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주변에는 다양한 인종의 친구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쿠바에서 온 친구가 있는데, 그녀의 이름은 사할리였다. 그녀가 어느 날 내게 말했다.
"우리 시어머님도 쿠바 사람이잖나. 그런데 영어 학원에 다니고 영어 배우려고 25년을 노력해도 영어가 안 늘어 난다는 거야."
"어머나. 너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그래. 나야 여기 중학교 때 이민을 와서 영어가 미국식 발음처럼 되었지만, 우리 남편만 해도 고등학교 때 여기로 이민을 왔잖나. 그러니 발음 자체가 많이 굳어져 버렸더라고. 우리 시어머님은 말할 것도 없지 뭐."
"참 그거야 심각하네. 지금은 포기하신 상태래?"
"그렇지 뭐. 하루는 속이 상하셨던지 나한테 그러는 거야."
" 아가야. 왜 나는 영어 학원과 학교를 여러 군데 다녀도 영어가 제자리 수준인지 모르겠다."
"참. 네가 많이 힘들겠다."
'말도 마. 영어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다 나한테 맡기다시피 하니까 어떨 땐 귀찮아 죽겠어."
시어머님이 쿠바 사람이다 보니 영어 대신 모국어인 스페인어를 쓰게 마련이다. 미국에서는 스페인어가 어느 정도 통하는 가계가 많다 보니 영어를 배우는 실용성을 못 느낀다고나 할까. 마찬가지로 필자가 막내딸 나린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나린이는 한국말을 잘 하지 않는다. 다들 영어를 쓰는 사람들이 있으니, 영어로만 해야 하는 것이 정석인 줄 안다. 때로는 야단을 치면서 말한다.
"나린아. 영어 말고 한국말 해."
"내가 왜 한국어로 말해야 해?"
"그건 엄마가 태어난 모국이고 넌 엄마의 나라를 알아야 하니까."
"음. 알았어. 내가 한국어 안 한다고 자꾸 그러면 하기 싫어져."
아직 어린 나이인데도 뭘 시키면 잘 따라 하지 않는다. 그래서 가르치는 일이 힘든 작업인가 보다. 무엇보다도 나린이는 한국어를 가르쳐 놓으면 나중에 한국에 나가서도 밥그릇을 독특히 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문제는 언어라는 배우는 자세가 자유의사에 의해서 절실함이 따를 때와 그렇지 않을 때는 천지 만별의 효과를 본다는 것이다. 25년을 해도 영어가 유치원 수준밖에 안 된다는 친구 시어머니의 사례만 보더라도 뭔가 잘못된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녀의 시어머니는 영어를 포기 했다고 한다.
왜 영어가 안 되는지의 구체적 이유
1. 매일 만나는 사람이 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들 뿐일 때.
집에서 매일 보는 사람도 영어를 쓰고 가계를 가도 모국어를 자유롭게 할 수가 있는 곳을 가다 보니 영어가 필요 없다.
2. 언어를 배우겠다는 결의보다 그것을 받쳐줄 행동이 부족할 때.
말로는 오늘 정말 영어를 공부해야지. 언어를 정말 정복하고야 말겠어. 라고 한다지만, 실제로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공부는 나미아불타불이 되고 마는 것이다.
3. 언어를 학원에 가서 열심히 배우고 오지만, 집에 오면 다 잊어버리고 연습을 하지 않은 경우.
뭐든 배우면 연습이 필요하다. 완벽할 때까지 연습해야 하는 것이 영어를 빨리 배우는 지름길이고 진리다.
4. 자신감이 없을 때
언어를 하기 위해선 자신감이 필요하다. 언어 이야기만 나오면 거듭하는 말이지만, 자신감이 없는 상태의 영어는 흐지부지한 말로 얼버무리는 영어일 수밖에 없다. 좀 더 자신감 있게 표현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글을 마치면서..
이렇게 나열하게 된 이유로도 충분히 왜 자신이 영어가 안 늘어 나는지를 알 것이다. 이것을 개선하고 좀 더 나은 것으로 발전하려는 모습을 스스로 보일 때만이 생활영어는 늘어나고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된다. 명심해야 한다. 하루아침에 영어 말문이 터인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영어는 오래도록 해야 하고 꾸준히 해야 하면, 쓰지 않는 표현은 녹슬게 마련이고, 자주 활용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영어의 기본적인 틀을 알아 둔다면 영어에 가깝게 접근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부터 영어 공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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