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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in America

동성애자를 가진 부모의 마음

by Deborah 2008. 10. 29.



이 글을 쓸까? 많이 망설이다 글을 올리게 됩니다.

여러분은 동성애자 하면 무엇부터 생각하게 되시나요?
여러 답변이 있겠지만, 동성애자 생각하면 혐오감 내지는 가까이서 친구로 지내고 싶지 않다는 분들도 계실리라 믿습니다. 여기에 동성애인 딸을 둔 어머니가 계십니다. 그분은 남편의 이모 되시는 분이랍니다.
루이지애나를 방문하면서 바비이모 집에서 머물렀습니다.
바비이모는 아주 성격이 온유하고 사랑이 많으신 분으로 보였습니다. 그녀가 내게 털어놓은 딸에 대한 사랑은 아주 특별한 것이었습니다. 그녀에게 이제 30살이 넘은 테미라는 딸이 있습니다.
테미는 어릴 때부터 성격이 남자처럼 힘도 세고 성격이 남자 같다고 하셨습니다.
테미는 로데오 타는 것을 좋아했고 결국, 20살이 넘었을 때 로데오 경기장에서 한 여자와 하룻밤의 경험을 통해 그녀의 성에 관한 정체성을 바꾸게 됩니다.나중에 딸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바비 이모는 기독교를 믿는 집안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며 그녀에게 아주 모질게 혼을 내고 야단을 치면서 두 번 다시는 집에 발을 들여 놓을 생각도 하지 말라고 하셨다네요. 결과는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자연스레 가족과 담을 쌓고 지내는 테미의 인생은 가족에 버림받고 사회에서도 고운 시선을 받기는 어려운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오랫동안 딸을 멀리 해 오던 바비 이모는 어느 날 결심을 하게 됩니다.

내 딸을 내가 사랑해 주지 않으면 누가 우리 딸을 사랑 해 줄 수 있다는 말인가.
이런 생각이 들자 딸을 멀리 해 왔던 마음도 사라지고, 딸이 동성애자이지만 엄마의 사랑이 필요함을 알게 된 바비 이모는 딸을 집으로 불러들이고 딸이 사는 집도 오고 가면서 지낸다고 하셨습니다.
몇 달 전에 그녀의 딸에게 말했다고 합니다. "나는 동성애를 인정할 수 없다. 하지만, 너를 여전히 사랑한단다." 라고 말입니다. 그녀의 딸이 원했던 것은 엄마로부터의 동성애에 대한 이해와 승낙을 얻고 싶었지만, 거절을 당한 후의 쓰라림으로 인해 엄마 집에 오는 것조차 꺼렸다고 합니다. 동성애를 인정할 수 없는 마음을 딸도 알고 있지만, 그녀에게서는 엄마가 인정해 주는 것이 세상의 그 어느 누군가 인정해 주는 것보다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을 바비이모도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두 모녀는 사랑하는 법을 배워 갑니다. 어쩌면 두 사람 다 상처를 지니고 있었는지 모릅니다.
딸은 엄마의 사랑을 원했던 것이고 엄마는 그런 딸의 모습을 매정하게 거절했던 지난날을 후회하고 있었습니다.

바비이모 주변에는 친언니들이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친언니들은 바비이모가 자식 교육을 잘 못 가르친 죄로 테미가 동성애로 빠지게 되었다면서 바비이모 집에 오는 것조차 꺼린다고 합니다. 가족의 시선이 얼마나 나쁜 영향을 주는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남편의 삼촌은 동성애자입니다. 삼촌을 예전 시어머니 장례식 때 만났습니다. 그때 왜 사람들이 삼촌을 조심해야 하는지 말을 해 주셨습니다. 삼촌은 유달리 내게 친절하셨고 상냥하게 대해 주셨습니다. 물론 피부 색깔이 다른 나에게 친절하게 가족이란 의미를 주신 분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그분이 동성애자라면서 아이들을 그분에게 가까이 가지 말도록 하라는 큰 동서의 말에 뜻은 이해를 갔지만,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삼촌이 아이들에게 못 땐 짓을 할 수 있는 분이 아니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가족들이 잘 알 텐데 말입니다. 이런 가족의 시선 속에서 삼촌도 힘들었을 것입니다.
이런 현상을 볼 때 주위의 시선이 곱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바비이모는 딸을 비난의 시선이 아닌 사랑의 눈으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의 생각은 일치하지 않아도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꼭 동성애를 찬성하고 그들의 삶을 인정 하는 것만이 동성애를 옳게 바라보는 시선은 아니라고 봅니다.
동성애를 바라보는 시선은 옛날도 그랬고 지금도 그럴 것이라는 생각은 여전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들도 사람이니 사람답게 대우를 해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부모가 사랑해 주지 않으면 세상에 누가 그들을 사랑으로 품어 줄 수 있을까요?


동성애자를 사회의 병적 존재로 보는 사회이기보다는 그들도 숨 쉬고 품어 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함을 느낍니다. 물론 저와 반대 의견을 가지신 분들도 계실 테지요. 세상에 동성애를 가진 부모님들께 부탁하고 싶은 것은 사랑으로 자식을 품어 주세요. 그들도 그렇게 동성애를 하고 싶어서 선택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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