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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ds

막내딸이 병원 의사에게 했던 말

by Deborah 2010. 7. 22.

우리집의 귀염둥이 나린양.



오늘은 정말 바쁜 하루였습니다. 아이들과 병원을 가는 날이였지요. 네명의 자녀를 둔 필자에겐 늘 막내딸 나린이가 하는 행동 때문에 웃으면서 하루를 보냅니다. 오늘은 병원에서 생긴 에피소드로 함게 나눌까합니다.


오후 1시의 병원 예약이 되어 있었죠. 미국은 병원 예약시간 15분 전에는 가서 기다려야 해요. 그런데, 점심시간과 겹쳐서인지 미군 부대 안으로 들어가는 차량이 너무 많이 밀려 있더라고요. 어쩔수 없이 한참을 줄을 서서 신분증 확인을 하는 경비 아저씨의 검문에 통과를 한 후에 부대 안으로 무사히 들어 갈 수 있었답니다. 미군 부대인 특성상 이렇게 일일이 방문하는 사람들의 신분증을 확인하는 절차가 신중하게 부대입구에서 실시됩니다.

병원에 도착하니 겨우 시간을 맞춘듯합니다. 대기실에서 우리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데, 우리 나린양은 가만히 있지를 못합니다. 무슨 에너지 충전약을 먹은 사람처럼 에너지가 철철 넘쳐납니다. 여전히 기다림의 따분함을 혼자서 달래기라도 하듯, 이리저리 사람을 보고, 왔다 갔다 하면서 춤을 추더라고요.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은 딸의 행동을 보니 재미 있었나 봐요. 박수도 쳐주고 했답니다. 그런 우리 나린의 쇼가 끝이나자 의사선생님을 만나는 순간이 다가 온거죠. 

키를 재고 있는 모습입니다.





문제는 아이들이 네명인데, 두명씩 다른 의사를 보기로 예약이 되어 있더라고요. 그래서 어쩌겠습니다. 남편에게 연락을 했지요.

"자기야. 어쩜 좋아. 난 아이들 같은 의사선생님한테 진료 받는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네?"
"그럼 의사선생이 아이들마다 다르다는 거야?
"아니, 나린이하고 가온이는 같은 선생님 그리고 한울이하고 아라는 다른 선생님으로 예약이 되어 있어. 그래서인데, 당신이 여기 와 줘야겠어."
"흠. 지금 차도 없는데, 어떻게 찾아가냐. "
"자기 부하직원 있잖나. 하하. 좀 태워 달라고 하면 안 돼? 아니면 마이클 신부한테 이야기를 하던가?"
"알았쓰"

오빠 손을 잡아 주면서 말합니다. 오빠. "내가 손잡아 줄테니 겁내지 마."


우리 아이들. 왼쪽으로 부터 한울이,아라,가온이,나린이


몇분후에 남편이 병원으로 달려왔지요. 그리고 우리는 분담을 해서 아이들 두명에 부모가 하나씩 따라가는 조건으로 있기로 했습니다. 남편은 아라와 한울을 맡았지요. 물론 필자는 가온이와 나린이 진료에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진료실로 왔습니다. 진찰하는 과정중에서 일반적으로 질문하는 상황들이 있습니다.

의사: 가온이 부터 진찰을 받도록 할게요. 가온이는 알레르기는 없나요?
나린: 없어요.
엄마: 없어요
의사: 가온이가 어디 아픈곳은 없죠?
나린:없어요.
엄마:없어요.
의사:가온이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있지요?
나린: 넵
엄마:넵
의사:가온이 부모말은 잘 듣나요?
나린:넵
엄마:넵... 나린아.. 그만해. 의사선생님이 엄마한테 질문하는거야. 너한테 하는게 아니야.

나린이는 엄마가 대답해야 할 부분을 미리 예견을 했는지, 정확히 맞쳐서 답변을 하고 있는 모습이 참으로 웃겼습니다.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서 가온이가 침대에 누웠지요. 그런데, 의사선생님은 가온이 보고 아랫도리를 벗어 달라고 요구를 했습니다. 내가 생각해도 의사선생님이 아무런 설명도 없이 아랫도리를 다 벗어라고 말하면 부끄러울것이 틀림 없는데, 그런건 상관도 하지 않는듯 했습니다. 가온이는 엄마 눈치를 봅니다.

가온: 엄마 정말 벗어야 해?
엄마: 그래. 아들아. 선생님이 벗어라고 하잖아. ㅜㅜ
가온: 팬티까지 다 벗어야 해?
엄마: 응 ㅜㅜ

가온이가 팬티까지 다 벗은 모습을 나린이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보고 말았지요. 그래서 손으로 눈을 가려주고 있는데, 의사 선생님은 막내딸인 나린이는 생각지도 않고 그냥 진료를 하고 있었습니다. 진료의 목적인것은 알고 있지만, 10살이나 되는 오빠가 여동생 보는 앞에서 팬티까지 벗어라는 행동을 요구한것은  좀 지나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가온이 다음으로 나린이 차례가 왔지요. 역시 질문은 같은 식으로 반복이 되었습니다.


의사:나린이 알레르기 없지요?
나린: 몰라요.
엄마: 없는데요
의사: 아까 오빠 증상을 말을 할때는 잘만 알더만, 너의 증상이 어떤지도 몰라? 하하하

의사 선생님!!


의사선생님은 나린이가 오빠와 관련된 상황을 물어 봤을때,대답을 잘하면서, 본인의 증상에는 왜 모르냐는 질문을 했지만, 그 질문 자체를 이해를 못하고 있는 나린입니다. 나린이의 진료가 다 끝이 났습니다. 그런데 나린이는 의사선생님께 한 마디 하고 싶었나봅니다.

나린이가 말합니다.
나린: Doctor? Doctor?
의사:Yes?
나린: You are fantastic!
("의사선생님 진료는 환상적이였어요.")

"하하하.."

마지막으로 주사를 맞으면서 오늘의 진료는 다 끝이 났습니다.


진료실 안에 있었던 의사선생님과 가온이 그리고 나는 큰 소리로 웃을 수 밖에 없었죠. 환상적인 진료를 받았던 나린이는 결국 울고 말았습니다. 그건 나린이가 가장 싫어하는 공포의 주사바늘 맛을 봤기 때문입니다. 울고 하는 나린이를 달래 주는데 가장 큰 효과가 바로 사탕이랍니다. 사탕을 입에 물고 콧물과 눈물이 범벅이된 상태에서 엄마 손을 잡고 병원 문을 빠져 나왔습니다.


"나린아........주사바늘 맛은 환상적이지 못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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