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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in America/The Two of Us

외국인 남편 눈에 비친 이해 못 할 한국인

by Deborah 2011. 1. 31.





한국은 이상해. 왜, 두 번의 새해를 보내고 있는지 모르겠어.

"엄마한테 전화해 봐야겠어. 구정이고 하니까 잘 지내고 계시는지 연락 좀 해야지."
"저번에도 설날이라고 연락했잖아. 또 설날이 있는 거야?"

당연히 이런 대화는 한국 부부라면 체험을 해보지 못한 대화 내용이 아닐까 하네요. 외국인 남편이 이해하지 못하는 우리나라 풍습 가운데 하나가 바로 구정이랍니다. 남편이 생각하기엔 새해라고 한다면 양력의 1월 1일을 의미하는 것이 당연한 법이지만, 한국에서 자라오고 관례로 따라오던 풍습을 따져 보면 우리는 구정을 진정한 새해로 보내는 셈입니다.. 즉, 구정은 음력의 1월 1일은 우리 민족에게는 새해라는 의미가 있는 풍습이고 아직도 신정보다는 구정의 의미로 새해를 맞이하는 분이 더 많습니다. 이런 음력의 의미를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하는 남편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문화적인 차이가 많이 있음을 알 수 있었네요.


한국은 이상해. 왜 다 큰 자식의 대학등록금을 부모가 내주어야 하는지 모르겠어.

이웃블로그이신  피비님의 블로그에서 언급했던 외국인 남편은 자식의 대학등록금을 내어 주지 않겠다고 말했던 부분을 기억하시는 분도 있을겁니다. 역시나 우리 남편도 같은 처지로서,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합니다. 한국은 다 큰 자식한테도 등록금을 내어주고 하느냐면서, 자신은 대학교 등록금을 부모한테 손을 내밀어 본 적이 없다고 합니다. 우리 아이들도 자라면 스스로 돈을 벌어서 대학교를 가게끔 하겠다는 것이 남편의 생각입니다. 필자의 생각은 돈을 조금 모아 두어서 나중에라도 자식이 도움이 필요하면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이렇듯 자라온 환경과 문화적인 차이점이 많이 있음을 발견합니다.


한국은 이상해. 왜.. 목사를 하늘처럼 떠받드는지 모르겠어.

근처에 있는 한국 식료품가게를 가게 되면, 남편이 목사라는 사실을 아셔서인지 절을 그렇게 절도 있게 하십니다. 그리고 꼭 마실 것도 권해주시고, 잘 챙겨주신답니다. 마치 남편이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처럼 극진한 대접을 받는 느낌이 든다고 합니다. 그래서 남편은 늘 불편해합니다. 목사도 같은 사람인데, 왜 그렇게 지극정성으로 모시는지 모르겠다고 말입니다. 정작 그런 대우를 받아야 할 사람은 하나님이시지, 본인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자신은 그냥 하나님의 종으로서 일꾼일 뿐이라고 말이죠. 한국 사람의 목사를 모시는 극진한 마음도 그렇지만, 때로는 그것이 불편함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한국은 이상해. 왜.. 선풍기를 틀어놓고 잠을 자면 죽는다고 말하는지 모르겠어.

하하하..이런 이야기 예전 이야기처럼 들리시는 분도 있을 겁니다. 선풍기를 틀어놓으면 죽는다고 저도 믿고 있었던 사람 중에 한 사람이었고요. 신혼 초에 있었던 일입니다. 남편이 선풍기를 틀어놓고 자려고 하는 거에요. 그래서 선풍기 틀어놓고 자면 죽는다고 말을 했더니, 남편은 박장대소를 하면서 그런 미신을 다 믿는다고 웃었지요. 알고 보니, 저만 그랬던 것이 아니었어요. 같이 일하는 외국인 부하 직원의 아내는 한국 분이였지요.그녀도 똑같은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고 남편한테 말했던 사건이 있었네요. 사람마다 자라온 환경도 다르고, 특히 믿고 있었던 방식이 미신적이든 아니든 그것을 떠나서, 아마도 그 당시에는 그것이 맞는다고 생각해서 그런 말을 했는지도 모릅니다. 설마, 지금도 선풍기 틀어놓고 자면 죽는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없겠죠?


글을 마치며.

문화적인 차이점은 다소 있지만, 서로 이해하려고 노력을 합니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도 이해하지 못할 풍습이라든가 자라온 환경 때문에 느껴지는 거리감이 있음을 느낍니다. 사랑이라는 하나의 마음으로 합쳐진 결혼 생활이지만, 때로는 먼 나라의 사람처럼 멀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바로 문화적인 차이점을 발견했을 때, 그것을 극복하기 힘들 때가 아닌가 합니다. 오늘 같은 날은 한국에 있는 어머니가 몹시도 그리운 날입니다. 그런 아내의 심정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지 모르겠네요. 아마도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문화적인 벽이 있음을 발견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것을 극복하고 더 예쁜 사랑을 해야겠지요. 여러분 행복한 구정 보내시고 좋은 일들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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