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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in America

당신도 나쁜 한국인 인가요?

by Deborah 2011. 2. 8.

막내딸 발레 연습이 월요일마다 있어요. 그곳에서 한국분을 만났지요. 그분과 대화를 하면서 느낀 몇 가지를 종합해서 나누어 볼까 합니다. 단순한 호기심이고 지극히 주관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다 공감이 가는 이야기는 아닐지라도, 재미있게 읽어 주세요.

당신도 나쁜 한국인 인가요?

처음 만나서 인사를 나누었지요.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한국분이시군요."

"네."

"전 유학생으로 여기 왔어요."

필자가 물어보지도 않은 이야기를 먼저 꺼냅니다. 그리고 그녀는 당당하게 유학생이었다고 밝힙니다. 서로에 대한 통성명이 끝이 나자, 그녀는 외국에서 만난 나쁜 한국인에 대해 이야기를 했지요. 이중성격을 지닌 한국분을 만났다고 하네요. 그래서 이제는 한국 사람을 사귈 때는 조심한다는 말을 하면서 착한 한국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하네요. 그 말은 당신이 나쁜 사람이 아니기를 바란다는 의미가 포함된 표현이기도 했습니다. 이상하죠. 전 그녀가 이런 이야기를 할 때, 마치 나를 향해서 당신도 나쁜 한국인 인가요? 라고 묻는 듯했습니다. 물론 외국 생활하다 보면, 나쁜 사람, 좋은 사람, 외국인에게도 있습니다. 굳지 한국인을 만나면 내가 만나는 한국인이 나쁜 사람인지 아닌지 가려내고 하려는 이유가 나쁜 한국인을 만난 경험 때문일 것입니다. 흔히들 외국에서 한국분에게 당하신 기억이 있어서인지 외국에 가면 외국 사람보다, 한국 사람을 조심하라고 합니다. 외국에 살면서, 정말 조심해야 할 것은 자기 자신이 아닐까합니다. 자기 자신을 지키고, 스스로 올바른 판단력을 기르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봅니다. 이런 기본적인 자신의 관리가 철저하신 분이라면,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은 금방 구분하기 마련이죠.

유창한 영어실력을 보면서 불편해진 이유.

중학교 때부터 유학을 왔다고 하던 그녀는 지금 이탈리아 남자를 만나서 국제결혼을 했지요. 그런 그녀의 가장 큰 특징은 한국어도 잘하시면서, 왜 굳지 영어로 유창하게 말을 할까 하는 것이 궁금했습니다. 뭐 외국에 오래 살다가 특정 단어가 생각이 안 날수도 있어요. 그럴 때는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서 사용하는 건 괜찮지만, 자신이 영어가 유창하다는 것을 외국인들 앞에서 과시를 하는 것인지. 아니면 내 앞에서 자랑하고 싶어서 그런 것인지 어떤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행동은 많이 거슬렸어요. 한국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한국어를 말을 잘하시다가, 중간에 영어로 뭐라고 계속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도대체 이것이 뭘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아예 한국어를 모른다면, 그냥 영어로 하셔도 되지만, 한국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면서 그렇게 영어로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네요.

나의 모습을 아래위로 훑어보다.

여느 한국인을 만날 때와 비슷했습니다. 일단 나를 처음 보자, 얼굴에서부터 옷차림까지 쭉 훑어 보는 겁니다. 그러면서 그녀는 한 마디 합니다.

"실례지만, 나이가 어떻게 돼요?"

"00인데요."

"와..정말요? 저보다 더 젊으신 것 같은데요. 무슨 화장품 쓰세요?

하하하. 무슨 화장품을 쓰느냐고 물었던 그녀를 생각하면 웃음이 절로 나오네요. 그날은 옷차림도 남부럽지 않게 차려입고 갔을길 다행이었죠. 그냥 집에서 입던 그런 옷을 입고 갔더라면, 나를 어떻게 봤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외국에 살면서 남을 인식 하지 않으려고 해도 한국인을 만나면, 더 그런 생각이 드는 건 뭘까요? 옷차림부터 내려보던 그녀를 생각하면서, 어쩔 수 없는 한국인의 특징이 아닐까 합니다.

글을 마치며..

필자가 만나 본 유학 온 아주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봤어요. 사실 위의 나열된 상황들은 특정인에 속해진 내용이라는 것입니다. 다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그녀와의 만남 중에서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같은 한국인이라도 믿지 못하는 그런 현실이라는 점인데요. 처음 만남부터, 서로 경계해야하고, 이제는 나쁜 사람인지 아닌지를 확인해야 하는 현실이 부끄럽기도 하네요. 한국인끼리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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