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의 큰 아들인 한울이는 밤낮이 뒤바뀐 생활을 하고 있다. 고등학교를 검정 고시를 치르고 한 해를 다른 아이들 보다 일찍 졸업장을 받았건만, 정작 직장을 구해야 했던 한울이는 실업자로 6개월의 고통스런 시간을 지냈다.
그 6개월이라는 시간을 청산 할 수 있었던 것도 필자의 회사에 취직을 시킴으로서 가능했던 일이였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비정규직에 있었던 한울이는 정리 해고에 이르게 되고 다시 2개월이라는 실업자의 고역스런 길을 걸어야 했다.
그랬던 한울이가 어느날 말헀다.
엄마 내일 인터뷰 오라고 하던데요.
정말? 어딘데? 잘 됐다.
제품의 수량을 품목별로 적고 재고를 확인하는 일을 대행하는 업체라고 해요.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 되었다. 어떤 회사면 어떠랴, 직장만 다니게 된다면 속이 다 시원할 것 같았다. 이렇게 인터뷰를 다음날 마치고 한울이는 그 회사에 비정규직으로 들어 가게 된다. 그런데 재고 품량을 정리하는 회사는 출근을 새벽에 한다. 그것도 새벽 2시에 일을 나가서 다음날 오후 2시나 아니면 3시쯤에 집에 들어 온다. 이렇게 밤 낮이 뒤 바낀 생활을 하고 있는 한울이를 보니 안스럽다. 돈은 벌어야하고 당장 일할 곳은 지금 재고 품량을 정리하는 회사 뿐이였다.
이런 한울이가 안스러워서 그냥 대학교를 가면 안되겠냐고 말 했더니 그의 대답은 이러했다.
전 지금에 만족해요. 빚내어서 대학교를 간다고 해도 그 전공을 살려서 일하는것도 아니잖아요. 그리고 취직이 된다는 보장도 없고요.
말은 청산유수처럼 하는 한울이를 보면서 대학을 가는것을 이미 포기 했다는 식의 이야기를 남편에게 헀더니 좀 더 지켜보라고 하신다. 시간이 지나면 교육이 왜 필요한지를 알것이라는 말을 해주었다.
한울이가 현실적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교육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한다. 정작 아이들이 원하는것은 교육 보다는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책임을 다하면서 하루를 살아 가는 것일진데, 그 삶이 고달프고 힘들지라도 잘 견디고 버틸수 있다면 좋으련만 얼마나 버티어 낼지가 의문이다.
한울이는 대학보다는 현실적 비전이 있는 일을 해내고 싶어 했다. 그렇다고 꿈이 없는것은 아니였다. 그꿈을 향해 가는 길이 좀 서툴고 더디어 가고 있어도 옳은 길로만 가면 된다는 바람직한 생각을 하고 있는 한울이였다.
데보라의 글이 다음의 여행 코너에 떴네요. "미군이 되어서 알라스카에서 근무하는 우리딸 이야기" 라는 제목으로 떳군요. 다음 관계자님께 진심으로 감사함을 전합니다..꾸벅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