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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in America

한국 모텔에서 생긴 일

by Deborah 2011. 8. 4.

한국의 모텔을 처음 경험한 우리 가족


우리 가족이 부산을 방문했을 때, 하룻밤을 머무를 곳을 찾다가 모텔을 발견했습니다. 그곳은 나름대로 깔끔하고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문제는 19금 수준의 방송채널을 보고 놀라고 말았지요.

"헉..저게 뭐야?"
"빨리 꺼.."

우리 아이들은 당연히 모텔에 티브이가 있으니 리모컨으로 티브이를 보려고 채널을 돌리는 순간..흑 이게 뭡니다. 정말 19금이 그대로 보여주는 겁니다. 그 순간..아 여기는 미국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스쳐지나 가더군요. 미국은 절대 호텔에서는 이런 19금을 보여주지 않죠. 우리가 머문 곳은 특별 서비스라고 해서 손님에게 채널 서비스로 19금을 보여주는 것 같더군요. 아이들 보는 앞에서 민망했던 기억이 났습니다. 오늘 네일아트 하는 가게를 찾게 되어 그 당시를 회상하면서 이야기를 했더니, 네일아트 하는 언니가 그럽니다.

"한국이니 그렇지. 외국에는 절대 그렇게 못 하지."
"그런 거 보면 한국은 아주 야하죠."

이야기는 80년대로 거슬러 올라 가야 해. 그 당시 나와 친분이 있었던 남 동생으로 따르는 남자가 있었지. 물론 그 애는 미국에서 자라난 2세대야. 그러다 보니, 한국어도 조금은 서툴지만, 대화만 가능할 정도라고나 할까. 한국을 방문하기로 했데. 한국을 가면 어디서 머물러야 하나 고민을 했다고 하네.

호텔에 머물고 하면 돈도 비쌀 것 같아서 모텔을 하나 골랐나 봐. 그날은 많이 걸어 다녀서 피곤하고 지친 하루였어. 모텔에 들어오자마자, 씻는 둥 마는 둥 그렇게 침대에서 꼴아 떨어졌지. 그런데 말이야.. 누가 문을 두드리는 거야.. 누구라고 생각해? 그래..맞았어. 모텔의 주인 아저씨였던 거야.

"안녕하세요. 불편한 것 없으신가요? 혹시 필요한 것 있으면 찾아 주세요."
"아네..지금 불편한 것은 없고요. 그냥 피곤해서 자야 할것 같아요.그럼.."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문들 닫아 버렸지. 뭐 그냥 룸서비스 차원에서 인사차 들린 거라 생각했어. 그리고 잠을 청하려고 침대에 누워서 잠이 들었지.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는 몰라.. 그런데 말이야.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거야.. 누구겠어. 그래..그 모텔 주인이었어.

"다시 문을 두드려서 죄송한데요..혹시 필요한 것 없나요? 필요한 것 있으시면 말해주세요."
"아저씨..피곤해서 자려고 해요. 그러니 이만 가 주세요."

이렇게 아저씨를 이번에도 돌려보냈지. 이번에는 짜증이 나기 시작했어. 자는 사람을 깨워서 똥개 훈련 시키는 것도 아니고, 계속해서 필요한 것 없느냐고 묻는 거야. 그래도 그러려니 했지. 잠을 또 들려고 하는 순간에..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어. 정말 화가 머리끝까지 났지 뭐야. 그래서 한 마디 해주려고 했어.

"저기.."
"필요한 것 없다는데. 왜 자꾸 문을 두드려요?"
"사실은요..아가씨 필요하지 않으세요?"
"네?...어머나..여기는 아가씨도 줘요?"

세상에나.. 그 말을 해 놓고도 이상하다 싶었지. 가만히 생각해보니, 아가씨가 필요하냐고 묻는걸..알게 된 거야. 웃으면서 그랬데.

"하하하.. 아뇨..전 괜찮아요.."
"아예 그럼 주무십시오."


한국어가 서툴고 한국문화에 익숙하지 않았던 미국에서 자란 이민 2세 청년의 한국 모텔 경험이었지요. 참 웃지 못할 해프닝을 남긴 사건이었지요. 지금도 그 당시를 회고하면 그 청년은 미소를 짓고 있다고 하네요. 시간이 지난 후에서야 추억의 사건으로 남았겠지만, 그 당시는 얼마나 당황이 되었을까요?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지금 이삿짐을 정리하고 하느라고 이웃집 방문은 며칠은 힘들 것 같군요. 이삿짐이 다 정리되면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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