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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in America

딸의 남친 이야기

by Deborah 2019. 5. 25.

큰딸 아라와 한국에서 온 조카 이렇게 셋이서 근처에 있는 반즈 노블 도서점을 방문했다. 그곳에는 스타벅스가 있어서 이렇게 드래건 과일 주스를 마시게 되었는데 예상외로 맛이 있었다. 그냥 피로가 쌓여 있었던 하루 었다. 우리 아라는 요즘 신이 나 있었다. 방탄소년단을 싫어한다는 아라도 엄마의 적극적 전도에 의해서 이제는 방탄의 진을 좋아한다고 했다. ㅎㅎㅎ 처음에는 방탄의 노래만 틀어놓으면 난리를 치던 아이가 이제는 유튜브를 통해서 방탄의 이야기나 소식들을 같이 보곤 한다. 그래서 더 친해진 느낌이랄까. 

 

우리 딸과 처음으로 외출하면서도 싸우지 않았다. 하하하 늘 외출하고 하면 싸움으로 번지는데, 오늘은 이상하게 배려를 해주는 딸을 보면서 엄마를 많이 생각해 준다고 생각했다.

 

아라의 남친이 스웨덴에서 온단다. 다가오는 6월 10일에 미국에 와서 우리 집에서 2주간이나 머물 예정이다. 온라인을 통해서 남자 친구이라고 떡하니 사귀었다. 그래서 좀 못마땅한 점도 있었지만, 요즘 계속 아침마다 서로 인터넷을 통해서 통화하고 대화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남자 친구를 많이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어느 날 내 곁에 와서 아라가 하는 말이.

 

엄마 만약에 내가 다른 나라에서 살면 어떻게 생각해?

 

그 말에 대한 대답은 안된다라고 하고 싶었다. 늘 곁에 두고 싶은 딸이지만 이젠 성인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주고 그녀를 응원해주기로 했다. 좋은 사람만 데리고 와 그럼 괜찮으닌까.라고 말은 했지만 멀리 떨어져서 산다면 많이 서운하고 보고 싶어 질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라의 새로운 사랑이 시작됐다. 그 사랑은 아픔이 없기를 바라고 있지만, 우리의 마음 먹은대로 세상은 흐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기에 묵묵히 지켜보고 있다. 남편이 식탁에 앉아서 게임을 하고 있었다. 그에게 말했다.

 

자기야 난.. 우리 딸이 아픈건 싫어. 이번에도 상처를 받으면 어쩌지?

 

남편은 나의 대화에 대한 응답을 해주었다.

 

그건 말이지. 어쩔 수 없는 거야. 모든 만남이 이별이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해서 만나는 것이 아니 니까.  설령 아픔이 온다고 해도 그것을 감당해내야겠지. 그러면서 우리 아라도 더 성장을 해 나갈 수가 있을 거야.

 

어떻게 당신이라는 사람은 말을 할 때마다 모범답안 같은 말을 해대는지 모르겠다. 하하하 

아라의 남자 친구가 오는 그날.... 알게 되겠지. 현실과 가상의 세계의 차이점을 말이다.

 

그것을 깨닫기까지의 과정들이 있겠지만 이번에는 사랑의 결실을 꼭 맺어졌으면 좋겠다. 서로가 사랑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런 만남이 오래도록 지속되었으면 좋겠다. 이런저런 잡생각이 나는 그런 잠 안 오는 밤에 글을 끌 적여 본다.

 

 

아라야.

넌 요즘 어때?

기분이 제법 좋아 보여서 엄마도 기뻐.

요즘 들어서 생각난 건데 우리 아라가 성장을 많이 한 것 같아.

엄마가 모르는 사이에 몸도 마음도 아주 커버렸네.

이젠 온라인을 통해서 남자 친구를 사귀었다고 할 때 하늘에서 벼락이 치는 줄 알았어.

하지만 그래도 좋은 사람이길 바라는 엄마의 마음 잘 알 꺼야..

우리 딸 널 믿어

잘할 수 있지?

가상의 만남이 현실로 이어질 때 너무 큰 실망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기대만큼 얻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

그래도 응원해. 네가 진실한 사랑을 찾을 수 있도록 말이지.

사랑은 말이야. 알 수 없는 수수께끼와 같아.

그래서 사랑하기 힘들다고 하는 것 같아.

 

사랑해 우리 딸.

널 생각하면서 엄마가 편지를 썼다. 안녕 우리 딸. 굿 나이트.. 좋은 꿈 꿔.

 

 

2019년 5월 25일 새벽 1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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