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기하 씨는 어디서 들어 본 이름인데.. 하면서 노래를 찾아서 들어 봤다. 정말 한국에 이런 그룹도 있었구나. 나의 20대의 청춘은 한국보다는 미국에서의 삶이 더 많은 의미로 남아 있기에 한국의 록 음악은 잘 몰랐고 알고 싶었던 마음이 없었다. 그냥 산울림과 신중현 씨 그리고 예레미의 음악에 빠져 보기도 했었다. 하지만 오늘 소개할 앨범은 예전 같으면 잘 듣지 않고 그냥 지나 칠 수도 있을 뻔한 곡들이 많이 있었다. 그래서 반가웠고 무엇보다 음악적 열정이 넘치는 "별일 없이 산다" 앨범이었다. 장 기하 씨와 얼굴들이라는 밴드와 함께 한 음악은 하드락적인 분위기와 포크락 그리고 얼트 네이트브 락의 요소가 돋보이는 음악이었다.
음악적 모티브가 되는 영감은 뮤지션마다 색다른 방법으로 찾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일상에 일어나는 일이 소재가 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다. 물론 장기하 씨의 작사 솜씨도 삶의 흔적을 알려주는 신호탄처럼 내 삶에도 스며 들 듯이 다가왔다. 내가 없었던 한국의 시간들 내가 알지 못했던 뮤지션에 대해서 알아가는 시간은 즐겁기만 하다. 마치 보석을 처음 발견한 사람처럼 신기하고 반짝이는 음악이 내 마음을 환하게 비쳐 주는 듯하다.
그들의 1집 앨범을 다 들어 본 결론은 한곡마다 장기하 씨의 작사, 작곡의 노고가 묻어 나는 곡이었고 일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을 노래로 간접 체험하는 기분이 들었다. 앨범의 제목처럼 그렇다. 그냥 별일 없이 산다. 그런 것이 우리의 삶이고 노래다. 장기하 씨는 대중과 아주 가깝게 소통하는 방법을 아는 분 같다.
자 이제 노래가 어떤지 들어 볼까?
느낌은 바로 당신의 몫이니까. 마음을 비우고 들어 보자. 삶을 노래한 그룹 장기하 씨와 얼굴들의 노래다.
장기하와 얼굴들의 정규 음반 1집
앨범명: 별일 없이 산다
발매일: 2009년 2월 27일
녹음: 2008년 ~ 2009년 나잠 수의 집(쑥고개 213 스튜디오),
톤 스튜디오, 토마토 스튜디오
포맷: CD, LP, 디지털 다운로드
길이: 48분 50초
레이블: 붕가붕가레코드
프로듀서: 장기하, 나잠 수
장기하와 얼굴들 (Kiha & The Faces) - 삼거리에서 만난 사람
삼거리에서 만난 사람은 장기하 씨가 군 복무를 하고 있을 당시
직접 만든 곡이라고 하니 새삼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음악인은 어느 장소를 불문하고 영감이 떠 오르면
이렇게 머리에 맴돌던 악상들이 곡으로 탄생되는 것이다.
삼거리에서 만난 사람은 마치 내가 그 주인공이 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곡처럼 들렸다.
어쿠스틱 기타 연주가 참 듣기 좋았다.
가끔 클래식 한 분위기를 내고자 한다면 이런 곡을 추천한다.
싸구려 커피. 하하하 제목도 얼마나 좋은지. 더 이상 설명도 필요 없는 아주 간결하고
가사말도 직설적이며 생활과 연관된 대사 말로 나오는 부분도 참 재미있게 들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싸구려 커피 한잔 정도는 마시지 않는가? 그런 삶이 우리가 사는 세상인 것이다.
"오늘도 무사히" 연주 기법이 예전에 들어 본 기억이 있었던 기타 리프가 친숙하게 들려온다.
음악인이 창작의 활동을 할 때는 다른 음악가의 스타일을 닮고 연주도 비슷하게 들리는 경우가 있다.
