날 개를 밖에다 매어 두면 학대한다고 해석할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남의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이야 자기 방식대로 해석하기 마련이니 그런 일이 벌어진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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