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ids/Hanul

가을의 단상

by Deborah 2019. 11. 19.

 

며칠 전에 남편님과 아라의 직장 상사인 대대장과 면담의 시간을 갖게 되었다. 결론은 아라의 상태가 약을 먹지 않아서 생긴 일이라고 말했다. 분명 아라는 약을 잘 챙겨 먹는다고 했었다. 알고 보니, 우리 부부에게 거짓말을 한 거였다. 아라의 상태로서는 일주일만 지켜보고 퇴원을 시키자고 한다. 약이 몸안에 들어가서 저항력을 키울 때까지는 병원에서 지켜봐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군대를 의료사로 제대하는 모든 절차를 소속 부대에서 알아서 처리하겠다고 한다. 원래는 군인이 직접 발품을 사서 바쁘게 절차를 밟고 해야 한다. 그래서 감사하고 미안하다고 이야기를 했더니, 대대장님이 그러신다.

"어머니.. 따님의 상태가 군대 생활을 하다가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우리가 책임을 지는 선에서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미안하다는 말은 말아주세요. 정신적으로 힘들면 이상한 행동 보일 수도 있으니까요. 힘내세요."

이런 말을 해주시는 대대장님이 고마웠다. 회의를 다 마치고 작별 인사를 하면서 대대장님을 포옹했다. 내 입장에서는 우리 딸을 잘 보살펴 주셔서 감사한다는 의미였고, 포옹을 받은 대대장님 입장에서는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위로해주는 듯한 따스한 포옹이었다.

이런 일들이 있은 후, 우리 큰아들 한울이 내외와 함께 아라가 있는 병원을 방문했다. 이날은 날씨가 몹시도 추웠다. 마치 나의 마음을 대변하듯 쓸쓸하고 공기는 차가웠다.

 

아라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하시면 아래의 링크를 보시면 된다.

 

아라의 일상 2

Eagles - Peaceful Easy Feeling 사건 개요 1. 2019년 7월 3일 미국의 샌디에이고에 있는 해병대 병원에 수송된다. 훈련 도중에 더위를 먹어서 쓰러진 상태였고 탈진이 심하다는 이유로 병원으로 호송되었다. 2...

deborah.tistory.com

 

포트 브래그에 있는 군인병원 내부 시설이다.

 

 

포트 브래그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포트 브래그(Fort Bragg)는 노스캐롤라이나주 페이엣빌, 컴벌랜드, 호크, 무어, 해르넷 카운티에 있는 미국 육군 공수부대와 특수 작전 부대의 기지(영어: Fort Bragg, Home of The Airborne and Special operations forces)이다. 브랙스턴 브래그의 이름을 따서 지었으며 면적이 650km2로서 4개 카운티에 걸쳐있다. 비용 6백만 달러를 들여 포병 훈련장으로서 1918년부터

ko.wikipedia.org

 

그림이 인상적이다. 의무병과 군목의 모습이 보인다. 둘 다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실화를 그린 것이다. 

Womack(우맥크:병원 이름)은 세계의 가장 큰 전쟁 공로자들을 자랑스럽게 대우합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라를 만나러 간다.

 

도착한 곳이 6층이었다.

정신과 병동으로 간다. 그리고 아라를 만났다. 아라는 금식을 한다고 하루 동안 밥을 굶었나 보다. 그래서 손을 잡고 어린아이처럼 밥을 먹으라고 달래주니 먹고 웃고 한다. 예전의 아라의 모습은 없었다. 정신이 고장이난 아라의 마음을 알 수가 없지만, 나만 보면 사랑을 해달라고 재촉하듯 안겨들고 운다. 그런 아라가 안쓰럽다. 다행인 건 정신과 병동에서 일하시는 한국계 여군이 있었다. 그 분말에 의하면 아라가 이틀간 단식 투쟁을 한 이유에 대해서 설명해주었다. 한국말로 말하는데 너무 신기했다. 

"어머니, 아라가 여기서 친구를 하나 사귀었는데, 그 여자애가 아라 보고 금식을 하자고 했나 봐요. 그 애 말을 믿고 금식하고 있는 중이라서 저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고민했어요. 다행히 어머님 오시고 밥을 챙겨주니 다행이네요. 조금 전 까지만 해도 밥을 안 먹겠다고 해서 좀 속이 상했거든요."

"우리 아라 잘 챙겨 주시고 감사해요. 원래 귀가 얇은 아이라 남들이 하자는 데로 잘 따라 하는 성격이에요. 친구를 사귀고 싶어서 그 애가 하자는 대로 한 것 같네요." 

"맞아요. 아라는 너무 순진해요. 그래서 미치겠어요. 어떻게 하지도 못하고 그 애랑 때어 내려고  우리 스태프들도 노력했지만 늘 붙어 다녀요 ㅠㅠ"

이런 이야기를 해주는 고마운 한국계 여군이신 그분이 있어 마음이 든든해졌다. 14살 때 미국으로 이민을 오셨고, 부모님은 프로리다주에 산다고 했다. 그래서 추수감사절 날 우리 집으로 초대를 했다. 한국 이름은 성희라고 했었다. 성희 씨가 이번 추수감사절 날 우리 가족과 함께 보내셨으면 좋겠다. 한국음식도 몇 가지 만들어야겠지.라고 머릿속에서는 이미 정리를 하고 있었다. 그때 가봐야 알겠지만, 지금은 승낙을 하신 상태이다. 다음 주 목요일이 미국의 추수감사절이 된다. 이렇게 서로 알고 지내다 보면 아라하고도 친해지지 않을까. 아라보다는 두 살 정도 많아 보여도 20대의 청춘이니 무엇보다 우리 아라를 잘 이해해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아라에게 일어났던 일이 궁금하시면 아래의 링크를 클릭하시오.

 

아라의 일상 2

Eagles - Peaceful Easy Feeling 사건 개요 1. 2019년 7월 3일 미국의 샌디에이고에 있는 해병대 병원에 수송된다. 훈련 도중에 더위를 먹어서 쓰러진 상태였고 탈진이 심하다는 이유로 병원으로 호송되었다. 2...

deborah.tistory.com

 

 

가: 가는 너를 붙잡을 수가 없어 한없이 하늘만 쳐다봤지.

을: 을씨년스러운 가을의 하늘과 차가운 공기가 볼에 스칠 때마다 나는 너를 생각했다.

 

자연이 주는 기쁨을 잠시 맛보았다.

아라와 헤어진 후, 주변 경치를 둘러보니 가을이 조금은 남아 있었던 모양이다. 하늘과 나뭇잎이 이렇게 반겨주고 있었다.

내 마음과 달리 자연은 괜찮다고 나를 위로해주고 있었다.

 

그래 이것도 지나가리라.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