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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ds

딸이 엄마를 위해 자장가를 불렀다.

by Deborah 2011. 3. 7.


큰딸 아라가 공연했던 "한여름 밤의 꿈" 이야기를 나누어 볼까 한다. 하늘의 별이 하나둘씩 비치고 있을 때, 아라의 연극 공연이 시작되었다. 아라가 노스캐롤라이나로 이사를 오고 난 후, 처음으로 갖게 되는 연극 공연이었기에 의미가 있었고, 고등학교 1학년 시절에 할 수 있는 특별반 활동을 연극으로 택했기에 오늘의 공연을 볼 수 있었다.

한여름 밤의 꿈

셰스피어의 5대 희극 중에 하나로 손꼽고 있는 작품으로 알려졌고, 가장 많이 연극으로 보인 작품이기도 하다. 대충 이야기 내용을 짚어보자면 이러하다. 아테네의 시슈스와 히포리타의 결혼이 임박했을 때, 마을 처녀 허미아는 아버지가 정해준 짝 디미트리아스가 아닌, 라이샌드를 사랑하게 된다. 그래서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요정의 숲 속으로 도망을 가게 된다. 그들의 뒤를 따르는 디미트리아스와 그를 짝사랑하는 헬레나도 요정의 숲 속으로 들어간다. 그 요정의 숲 속은 많은 요정이 살고 있으며, 숲 속을 지배하는 왕 오베론과 왕비 티타니아가 있었다. 오베론의 왕비인 티타니아가 왕의 명령에 불복종하자, 그것을 불만을 삼았던 왕은 요정 파크를 시켜, 사랑의 묘약을 만들어 오라고 시킨다. 그러나 파크는 숲속에 들어 온 인간의 연애사를 몰래 지켜보게 되고, 오베론으로 명받았던 사랑의 묘약을 그들에게 사용하게 된다. 잠에서 깨어나면 처음으로 보게 되는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약이었다. 허미아를 사랑했던 두 청년은 헬레나를 사랑하게 된다. 헬레나는 예전에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그들이 사랑한다고 하자, 당황하고 놀림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가운데, 이제는 라이샌드이 사랑을 얻을 수가 없었던 허미아의 마음은 상실감만 커지고 있었다.

한편, 오베론은 왕비 티타니아에게 사랑의 묘약을 쓰게 된다. 오베론은 왕비가 잠에서 깨어 났을 때, 가장 흉 직한 얼굴을 한 사람을 사랑하게 만들고 싶었다. 공작의 결혼 축하연을 위해 소인극을 준비했던 사람들도 요정의 숲 속으로 들어왔다. 그들 중 바텀을 당나귀로 만들었다. 얼굴을 당나귀였고 몸은 사람의 몸을 지닌 흉 직한 모습이었다. 그를 잠을 재우고 바로, 옆에 티타니아를 눕게 했다. 티타니아가 잠에서 깨어나자, 당나귀 인간인 바텀을 사랑한다고 말한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던 오베론은 속으로 즐거워하고 원래대로 모습대로 돌려놓는다. 다시 잠에서 깨어난 왕비는 당나귀 인간을 사랑한 것을 알자, 놀라고 만다. 티타니아와 오베론은 예전처럼 사이가 좋아졌고, 사랑의 묘약으로 혼돈을 일으킨 파크를 시켜서 사랑하는 관계를 올바르게 만들게 한다. 그리하여, 허미아와 라이샌드를 서로 사랑하게 되었고, 디미트리아스는 헬레나와 사랑하게 하였다. 이런 모든 것이 잠에서 깨어나자, 한여름 밤의 꿈이었다고 생각했다.  


 아라가 맡았던 배역은 요정으로서 유일하게 극 중에서 노래를 부른다고 했다. 무척이나 기대했었던, 딸이 극 중에 타이타니아를 잠재우기 위해 자장가를 부른다. 자장가를 부를 즈음에, 막내딸 나린이는 화장실을 가야 한다고 보채고 있었다. 어찌하겠는가. 4살짜리의 화장실 가자는 말 때문에, 듣지도 못했던 딸의 자장가가 못내 아쉬움으로 남았다. 모든 사람이 딸이 부른 자장가가 아름답고 좋았다고 말했다. 심지어는 교장 선생님은 남편과 악수를 하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니 연극공연을 보러온 사람은 다 들었던 자장가를 나만 듣지 못한 것이었다. 나린이 탓을 할 수도 없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연극을 끝마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딸한테 말했다.

"엄마는 아라가 부른 자장가를 듣고 싶은데?"
'아까 불렀잖아요."
" 그때 엄마는 듣지 못했어. 나린이가 화장실 가야 한다고 해서 데려다 주고 왔지. ㅜㅜ"
"음.."
"엄마한테 자장가 좀 불러 줘. 듣고 싶어."
"좋아요. 들려 드릴게요."

딸의 고운 목소리가 차 안 가득 퍼졌고, 그 목소리는 환상적으로 들렸다. 마치 내가 한여름밤의 꿈을 꾸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었다. 딸이 불러준 자장가 때문에 서운했던 마음도 사라졌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장가를 들려준 딸이 고맙고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오늘은 아라가 들려준 자장가를 생각하면서 행복한 꿈을 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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