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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in America/Living in Colorado Springs

최고의 선물

by Deborah 2025. 7. 2.

 

자폐아 반의 아이들을 담당하고 선생님 보조로 일을 한지가 3년이 되어간다. 그들이 내게 했던 많은 말들 중에서도 졸업생이 된 앤디가 들려주었던 말이 인상적이다. 앤디는 직접 말하기 쑥스러운지 작은 메모를 남겼다. "선생님은 참 좋은 분이에요."라는 말이 얼마나 감동을 안겨다 주었는지 모른다.

 

3년이라는 세월이 길면 길었고, 짧은 시간이었다면 그럴 수도 있겠다. 우리 자폐아반 아이들은 세상의 오염된 생각과 많은 결핍에 시달리고 있었다. 가정적 불화를 겪는 아이와 심리적 불안과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하여 심리적 압박을 못견디어 난폭한 성향으로 표출되고 있었던 아이도 있었다.

 

이유 없이 자폐아반에 어느 특정 아이에게 머리채를 잡아당기는 일이나 머리를 때리는 등 여러 수모를 겪을 때마다 내 곁에 다가와서 친절하게 말해주었던 앤디가 생각난다. 앤디는 말했다. "선생님 아프죠? 괜찮으세요?"라고 말하면서 두 팔을 내 앞에 내밀고 나를 안아주었던 아이였다.

 

참으로 감사한 것이 우리 앤디는 성격이 난폭하지는 않지만,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선생님이 시키는 반대로 하는 경향이 있는 아이였다. 그런 앤디의 성격을 잘 알기에 사랑과 보살핌으로 잘 대해주려고 애를 많이 썼었다. 앤디는 졸업 선물을 달라고 했다. 그의 졸업 선물로 요구한 것이 있었는데... 핑크프로이트의  Dark Side of the Moon 명반을 선물해 달라고 했다. 마음 같아서는 해주고 싶었다.

 

남편이 그러신다. 앤디한테 그런 선물을 해주고 그럼 나머지 6명의 졸업반 아이들에게는 뭘 해줄 것이냐는 말을 했다. 그리고 우리 학교 규칙상 선생님이 학생에게 선물을 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었다. 그래서 앤디에게 말해주었다. "앤디야.. 넌 선생님이 학교에서 잘리면 좋겠니?" 앤디는 말했다. "아뇨." 그래 그런 줄 알았어. 선생님이 너한테 선물은 해주고 싶어. 그렇지만, 학교 규칙상 앨범 선물이 금지란다." 앤디는 말을 듣고 한 마디 했다. "그럼 아무도 몰래 저한테 선물해 주시면 되잖아요." 하하하하하 역시 앤디 다운 답변이었다. 

 

앤디에게 다짐하듯이 말했다. "앤디야.. 네가 고등학교 졸업하면 선생님이 핑크프로이트 Dark Side of the Moon 앨범을 선물을 해주마. 그럼 약속하자. 꼭 고등학교를 졸업해야 한다." 이 말을 듣자, 앤디는 그러자고 했다. 자폐아반 아이들과 약속한 것은 꼭 지키는 필자이기에, 그날이 올 때까지 핑크프로이트 앨범은 정리보관 중이다.

 

 

 

앤디가 선물로 준 스타벅스 음료카드에 15불씩이나 적금되어 있었다. 그래서 음료수 두 개를 사 먹기에 충분했다.

앤디가 손 글씨로 써주었던 말이다. 앤디야. 넌 꼭 고등학교 졸업하고 멋진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하는 사람이 될 것이라 믿는다.

 

오늘따라 스타벅스가 이렇게 빛이 날 줄이야!

앤디야... 잘 마실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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