그들의 연주를 들어 보니 그런 분위기 난다. 아직도 난 좋은 사람. 나도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멱살 한 번 잡히십시다." 이 노래는 정말 가사말 너무 좋아서 어쩔 줄 몰랐다.
세상에 내가 해 보고 싶었던 마음을 잘 표현해주고 있다.
마치 노래는 내 마음을 알아주기라도 하듯이 세상을 향해서 말해주는 멜로디다.
"나와" 이곡의 기타 리프트는 친숙한 느낌이 난다.
베이스 연주가 살아 있다. 대부분 베이스 연주는 다른 사운드에 묻혀 가기 때문에
잘 듣기 힘든 경우가 허다하다. 신나는 리듬으로 노래는 설득력 있게 들린다.
나와 하는 모든 것이 행복하게 연결될 것 같다.
"달이 차오른다, 가자" 이 곡도 군 복무 시절 작곡한 곡이라고 한다.
노래를 들으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장기하 씨의 독특한 보컬 창법이 정겹게 들린다.
달이 차오르면 여행을 가자고 하는 내용은 일탈을 꿈꾸는
우리들 이야기처럼 들린다.
"나를 받아주오" 아주 단순한 리듬의 반복이지만 보컬의 돋보이는 곡으로 마치 애절하게
상대의 마음을 구걸해보고 싶은 느낌이 전달된다. 잘 풀리지 않는 연애 그래서 하소연이
노래로 둔갑한다. 한 번만 눈 딱 감고 받아 주지 그랬어. 하하하 노래 듣고 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쿠스틱 기타의 연주가 아주 느리게 그리고 감수성이 가득한 그대 가슴을 달래 주듯이 애절하다.
약속도 없고 평범한 날 속에 있지도 않은 눈물이 생각났다. 휘파람 부는 소리는 듣기 좋았다.
이런 느낌은 그냥 상상 속에서 그려 보는 상대에 대한 아련함이 남기 마련이다.
"느리게 걷자" 느리게 나도 걸어간다. 노래를 따라서 테라스가 보이는 창문을 열고 공기를 들이마시면서
방을 가로질러서 느리게 걷고 현관문을 나선다. 그리고 사람들이 분주히 걸어가는 아스팔트 사이로
천천히 느리게 걷는다. 모든 주변의 환경이 느리게 다가와 예전에 몰랐던 것을 발견하고 작은 기쁨을 맛본다.
진정 삶을 즐기고 싶다면 느리게 걸어 보자. 노래를 들으면서 이런 상상을 해봤다.
별일 없이 산다 앨범의 동명 타이틀이다. 아주 탄탄한 하드락의 리프트가 듣기 좋다.
잔잔하면서, 강하게 다가와 느낌표를 찍는다. 별일 없이 사는 삶이지만
노래는 별일 있어 보인다. 이런 앨범의 노래는 일상에서 느낀 점이 가사가 되고 리듬으로 탄생된다.
내 안에 주문을 외운다. 나는 사는 게 재미있다. 매일매일 신난다.
장기하와 얼굴들의 들려주는 추억의 앨범이었다. 2008년도 "싸구려 커피" 데뷔 싱글은 인디 락 밴드로 처음 소개되고, 2009년 "별일 없이 산다" 앨범은, 그 당시 세인들의 주목을 받았고 상업적 성공을 안겨 주었다. 이제 2020년이 흘러 필자의 청각을 만족시킨 리듬으로 다가왔다. 음악이 주는 감동은 일상생활로 연결되어 왜 사는지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위의 앨범을 들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삶에 대한 잔잔한 애정이 가득 담긴 앨범이었다. 지나고 나면 모든 것이 추억이 되고 노래는 한 뮤지션을 기억하는데 큰 도구로 작용된다. 그들이 남겨준 소중한 1집 앨범을 들으면서 삶의 애착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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