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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in America

미국에서 간호조무사 시험 보기

by Deborah 2010. 7. 20.
간호조무사 자격증 시험에 도전을 했다.  필자에게 있어서 한달 가량의 시간은 정말 오랜 기다림과 무거운 짐을 지고 다니듯이 시험이 주는 무게는 상당했다. 더디어 시험날이 되었다. 시험날 알람을 알려주는 노래는 소리에 맞추어 일어 났다. 오호라. 내가 예전에 좋아했던 데이비드 커버데일의 목소리로 들리는 Here I go again라는 곡이 방 한 가득 울려 퍼졌다. 남편의 잔소리가 시작된다.

"자기야. 우리 새벽 5시에 출발해야 하는거 알지? 빨리 준비해."
"알았어요."

필자는 바로 샤워실에 가서 샤워를 하고 나오자, 이제는 출발 할 시간이 되고 말았다. 무려 3시간을 운전해서 도착한 시험장은 노스캘롤라이나에 있는 어느 도시의 전문대에서 실시 되고 있었다. 필자 외에도 16명이 시험을 보러 온 것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 부터 시작 되고 말았다.



시험관은 간호조무사 자격증 시험에 필요한 신분증과 사회보장 카드를 보여 주어야만 시험을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필자는 사회보장 카드를 지참하지 않았다. 일단, 시험관에게 꼭 사회보장 카드가 있어야만 시험을 볼 수 있냐고 했더니, 꼭 지참을 해야만 시험을 칠 수가 있다고 한다. 정말 막막한 심정이었다. 이런 사태를 어찌하면 좋을까. 3시간이나 되는 거리를 달려서 사회보장카드를 가져 오기엔 무리인 시간이였다. 남편에게 긴급 SOS요청을 했다.

"자기야. 시험관이 사회보장 카드가 없으면 시험을 볼 수가 없다고 하네."
"뭣! 지금 말이 되는 소리야. 내가 들어가서 사정을 해 볼게."

남편은 시험관에게 당당하게 요구를 했다.

"3시간이나 되는 거리인데, 시험을 보게 해주면 안될까요?"
"안됩니다. 규정상 사회보장 카드가 있어야 시험을 볼 수가 있답니다."
"그럼 군인 가족 신분증 카드는 안 되나요? 그곳에 사회보장 카드 번호가 있어요."
"그래도 안돼요. 정말, 제 말을 못 믿으시면, 가지고온 노란 쪽지를 보세요."

노란용지를 보니, 군인 신분증도 된다는 내용이 있었다.


시험관의 요구에 의해서 내놓게 된 쪽지를 펼쳐 보았다. 그곳에는 사회보장 카드와 신분을 보장할 수 있는 신분증을 지참을 해야한다는 구절을 손으로 짚었다. 그러자 남편이 그 내용 아래줄을 읽어 내려 가면서 시험관에게 당차게 말했다.

"아니. 여기에 보세요. 미국 군인 신분증 카드를 사회보장 카드 대체용으로 사용 할 수 있다고 나와 있잖습니까?"
" 오. 그래요? 그럼 어디 봅시다..."
...
"아. 정말 그렇네요. 제가 잘 못 본것 같습니다. 부인은 시험을 볼 수 있어요."

시험을 칠 수 있는 날짜와 필요한 준비물이 적혀져 있다.


시험관의 실수를 인정하고, 남편은 자신이 옳다는 것을 증명했다는 큰 자부심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필자는 그런 남편이 참 든든해 보였다. 남편이 옆에 없었더라면, 정말 시험도 치지도 못하고 그냥 갈뻔 한 사태가 발생할지도 모를뻔 했다. 그래서 늘 남편이 필자한테 하는 말이 있다.

"자기야. 특히 영어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야 해. 중간을 끊어 버리고 끝까지 다 읽지 않으면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할 경우가 많아."

그의 말이 맞았다. 사실, 시험에 필요한건 읽지도 않고 그냥 시험을 치러온 불량한 학생과 옆에서 불량한 학생을 도와준 남편이 고마울 따름이다. 이런 든든한 남편 덕을 독특히 보는 순간이었다. 필기 시험은 2시간의 시간이 주어지고, 70개의 객관식 문제를 시간안에 풀어야 한다.

특히, 미국의 간호조무사 자격시험장에는 시험 보는 시간 보다 30분 전에 도착해서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신분증과 사회보장카드를 꼭 지참해서 가져 와야한다. 사회보장 카드 대신 여권을 들고 오는 사람도 있는데, 그런 사람은 오늘 시험을 보지 못하고 그냥 집으로 돌아 가야 했다.

