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와서 고려장 신세가 되어, 결국 남은 생을 맞이했던, 어느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볼까 합니다.
3년 전에 있었던 실화입니다. 미국에 이민을 와서 생활하시던 할머니, 이제 자식들은 장성해서 각자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다른 주로 떠나게 되었지요. 할머니의 유일한 낙은 한국교회 가서 사람들 만나고 한국 사람들과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몇 년을 지내시던 할머니. 어느날, 같은 교회 다니는 사람이 할머니를 교회까지 데리고 가기 위해서 집을 들렀으나, 아무런 인기척이 없었다고 해요. 그래서 당일 픽업을 하러왔던 그 사람은 다른 사람이 알아서 할머니를 교회로 데리고 간 줄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교회 도착해서 마칠 시간까지 할머니를 찾아 봤으나, 할머니 모습은 볼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교인들은 걱정되어서 할머니 사는 곳에 전화도 해 봤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해요. 다들 생각하기를, 할머니가 많이 바쁘셔서 전화를 안 받으신다고 여겼습니다. 그러나 그 중 한 명은 정말 이상하다고 생각이 들었나 봅니다. 할머니와 친분이 있었던 한 분이 집을 방문했지요. 물론 집 초인종을 눌러도 대답도 없었고요. 그래서 경찰에 신고를 했다고 합니다. 경찰이 와서 집 문을 열어 보는 순간. 시체 썩은 냄새가 진동을 하고 있었다고 하네요. 일주일을 그렇게 밀폐된 집안에 시체가 방치 되어 있었으니 냄새가 날 수밖에요. 할머니 시체는 세탁기와 드라이기 옆에 몸이 끼여서 쪼그리고 나오지 못한 채, 그 안에서 숨졌던 사건이었습니다. 아.. 이런 장면을 목격한 사람은 충격일 수밖에 없었지요. 누가 할머니가 세탁기와 드라이기에 중간에 끼여서 죽었을 것으로 생각했을까요? 할머니는 차마 몸을 뺄 수조차 없는 상황에서 그 누구에게도 전화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하니, 참으로 안타까운 사건이었습니다.
사건을 종합해 볼 때, 한국에서는 일어날 수 있는 일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됩니다. 외국에서는 각자 생활하기 바쁘고 하니, 연락도 안 되고 하면 어련히 바쁜 모양으로 생각하고 말지요. 하지만, 한국은 그래도 이웃사촌이라는 개념이 있어 방문하기도 하잖아요. 미국은 그런 의미가 이미 상실되어 있기에 실제로 방문하고 하는 일이 드물지요. 꼭 전화를 하고 방문을 한다거나, 상대가 전화를 받고 연결이 된 후, 집에 있는 것이 확인되면 방문을 하지요. 그리고 또 하나는 말이 안 통하고 하니, 할머니가 소리를 지른다고 해도 누가 그 소리를 유심히 들었을까요? 한국 사람이라면, 말이 통해서 무슨 일이 일어난 줄 금방 알고 도움이라도 받을 수 있지만, 외국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외국에 살면서 부모님을 초청 비자로 해서 외국으로 오게 하시는 분들 많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진정 부모님을 위한 길인지 생각을 해봐야할 문제입니다. 위의 할머니처럼 산 사람인체로 그렇게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기지 말라는 법은 없지요. 미국으로 이민 오신 노인분 이야기를 들어보면, 말도 통하지 않는 외국에서 마음고생, 그리고 외로움 때문에 우울증까지 확대 된다고 합니다. 나이 드신 부모님을 이민 오게 하는 일은 고민해 봐야 할 일이라고 봅니다. 잠시 관광 여행으로 미국을 다녀가시는 건 좋지요. 하지만, 여기서 산다고 할 때는 또 다른 문제가 걸린다는 겁니다. 이곳에서 만난 지인이 말하더군요. 한국에 부모를 이곳으로 데리고 오는 것 보다, 차라리 한국 양로원에 있겠다 해도 한국이 더 낫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그분은 경험에서 나온 말 같아서 그냥 넘어갈 수 없었던 기억이 납니다. 문득 한국에 있는 어머니가 그립고 보고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한국에서 잘 계시니 마음이 놓입니다.
어때요? 많이 씁쓸하고, 정말 이렇게까지 될 수 있느냐는 의문도 남기실 분도 계시겠지만, 이 모든 것이 사실이라고 하니, 가슴이 아프네요. 필자도 한국에 계신 어머니를 미국으로 모시고 싶었어요. 하지만, 위의 이런 사례를 들어 보고 하니, 부모님을 모시는 것에 대해서 주저할 수밖에 없었고요. 그래도 말이 통하는 한국이 미국보다는 낫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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