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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in America

뺨을 때린 엄마가 미워 경찰에 신고하다.

by Deborah 2011. 2. 24.
미국은 아동보호법이 있어 아이를 때리거나 할 경우는 경찰에 잡혀간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요. 친한 미국 친구의 이야기를 들려 드릴까 합니다. 친구와 어느 날 아이들 교육에 관해서 대화를 나눈 기억이 있습니다. 그 당시, 부모가 사랑의 매를 들었지만, 아이들은 그런 부모가 미워서 경찰에 신고하지 않겠냐고 말했지요. 내 말을 듣던 미국친구가 들려주는 딸아이가 경찰에 친구를 신고했던 이야기입니다.

"얼마나 화가 났길래 딸의 뺨을 때린 거야?"
"정말 하나도 지지 않고 대들고 말을 하더라고, 그래서 제발 그만 하라고 했는데도 말을 안 듣는 거야. 그래서 순간 뺨을 때렸지."
"세상에나. 그래서 딸이 경찰에다 신고를 한 거야?"
"응 말도 마. 119구급차에다 경찰까지 왔더라고. ㅡ.ㅡ;"
"그래서. 넌 경찰한테 붙잡혀 간 거니?"
"아니.. 내가 그랬어. 우리 딸 교육을 위해서 손을 댄 것이고, 이런 내가 잘못 되었다면 자랑스럽게 잡혀가겠다고 말이지."
"와..너 대단하다. 난 그런 상황에 그런 말 못할 것 같은데.."

친구의 딸은 경찰에다 엄마를 신고했지요. 엄마가 아동 학대한다고 전화로 말했나 봅니다. 그래서 119구급차와 경찰까지 왔지만, 경찰에 잡혀가지는 않았다고 하네요. 경찰도 친구 딸이 하는 행동을 보고 이런 애는 엄마한테 사랑의 매라도 맞아야 정신을 차린다고 생각했었나 봐요. 친구는 운이 좋았는지도 모릅니다. 미국의 아동법은 주마다 달라서 어느 주는 아동법이 강력해서 부모가 자식을 때리면 경찰에 잡혀갑니다. 주변에 있는 분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면 얼마나 아동법이 주마다 차이가 있는지 알 수가 있더라고요. 예전 시애틀에 살다 온 분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어 보니, 참 아동법이 무섭습니다.

"예전 시애틀에 살 때는, 자식을 사랑의 매라고 해서 때리고 하면 신고 들어가서 경찰에 잡혀간 부모가 많았어요. 이곳으로 이사를 온 후에 공원에서 말썽을 피우던 딸을 보던 어느 흑인 할머니가 하는 말을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지요. 그 할머니가 버릇없는 딸을 보더니 하는 말이 "넌 엄마한테 매를 맞아야 정신을 차릴 거야. 그러니 떼를 쓰면 안 된다." 라고 말이죠. 와..정말 주마다 이렇게 아동법이 다를 수가 있나 할 정도였어요. 예전에 살던 주는 말로 애들이 맞아야 한다고 해도 잡혀갈 정도였으니까요."

아동법이 다른 것도 그렇지만, 자식인데도 사랑의 매로 다스리기 어려운 세상이 되고 말았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런 사랑의 매가 여전히 필요하고 그렇게 하는 사람이 바로 우리 남편이죠. 남편은 사랑의 매를 막내아들한테 들었습니다. 이런 광경을 지켜본 필자는 한마디 하고 말았습니다.

"자기야. 아무리 자식 교육상이라도 때리면 잡혀가는 세상이야."
"그래서?"
"그래서는 뭐가 그래서야. 저러다 가온이가 경찰에 신고하면 어떡해?"
"하하하 신고하라고 해. 난 아주 자랑스럽게 경찰에 잡혀갈 용의가 있으니까."

필자는 아들이 화가 나서 혹시나 경찰에 신고 하면 어쩌나 하는 마음에 했던 말이었는데, 남편은 자랑스럽게 경찰에 잡혀가겠다고 말하더군요. 자식 교육을 매로 다스리는 것이 뭐가 잘못되었으며, 내 자식이 나쁜 길로 가는 것보다 차라리 내가 경찰에 잡혀 가는 것이 낫겠다고 말하는 남편입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필자는 매를 들고 키운 기억이 없네요. 남편이 정말 안 되겠다 싶을 때는 최후의 수단으로 사랑의 매로 다스리고 있지요. 이런 사랑의 매가 아이들한테 꼭 필요할까요? 


 우리가 세상에서 컨트롤 할 수 없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자식들이 아닌가 합니다. 그런 자식을 올바르게 키운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자식을 키우는 부모라면 잘 아실 거에요. 사랑의 매를 들어야 하는 아이도 있고 그런 매가 없어도 말로 해도 듣는 아이가 있습니다. 아이들 성격에 따라서 교육방식도 다를 수밖에요. 문제는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고 사랑의 매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가 입니다. 사랑의 매를 아이에게 들었다고 해서 죄책감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사실입니다. 그건 자식을 위한 길이고 자식이 잘되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 담긴 것이죠. 우리 아이들이 이런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고 잘 따라주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아직 남편이 아이들에게 사랑의 매를 들어서 신고가 들어간 일은 없네요. 이걸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하나요? 이런 미국사회의 현실이 씁쓸하게 다가오네요.


친구 딸은 엄마 말을 안 듣다가 뺨까지 맞은 것이 억울해서 경찰에 신고까지 했지요. 친구는 자식을 때리고 난 후,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지요.  미국에서 자식을 사랑의 매로 다스리는 것을 용기 내어 할 부모가 얼마나 될지 궁금합니다. 그 정도로 아이들을 매로 다스리는 일을 미국 정부는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죠. 사랑의 매를 들 수밖에 없었던 부모의 심경을 헤아릴 줄 아는 아이라면, 부모가 때렸다고 해서 경찰에 신고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반항적이고 부모 말을 듣지 않는 아이가 그런 일을 가끔 해서 부모를 곤경에 빠트리게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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