필기시험이 끝이 난 후에는 10분을 기다리면 시험에 합격한건지 불합격인지를 알려준다. 여기서 몇점을 맞았는지는 가르쳐 주지 않는다. 단순히 합격, 불합격만 알려준다. 필기 합격이 되었을 때는 합격이 되었다는 내용이 적혀진 종이를 받는다. 그리고 실기시험 시간을 기다려야한다.

필기와 실기가 합격되었다는 내용



원래 실기시간은 오후 1시부터 4시까지라고 말을 했지만, 오늘은 그냥 필기시험 끝이 난 다음 연결해서 실기를 본다고 한다. 실기시험은 4명이 실기시험장 안으로 들어간다. 시험관이 호명하는 두 명씩 짝을 이루어서 시험을 보게된다. 한 사람은 환자 역할을 하고 한 사람은 간호조무사 역할 놀이로 30분의 시간이 주어지고, 간호조무사 역할을 하는 사람의 시간이 끝이 나면서 서로의 역활을 바꾸어서 시험을 보게 된다.

간호조무사의 역할을 맡은 사람은 5가지의 간호 조무사 스킬을 시험관이 주는 쪽지에 따라서 시행해야한다. 그 절차 과정과 어떻게 환자를 보살펴야 하는지를 실무 환경처럼 해서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룰에 의해서 각기 맡은 역할이 주어지고, 필자의 파트너가 된 팸은 간호조무사 역할을 먼저 하게 되었다. 대신, 필자는 환자 역할을 했었다. 그녀의 스킬을 지켜보니 어느 부분은 틀린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다. 팸에게 주어진 30분의 시간이 지나고, 반대로 역할을 바꾸어서 필자가 간호조무사가 되어 5가지의 스킬을 시험관 보는 앞에서 시행해야한다..

시간은 어느듯 흐르고 내가 했던 스킬을 보니 아주 쉬운것들이라는 점과 팸에게 주어진 스킬은 좀 난해한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다.  잠시 필자에게 주어졌던 실기 5가지 스킬 종목을 살펴 보도록 하겠다.

1. 손 씻기
2. 환자의 체중을 재기
3. 손톱 손질하기
4. 환자 위치를 바꿔 둡히기
5. 수술용 스타킹 신기.


팸(필자의 파트너)
1.손 씻기
2. 호흡수 측정
3. 무릎, 발목 운동시키기
4. 환자의 보행 도와주기(혼자 움직이지 못하는 환자)
5. 여성의 아랫도리 부분을 목욕시키기.

보시다시피, 필자의 파트너인 팸에게 주어진 항목들은 상당한 수준을 요하는 스킬이있다. 그녀와 함께 다 끝이 났지만, 시험관은 팸에게 불합격을 내렸다. 안타까운것은 팸의 생일이 오늘이였는데, 실기의 불합격 받았다. 그런 그녀의 시험장을 떠나는 모습은 슬퍼 보였다. 먼 길을 와서 합격이라는 자격증을 받아서 가는 보람을 더 느낄수가 있었다. 남편이 그 누구 보다도 기뻐했다. 아마도 두 번다시 3시간을 운전해서 올 필요가 없어도 되니, 그것에 대한 감사도 있을테고, 시험에 떨어지게 되면 다시 시험료를 주고 시험을 쳐야 하기에, 들어가는 돈도 만만치 않다는 사실이다.

그래도 오늘은 좋은 날이라고 말하고 싶다. 합격을 한 날이고, 그래서인지 남편은 한 마디한다.

"자기야. 오늘 합격 파티 할까?"

말이라도 고맙지 않은가. 합격파티라. 하하하. 그냥 마음으로 축하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한 하루였다. 아. 그래도 시험이 끝이 났다는 생각에 모든것이 홀가분한 기분이다. 


덧글: 미국의 50개 주마다 간호조무사 자격증 시험이 다르고 시험을 치기 위한 금액도 다릅니다. 사실, 캘롤라이나 오기전에 필자는 일리노이주의 간호조무사 자격증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캘롤라이나의 간호조무사 법에 따라서 스킬 시험과 필기를 따로 봐야했습니다. 그리고, 캘롤라이나 같은 경우는 100불을 지불을 해야 시험에 응모가 가능합니다.


 
whitesnake-here i go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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