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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f Writing Story/The Real Stories

지금은 사랑할 때 (2부)

by Deborah 2021. 10. 31.

아라는 엄마의 나라를 방문했다. 2018년 11월

 

 

아라의 사랑은 과거를 덮어줄 보호막으로 작용했다. 그런 간절한 소망을 품었던 그녀의 생각과 달리 남자 친구는 이별을 요구했다. 이별 통보를 받고 울면서 엄마한테 전화를 했다. 그런 말을 묵묵히 듣고 침묵을 깨트린 엄마의 한 마디 말이 잊히지 않았다. "왜 그런 남자를 만나서 그러니. 그 남자한테 흘릴 눈물도 아깝다."그 말은 용기를 주는 말은 아니었다. 마치 엄마는 나에 대해서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시켜 주는 말이었다. 그래서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그날 이후로 엄마와 통화를 하지 않았다. 

아라는 미친 듯이 온라인을 하고 그 가운데 한줄기 빛과도 같은 옛 친구를 만났다. 그는 세상에 어느 누구보다 아라를 이해하고 묵묵히 지지해주는 유일한 희망과도 같은 존재 었다. 그렇게 서로를 알고 지내다 그가 미국으로 아라를 보러 왔다. 그렇게 시작된 관계가 연인으로 발전되어 아라의 유일한 사랑으로 남았다. 모든 것이 평탄하고 꿈만 같았던 아라의 생활이 지속되는가 싶었다. 하지만 벼락같은 일이 닥칠 줄 누가 알았을까.

그리고 아라의 인생에 폭풍이 밀려오기 전의 신호가 있었다. 그녀는 결심했다. 더 이상 미군에서 일을 하면 더 망가지고 말겠다는 생각에 전역하기로 결심한다. 이런 모든 사실을 알고 있던 군 상관은 그녀를 마지막으로 아프가니스탄으로 파병 가는 훈련병과 함께 하는 훈련소에 보내게 된다. 솔직히 그녀를 정신 병원에 강제로 넣었던 상관이나, 전역을 앞둔 병아리 사병을 혹독한 파병부대 훈련소로 보낸던 상관의 머릿속이 어떻게 된 건지 궁금했다.. 정말 그랬다. 군인들은 위의 상관이 흙을 쥐고 먹으라고 한다면 먹는 흉내를 내서라도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은 잘 모른다. 파병 훈련소가 어떤 집단이고 어떤 사람들이 그곳으로 가게 되는지를 말이다. 대부분 자원해서 가는 경우는 10프로도 되지 않는다. 상관의 결정에 따라서 혹독한 훈련시키는 곳이 파병 훈련소이다. 즉 전시 상항에 대처하기 위한 아프가니스탄의 사막 같은 기후와 조건에 맞추어서 모든 것은 가상으로 설정된다. 이곳에서 한 달간 살아남은 사람은 아프가니스탄으로 파병된다. 

 

그 끔찍한 일주일을 넘기지 못하고, 아라의 엄마가 있는 곳으로 연락이 왔다. 엄마는 황당해 전화를 받았다.

부대장: "아 저기..... 아라 어머니세요? 전 부대장입니다. 아라가 정신적 문제가 발생해서 지금 병원으로 호송 중입니다."

엄마: "아니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부대장: "아네.. 사실은요. 아라가 몇 번 기절을 했어요. 탈수 현상을 보였어요. 그래서 병원으로 호송을 하는데 이상한 증세가 보여서 정신 병원으로 호송 중입니다."

엄마: "아니.. 잠깐만요. 정신병원이라뇨? 멀쩡한 아이가 한순간에 정신이상이 오나요?"

부대장: "어머님 지금 상세한 내용은 말 못 해드리고요. 나중에 의사 선생님께 상세한 설명을 들으세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

 

일방적 통보를 받았던 아라의 엄마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세상에 이런 일이... 우리 딸에게 일어나다니.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그녀의 남편이 조사한 바로는 아라가 탈수증 현상을 두 번이나 보였는데, 부대원이 탈수증이 오면 옷을 다 벗기고 얼음 마사지를 해준다는 이야기를 했다. (아라의 증언: 이때 강간을 당했을 확률이 있다는 말을 했다.) 그 일이 있은 후에 이상 증세를 보였다는 것이다.

 

"까마귀 날아간다. 휴지통을 뒤지면 안 돼.. 까마귀야 뭐하니 그러면 안돼.."라고 헛소리를 해서 사람들을 당황케 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그래서 부대장은 손쓸 겨를도 없이 시애틀의 해군 정신 병원으로 아라를 강제로 입원시킨다. 그냥 통보성의 전화 한 통화가 다였다. 그리고 그다음이 가장 큰 문제였다. 병원에서 이상한 행동을 보인다고 의사 선생님이 말했다. 그 이상한 행동이 뭐냐고 물어봤다. (참고로 의사 선생님은 한국교포 2세였다.)

의사: 안녕하세요(한국말)

엄마: "한국말 잘하시는군요."

의사: "아뇨. 조끔."

엄마: "그럼 편안하게 영어로 사용하세요. 다 알아 들어요."

의사: "아라의 상태가 많이 좋지 않아요. 그래서 다른 약을 투여 중에 있어요."

엄마: "정확히 상태가 어떤가요?"

의사: "이런 말 하기는 그렇지만, 이상한 행동을 보입니다. 남의 팬티나 아니면 여성의 브래지어를 훔칩니다. 그래서 독방을 몇 번 넣었어요."

엄마: "그렇다고 독방으로 가두어 두면 안 되죠?"

의사: "저희도 어쩔 수 없는 상항이었습니다."

엄마: "약을 독한 것을 먹이고 하니 정신적 착란이 와서 그런 거 아닌가요?"

의사: "그럴 가능성도 있지만 우리가 확인한 증상으로 아라는 정신병을 앓고 있어요."

엄마: "정신병을 한 번도 앓지 않고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나타날 수도 있나요?"

의사: "네 그런 현상 종종 있습니다. 아라의 병명이 manic bipolar 1(양극성 장애)입니다. 충격적 사건을 통해서 잠재하고 있었던 정신적 분열의 형태로 나올 수도 있지요. 저희가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엄마: "우리 딸 잘 보살펴 주셔서 고마워요."

의사: "천만에요.(한국말)"

엄마: "네.. 반가웠어요."

의사: "네 또 연락드리죠."

한국의사 말로는 유독 이 의사만 따른다고 한다. 한국의사를 보더니 남동생 한울이 인 줄 알고 그분한테만 말하고 다른 사람하고는 대화도 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그 의사분도 다른 환자를 봐야 하는데 하루 종일 우리 아라가 그분 뒤만 따르고 해서 힘들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 의사 선생님 관심을 받기 위해 물건을 훔치고 하니 독방으로 옮길 수밖에 없는 상항이었다. 그런 지옥 같았던 정신병원의 환자와 같이 모임을 갖고 이야기도 하니 아라도 정신병자가 되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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