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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ds

어린시절 아들의 장난감이 나를 울렸던 이야기

by Deborah 2010. 1. 24.

아들의 장난감을 보면서, 옛 추억을 회상하게 되었다. 그 당시, 우리 아이들에겐 무슨 일이 있었을까?




아이를 키우다 보면 아이가 어떤 음식을 좋아하고, 어떤 옷을 좋아하고, 어떤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는것을 지켜 보면서 알 수 있는것 같습니다. 아들의 장난감 이야기를 하자면 9년전으로 거슬러 올라 가야 할것 같군요. 저와 함께 9년전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가 보실래요?


우리 부부에게는 너무나 설레임을 가져다 줬던 첫 한국 아이를 입양을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큰딸 아라와 큰아들 한울이도 함께 한국을 방문을 했습니다. 첫 방문을 한 입양 단체 사무실에서 가온이를 처음 만났습니다. 가온이는 위탁모의 등에 편안한 상태로 엎혀있었습니다. 가온이 눈이 그렇게 맑게 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위탁모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위탁모: 우리 00 어머님 되시는군요.

나: 네.. 정말 우리 아이를 잘 키워 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위탁모: 워낙에 먹성이 좋아서요. 울지도 않고 아주 쉽게 키웠어요. 아무한테나 잘 가요.

나: 그래요? 제가 안아 봐도 될까요?

위탁모: 네..그러세요.

가온이: 으아앙 으아앙 ㅠㅜㅜ

나: 어마나.. 제가 무서운가 봐요. ㅜㅜ

위탁모: 괜찮아요. 요렇게 안아 보세요. 잠시만요. 우리 00이는 이 장난감만 있으면 좋아해요.


내 품에 안긴 가온이는 나와 눈을 마주치면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 그런데, 위탁모의 주머니에서 꺼내는것이 있었다. 알고 보니, 그것이 가온이가 가장 아끼는 장난감이라고 했다. 무슨 장난감일지 궁금한 내 눈을 의심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그것은 너무나 값싼 맥도날드의 장난감이었던 것이다.





처음 가온이를 맥도날드에 데리고 갔었을때, 가온이 누나가(위탁모딸) 가온이를 위해 시켜준 햄버거에 딸려온 작은 장난감이라고 한다. 남편과 나는, 그 장난감을 유심히 뚫어지게 쳐다 보면서 그랬다.



남편: 이야. 정말 상상도 못했는데. 우리 아들 녀석이 맥도날드 장난감을 좋아할 줄은 말이야. 미국에서 사온 비싼 장난감이 필요가 없게 됐구먼.

나: 원래 처음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좋아 한다고 하잖아. 그러니 너무 실망하지마. 나중에 당신이 사준 장난감으로 놀 날도 올테닌까 말이야



우리 가온이가 좋아했던 팽이 모양의 맥도날드 장난감은 아직도 천년 기념물 처럼 보관하고 있다. 가끔가다, 가온이는 그 장난감을 눈길을 주곤했다. 지금은 값싼 맥도날드의 팽이 장난감 보다 자동차를 더 좋아하고, 공을 가지고 노는걸 좋아하는 아들이다. 나이가 들어 가면서 좋아하는 장난감도 변한다는것이 맞는 사실인가 보다.


옛날 우리 아들이 소중하게 여겼던 그 장난감을 보면서, 옛 생각에 잠기게 되어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위탁모와 떨어지기 싫어 하던 가온이를 붙잡고 얼마나 울었던가. 그 장난감은 그 순간을 목격해주던 하나의 증거물로 남아 있었다. 지금도 그 날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건강하게 잘 자라준 아들이 대견 스럽고 감사할뿐이다.


우리 아들은 기억할까? 팽이 장난감이 자신이 처음 세상에 눈을 떴을 때, 가장 아끼고 소중히 다루었던 장난감이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가온이가 나중에 결혼하게 되면 천년 기념물처럼 보관된 장난감을 주려고 한다. 혹시, 누가 알겠는가. 그 장난감을 손주 녀석이 가지고 놀지도 모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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