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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in America/The Two of Us

결혼생활 16년 동안 고쳐지지 않는 남편의 버릇

by Deborah 2010. 11. 8.









식중독에 걸린 아내를 병원에 데리고 가지 않았던 것이 시발점이 되어 이번에는 남편의 고약한 버릇 하나를 공개할까 합니다. 사실, 말이 고약하지만, 결혼하신 분이라면 다들 공감하실 부분일 것이라는 생각도 드는군요.


처음 남편을 만나서 왜관의 서민 아파트에서 신혼 생활을 했지요. 뭐 처음에는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어요. 별문제가 안 되더라고요. 그러다가 몇 년이 지나도록 똑같은 행동의 반복을 하는 거에요. 그래서 어느 날 남편에 날을 잡아서 말을 건넸지요.



"자기야. 정말 내가 참다가 참다 하는 이야긴데, 서운하다 말고 들어 줘."

"뭔데 그래? 말해 봐."

"다른 게 아니라, 자기 화장실 사용할 때 말이지. 화장실 변기 뚜껑을 내려주면 안 되나?"

"아..하하하. 알았습니다. 공주님."


이때까지는 좋았습니다. 내가 말한 것이 먹혀들어 가는구나 라고 생각하고 있었죠. 그러나 웬걸요. 한 달이 지나고 나니, 아내가 언제 그런 부탁을 했느냐는 식으로 무의식중에 화장실 변기 뚜껑을 그대로 올려놨더라고요. 필자는 물론 평상시와 같이 눈이 반쯤 띈 채, 화장실 변기로 향하고 있었지요. 아무런 생각도 없이 변기가 올려진 것도 모르고 앉아서 소변을 보게 되었죠. 그런데 느낌이 이상한 거에요. 뭔가 촉촉한 것이 변기 주변에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죠. 뜨악. 발견한 것은 물이 아니라 남편의 소변을 보고 난 후에 튀겼던 잔액들이 변기에 묻어 있었나 봅니다. 그러니 난리가 나고도 남았죠. 참다가 아침에 일어난 남편에게 잔소리했어요.



"자기야. 내가 예전에 말한 것 기억해?"

"뭘 말하는 거야?"

"내가 화장실 뚜껑을 올리라고 몇 번씩을 말을 했어. 한 달 동안은 잘 하는 것 같더니만."

"아.. 미안. 다음엔 조심할게."

"그리고 자기 화장실 소변 볼 때 조준을 좀 잘하면 안 되나? 오늘 새벽에 자기가 화장실 뚜껑을 올린 것인지도 모르고 앉아서  오줌 날벼락을 맞았잖아. 덕분에 새벽에 샤워했지만 말이야."



그 후로는 우리 부부의 화장실 뚜껑에 관련된 이야기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 갔을 것 같나요? 위의 제목대로 16년 동안 남편은 화장실에서 일을 본 후, 변기 뚜껑을 내려놓지 않았던 거죠.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이거 고약한 버릇 아닌가요. 남녀가 같이 부부로 인연을 맺으면서 살면, 서로 배려를 해주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제는 오히려 남편이 변기 뚜껑을 내리지 않은것을 알기에 내가 먼저 변기 뚜껑을 내리고 화장실을 사용한답니다.



마지막으로 남자분들에게 한마디 하겠습니다. 남자분들 결혼하신 분이라면, 이점은 꼭 지켜 주셨으면 해요. 화장실 사용 후, 변기 뚜껑을 내리는 건 손동작 하나만 하면 끝나거든요. 쉬운 건데, 그런 걸 못해서 16년 동안 아내가 변기 뚜껑을 내리는 일이 있어야겠느냐고요. 부디 다른 남자분들은 이런 점을 숙지하시고, 앞으로 결혼하실 분이라면, 꼭 아내에 대한 이런 사소한 배려가 부부생활을 더 활기차게 한다는 생각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물론 남자분이 다 그렇다는 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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