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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in America

주유소에서 생긴일

by Deborah 2010. 8. 14.


뜨거운 아스팔트 공기가 온몸으로 확 달아 오르는듯한 열기 속으로 오늘도 짐통 같은 오후 시간이 연속되었다. 차의 기름이 다 떨어져 가는 신호를 보자, 자주 가지도 않는 낯선 주유소를 들렸다. 아이들은 물론 차 안에서 엄마가 차에 기름을 넣을 동안 기다리고 있었다. 차의 기름이 다 들어 갈 무렵쯔음에 다른 승용차가 옆으로 차를 세웠다. 뭔가 해서 쳐다 보게되었는데, 20대로 보이는 잘생긴 흑인 청년으로 부터 황당한 이야기를 듣고 말았다.

"헤이.. 안녕하세요."
....

" 예쁜분 안녕."
....

이때가지만 해도 몰랐다. 그런데, 그는 나를 쳐다 보면서 말했다.

"이름이 뭐에요? 내 이름은 잭(가명)라고 합니다."

정말 황당하기 그지 없었다. 잭이라는 분이 나한테 무슨 볼일이 있을까 했다. 그의 속셈은 다른곳에 있음을 다음 대화를 통해서 알 수 있었다.

"우리 전화 번호 교환할까요? 같이 전화 통화도 하고 지냈으면 좋을것 같은데요."

하하하. 정말 황당 그 자체였다. 미국에서 16년을 살았지만, 이렇게 무례하게 말을 걸어 오는 사람은 없었을뿐더러, 솔직히 친한 친구 외에는 흑인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는 기회가 없었다. 이런 황당한 이야기를 듣고 차의 시동을 걸었다. 문득, 우리아이들 반응은 어떨까해서 이야기를 했더니, 한울이 녀석의 말에 쇼크를 받고 말았다.

"엄마. 정말 거짓말 하는거지?"
"정말 이라닌까. 저기 보이는 청년이 전화번호를 달라고 하더라고. 같이 대화를 하고 싶다고 말이야."
"엄마 내가 보기엔 엄마 나이가 할머니고 저분은 아주 젊은데. 누가 할머니하고 데이트를 할까나."
"이 녀석! 너 죽었쓰.."
"하하하. 농담.."

아들은 농담이라고 마무리를 지었지만, 쇼크를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엄마한테 나이가 어린 청년이 전화 번호를 달라고 한다는 말 자체가 듣기가 싫었던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저녁시간대 남편에게 오늘 주유소 있었던 이야기를 했더니, 남편 반응은 이랬다.

"시끄랏!! 그 이야긴 듣기 싫은데. 어느 미친놈이..........."

남편은 듣기 싫다면서 이야기 주제를 다른것으로 돌려 버렸다. 그리고 남편은 내가 주유소에서 만난 청년을 미친놈이라고 말했다.


결국, 아들 눈으로 보는 엄마는 다른 사람 눈에는 할머니로 보였으면 하고 바랬고, 남편은 미친놈이라고 결론지어 버렸다. 아들과 남편은 이렇게 다른 시각으로 바라 보고 생각을 하는것임을 볼 때, 내 자식은 언제나 엄마가 자신들의 엄마로만 남아 있고 오로지 아빠에게만 매력적인 존재로 남아 있기를 바라는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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